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솔직 발칙한 도희의 못다한 이야기

입력 2014-12-09 11:10   수정 2014-12-09 11:10


[이세인 기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작디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전라도 사투리와 짧은 연기 경력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센스 있는 연기력. 이미 ‘전라도 사투리’ 연기 부분에서는 확고한 입지를 다진 걸그룹 타이니지의 멤버이자 배우 민도희.

tvN ‘응답하라 1994’로 생애 첫 연기 도전에서 큰 주목을 받은 민도희가 이번에는 공중파이자 표준어 연기로 도전장을 내밀며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작은 체구의 그녀, 도희가 들려주는 타이니지 민도희와 배우 민도희, 스물 하나 소녀 도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내일도 칸타빌레’ 최민희로 대활약 했다. 원작에서의 캐릭터 보다 분량도 훨씬 많았던 것 같고. 첫 정극 도전, 어땠나.

표준어 연기도 처음이고 공중파도 처음이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준비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했다. 극 초반에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오히려 악영향을 준 것 같다. 너무 얼어 있었다고 해야 하나.(웃음)

후반부로 오면서 출연진들이랑 정말 진해졌다. 그래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 있었다. 이제는 배우들끼리 척하면 척이고 대본이 있다고 하더라도 리허설 과정에서 더 자연스럽게 소화시키면서 애드리브도 저절로 나왔다.

Q. 그러고 보니 도희 하면 애드리브다. 이번 정극 도전에서도 빛을 발했는지 궁금하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지만 역할 자체가 많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자제했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는 많이 내는 편이다. 나름 소심한 애드리브는 계속 시도했다.(웃음)  또 꼭 애드리브는 아니더라도 최민희라는 캐릭터를 민도희가 소화하다 보니 청순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약간 ‘도희화’ 되는 것 같더라.

Q. 청순하고 귀여운 여자로의 변신, 주변 반응은 어땠나.

일단 긴 머리 변신에 대한 반응이 가장 두드러졌다. 외모적으로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해주셨다. 또 표준어가 어색하진 않을까 ‘응답하라’ 때의 사투리 연기가 생각나시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들었을 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이라 꽤 만족하고 있다.


Q. 냉정하게 말하자면 가수로서 보다는 연기자로서 주목을 받은 것 같은데.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본업이 가수고 그걸 위해 달려왔는데 뜻밖의 부분에서 호응이 있어 놀랐고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아직 타이니지로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내가 다시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할 때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됐다. 조금 지나고 나니 두 가지 일을 병행하려면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이 정리됐고 지금은 관심 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Q. 멤버들의 질투는 없었는지.

괜시리 혼자 신경을 많이 썼다. 멤버들은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나 혼자 스케줄을 가야하는 상황도 있고. 나만 활동하고 여러 가지 예민한 부분들이 있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래서 멤버들끼리 더치 페이할 때도 괜히 내가 더 낸다고 오버했다. 시간이 좀 지나서 서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멤버들이 원래 다 타이밍이고 순서가 도는 것뿐이고 그 순서가 내가 먼저일 뿐이라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Q. ‘응답하라’ 팀이랑은 여전히 친하게 지내나.

알고 지낸지 1년이 넘었다. 얼마 전 ‘응답하라’ 1주년이 됐다. 요즘 연락 횟수가 더 많은 사람이 호준이 오빠다. 보기와는 다르게 칠칠맞고 한 번이라도 더 챙겨줘야 하는 스타일이다. 다른 멤버들은 요즘 워낙 바쁘기도 해서 단체 카톡방에서 제일 먼저 답장이 오는 사람 또한 호준이 오빠다.(웃음) 그리고 아라언니랑은 유일하게 여자 멤버라 많이 친하다.

Q. ‘응답하라’ 팀과는 사투리로 얘기하나.

요즘 일상 언어가 표준어가 됐다. 처음에는 표준어로 대화하다가 누군가가 먼저 사투리를 시작하면 그 때부터 사투리 폭발하는거다.

Q. ‘응답하라’ 캐스팅 비화가 있다던데.

‘응답하라 1994’ 할 때까지 연기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때가 데뷔한지 1년 즈음이고. 그때까지 사투리를 못 고쳤다. 방송에서 사투리 때문에 말을 아끼다 보니 원하지 않는 신비주의자였다. 회사에서도 매일 혼났다.

