[2015 S/S 서울패션위크] 디자이너 이승희 “르이는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고 가장 손이 가는 옷”

입력 2014-10-20 13:38  


[이세인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명품’이란 비단 비싸고 유명 브랜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의 공통점을 찬찬히 살펴보면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고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르이를 론칭한 디자이너 이승희는 처음 브랜드를 론칭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트렌드 보다는 아이덴티티에 더 무게를 두고 고군분투 해왔다.

디자이너로서는 좁은 길, 하지만 디자이너 이승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은 고집과 아집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도 꺼내 입기에 어색하지 않은 옷을 만드는 보통 아닌 디자이너 이승희를 만나본다.

Q. 서울패션위크 준비가 한창이겠다.

얼마 전 뉴욕 컬렉션에 참여했다. 이번 위크는 뉴욕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것들 위주로 보여드릴 생각이여서 뉴욕 쇼룸에 있는 의상들을 기다리고 있다.

Q. 뉴욕 진출은 처음으로 알고 있는데 현지 반응은 어땠나.

지난 9월 뉴욕 링컨센터 파빌리온에서 열렸다. 남성복 디자이너 고태용, 이주영과 함께 총 3명이 뉴욕패션위크 공식 런웨이 프로그램에서 그룹쇼 형태로 진행했다. 여성복은 르이만 참여해 더 뜻 깊었고 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뉴욕에서 한국인이 한 번도 입점한 적이 없는 쇼룸에 입점하게 됐고 특히 수많은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다. 뉴욕은 클래식 마켓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르이의 담백함이 통했던 것 같다.

Q. 이번 시즌 컬렉션 관전 포인트는?

저번 시즌은 미니멀함을 더욱 강조했다면 이번 시즌은 미니멀한 베이스는 같지만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또 블랙&화이트 외에도 컬러 포인트를 뒀고 특히 드레이핑 디테일을 가미했다. 국내 디자이너 쇼에서는 입체적인 요소들 보다는 프린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이번 시즌 르이는 10~20년 전 유행했던 드레이핑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점이 포인트다.

Q. 르이는 ‘미니멀리즘’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뭔가를 더하는 것 보다 무언가를 빼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비단 옷 외에도 말을 할 때든, 요리를 할 때든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깨달았다.

옷에 대한 욕심을 5~10 퍼센트 덜어내면 그 공간에 그 옷을 입는 여자의 매력이 스며들 수 있다. 디자이너의 욕심을 조금만 덜어내면 옷을 입는 사람이 더욱 빛날 수 있고 입는 사람에 따라 또 다른 매력을 뿜을 수 있는 옷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급하거나 잘 안 될 때 자꾸만 “뭘 넣으면 괜찮아 질까?”라는 오류를 범하기 쉽지만 그럴 때마다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무언가를 더하는 것 보다 비우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Q. 어떻게 보면 이젠 더 이상 ‘신진 디자이너’가 아니다. ‘프런코’ 시절부터 지금의 르이까지 스스로 평가하자면.

2009년 10월 런던 쇼를 시작으로 2010년 사업자 등록이 이루어졌다. 4년 남짓,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해봤던 것 같다. 싱가폴, 중국, 파리, 뉴욕 등 해외에서 많은 전시가 이루어졌고 브랜드 론칭이 이루어지자마자 ‘서울즈 텐서울’에 선정됐다. 여성복 중에서는 유일하게 4년 연속 참여했다. 올해부턴 문화 관광부 지원 사업인 ‘컨셉코리아’에 참여하게 되는 기회를 얻었다.

론칭 이후 국가 지원 사업에 항상 선정 됐는데 심사 위원단들이 외국 분들이 많았다. 특히 외국 분들에게 르이는 많은 점수를 받아왔다. 이 과정들을 통해서 좋은 기회들도 얻을 수 있었고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브랜드로 뻗어나갈 수 있는 브랜드임을 검증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Q. 해외 진출을 꽤 했을 것 같다.

르이가 유럽에 진출한지 4년이다. 꾸준한 바잉이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엔 앞서 언급했듯이 뉴욕패션위크에 참여했고 쇼룸과 계약도 이루어졌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중국쪽 반응이 무섭다. 광저우, 상해, 북경 중국 곳곳에서 바이어들과 컨택한다. 더 뜻 깊은 건 모두 서울컬렉션을 통해서 연결된 바이어들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만난 중국 바이어들을 통해서 들은 사실인데, 르이가 ‘톱 세일즈’란다.(웃음) 중국 지역에서는 성과가 눈에 띄게 보여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Q. 이런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로서 영감도 필요할 것 같다.

솔직히 너무 바빠서 여행이나 취미 생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못한다. 그냥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우연하게 딸 아이가 보는 책을 같이 보다가 영감을 얻기도 하고 생활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많이 발견한다.

오히려 패셔너블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동네는 안 가게 된다. 바빠서도 있지만 르이는 르이만의 스타일이 있고 아이덴티티가 있기 때문에 트렌드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르이는 패션을 패션에서 가지고 오기 보다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연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어떤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은지.

현실에 타협하기 보단 조금 어렵고 고생스럽더라도 처음 르이를 론칭할 때 갖고 있던 내 생각과 아이덴티티를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 그렇다고 꽉 막힌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중과의 소통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 고객님이 4년 전에 샀던 팬츠를 잘 입다가 딸에게 물려줬다고 했다. 그 얘길 들었을 때 정말 감사했다. 르이가 그런 브랜드다. 아주 자극적이고 튀진 않지만 늘 손이 가는 옷, 2,3년 지나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옷장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옷. 앞으로도 르이만의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가치를 높이고 싶다.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신민아의 공식석상 스타일 분석
▶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그녀 ‘연민정’, 스타일링 비결은?
▶ 올 가을 시사회 속 남자배우 STYLE 분석!
▶ 취향 좋은 여자들이 전하는 ‘황금 연휴 스타일링 TIP’
▶ 女아이돌, ‘데님 홀릭’에 빠지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