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입장정리] ‘1박2일’ 한자, 이번 기회에 배웠다

입력 2014-11-24 07:15  


[김애은 인턴기자] “1박2일, 평소 자주 쓰는 말인데 한자로 쓰는 건 처음이다. 이번 기회에 외워야지.”

예능 프로그램을 꾸준히 챙겨 볼 시간은 많지 않다. 하지만 어쩌다 한번 본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뜨끔하게 만드는 상황이 있다. 바로 퀴즈를 풀고 있는 스타들을 볼 때다. 엉뚱한 오답에 배꼽 잡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그 이면엔 ‘나도 저거 잘 모르는데’라며 부끄러워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11월23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는 충남 홍성에서 제철 식재료를 획득해 ‘최고의 가을밥상’을 만들기 위한 멤버들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이를 위해 요리사 레이먼 킴과 샘 킴이 초대됐고, 멤버들은 가위바위보를 통해 차태현, 데프콘, 김준호, 샘 킴 팀과 정준영, 김종민, 김주혁, 레이먼 킴 팀으로 나뉘어 반찬 레이스를 시작했다.

■ 뚜렷한 색깔을 가진 두 셰프의 ‘극과 극’

이날 방송에서 레이먼 킴은 전문가다운 모습으로 복불복 미션을 100% 성공했다. 미션을 해결하던 도중 조미료 획득에 나선 그는 삶은 계란과 날계란을 구분하라는 질문을 받고 “이 쪽이 숨구멍이 닫혔다”고 지적하며 정확하게 삶은 계란을 골라냈다. 이어 진짜 식혜를 골라내는 것도 성공, 까나리액젓과 아메리카노를 맞추는 문제에서도 예리하게 비교하며 정답을 맞혀 멤버들의 신뢰를 얻었다.

반면 샘 킴은 오직 직감에 의지하며 미션을 풀어나가 복불복에 제대로 걸렸다. 삶은 계란과 날계란을 구분하는 문제에서는 삶은 달걀을 골라냈지만, 진짜 식혜를 구분하는 다음 문제에선 “아까 2번이었으니까 이번에는 1번으로 하겠다”며 충분한 근거 없이 말해 결국 실패했다. 또한 다음 단계인 아메리카노와 까나리액젓을 구분하는 문제에서는 “아까 2번이었으니 이번엔 2번이 좋다”라고 말했고, 이에 김준호가 벌컥 마셨다. 하지만 그가 마신 건 바로 까나리 액젓. 김준호는 샘 킴에게 사기꾼이라고 소리를 질렀고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1박2일’ 복불복 앞에서 두 셰프는 그들만의 매력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원하는 재료를 얻기 위해 인간 바지락으로 변신하여 불판 위에 눕기도 하고, 고공비행하는 닭을 잡으려고 털 날리는 추격전까지 선보이며 열정적으로 게임에 임했다. 특히 샘 킴은 순둥이처럼 “신기하네요”라며 어린이마냥 복불복을 즐겨 멤버들을 멘붕에 빠트렸고, 반면 레이먼 킴은 “원래 이렇게 열악한가요”라며 카리스마를 드러내 두 셰프의 극과 극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구원의 황금열쇠는 ‘한자 지식’

이날 방송에서 레이먼 킴 팀은 오징어를 획득하기 위한 미션으로 서예학원에서 사자성어를 맞추는 문제에 도전했다. 하지만 한자 구멍 김종민을 비롯해 해외 생활로 한자에 서툰 정준영과 레이먼 킴 그리고 과거 방송에서 토사구팽(兎死狗烹,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을 토사구탱이라고 말해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주혁이 속한 레이먼 킴 팀의 미션 수행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먼저 김주혁은 첫 번째 문제인 천고마비를 적는 상황에서 높을 고(高)를 다섯 오(五)로 적어 첫 번째 오답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1박2일을 쓰는 문제에서 박(泊)을 그림으로 그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 남남북녀, 오육칠팔, 일십백천 등의 한자쓰기 미션이 진행됐지만 레이먼 킴 팀은 단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해 양념만으로 요리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결국 레이먼 킴 팀은 특별 황금열쇠 찬스를 썼고, 레이먼 킴 혼자 다시 사자성어에 도전하게 됐다. 첫 번째, 죽마고우 문제에선 그가 적은 한자가 한 글자도 맞지 않아 실패했다. 하지만 레이먼 킴은 천지현황을 쓰라는 질문에 과거 안전지대라는 그룹의 한자를 생각해내 하늘 천과 땅 지를 맞춰 극적으로 주재료를 획득했다.

이번 미션 수행은 한자에 대한 기초 소양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쉽게도 한자쓰기 미션에서 보여준 그들의 지식수준은 의아할 만큼 낮았지만 이는 비단 예능 프로그램 속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이름 석 자도 한자로 못 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김주혁은 1박2일 한자 문제를 풀고 나서 “평소 자주 쓰는 말인데 한자로 쓰는 건 처음이다. 이번 기회에 외워야지”라고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이번 ‘1박2일’ 프로그램이 시청자들 스스로 기초 소양을 점검해보는 등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국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다룬 프로그램 ‘1박2일’은 매주 일요일 6시 10분 방송된다. (사진출처: KBS ‘1박2일’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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