그러다가 ‘응답하라 1994’ 신원호 감독님의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신원호 감독님이 서울 토박이 출신이라 오디션 다 나정도 하는 줄 알았다더라. 근데 두 달 넘게 오디션을 보시다가 나보다 사투리를 잘 하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캐스팅 했다고 했다. 연기력 보다는 사투리, 그리고 약간의 운으로 된 것 같다.


Q. 처음치고는 연기력이 대단한 것 같다.

편집의 힘이 컸다. ‘응답하라’ 하면 OST가 빠질 수 없지 않는가. 편집과 OST가 날 살렸다. 그리고 같이 출연하는 언니, 오빠들이 나의 부족한 연기력을 많이 커버해줬다. 아무런 경험도 배움도 없이 그냥 현장에서 배우고 현장에서 큰 실전형 연기다.

Q. 연기 or 노래

다른 즐거움이다. 일단 드라마 현장에 가면 선배들이 연기 하는 걸 볼 수 있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재밌다. 연기는 내가 아닌 다른 캐릭터로 살아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또 가수는 무대에서의 짜릿함이 정말 크다. 팬들이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응원 소리를 들으면 전율이 흐른다.

Q. 부모님이 연예계 활동을 반대하셨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어떤가.

아빠가 싫은 소리를 많이 하셨는데 요즘에는 아빠가 1호 팬이다. 팬클럽에 직접 들어가서 희귀한 자료들도 많이 찾아 주시고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신다. ‘응답하라 1994’ 끝나고는 엄마가 딸의 갑작스런 유명세에 우쭐우쭐해 하셨다.

Q.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지.

마르지 않고 쌍꺼풀이 없는 사람이 좋다. 키는 별로 신경 안 쓰지만 180 조금 넘어도 좋더라.(웃음) 어렸을 때는 기준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딱 두 가지만 본다. 기본적인 외모 그리고 편한 사람인지. 사실 서인국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연애는 격식 차리고 내숭 떨고 그러는 것 보단 친구같은 애인, 편한 오빠같은 느낌으로 싸울 땐 피터지게 싸우고 사랑할 땐 진하게 하는 ‘진국’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Q. 서인국씨가 이 사실을 아는가.

아마도 알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언급해 왔던 거다. 난 일편단심이니까.(웃음) 너무 팬이고 좋은데 실제로 만나 뵀을 때는 오히려 시크하게 대했다. 너무 깜짝 놀랐지만 놀라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 했다.

Q. 모태솔로인데 연애 계획은 없나.

연애 계획 정말 있다.(웃음) 그리고 사실 기자님들이 있는데 없는 척 한다고 하실 때 기분 나쁘다. 정말 연애 현장을 들키고 싶은 1인이다.

Q.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

피자를 대(大)자로 시켜 먹을 거다. 정말 먹을 거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먹으면 먹는대로 찌는 정직한 몸이어서 마음대로 못 먹었다. 그렇지만 그 날은 나를 위해서 맛있는 거 남김없이 먹으면서 행복하게 보낼 생각이다.


Q. 앞으로 더 욕심 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연히 연기, 노래 계속 하고 싶고 여유와 연륜이 생긴다면 라디오 DJ에 도전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를 듣고 자랐다. 영스트리스, 별밥, 심심타파 같은 프로그램 정말 좋아했다. 그 때 내가 재미있게 들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사연을 듣고 공감하고 조언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어린 나이에도 정말 다부진 것 같다. 가수 활동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지.

가수는 아직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음악 프로그램 1위도 해보고 콘서트도 해보고 가수로서의 버킷 리스트가 하나씩 하나씩 없어지기 시작할 때, 멋있을 때 물러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Q. 그렇다면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앞으로의 도희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희라는 사람이 캐스팅이 됐다고 한다면 그 작품이 궁금하고 기대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체구가 워낙 작아서 연기력으로 신체적인 것들을 커버할 수 있고 가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냥 편하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희, 민도희라는 이름만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다면 열심히 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보답하겠다.

기획 진행: 이세인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수민, 이보름
의상: 르샵, 스타일난다, 락리바이벌, KKXX
주얼리: 뮈샤
선글라스: 반도옵티칼
슈즈: 모노바비, 홀리샵, 탠디
스냅백: 햇츠온
시계: 베카앤벨
헤어: W 퓨리티 이민 팀장
메이크업: W 퓨리티 성미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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