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하락, 디젤 상승세 꺾을 수 있을까

입력 2014-12-13 18:42   수정 2014-12-15 08:37


 최근 기름 값이 떨어지며 고효율 디젤차에 가려졌던 가솔린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이 수입 디젤차 상승세를 한풀 꺾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국내 유가는 휘발유 기준 ℓ당 1,702.9원으로 지난 7월 1주 이후 22주 연속 하락세다. 이는 2010년 10월 1주 이후 4년만의 최저치며, 지난해 평균과 비교해 ℓ당 221원 낮은 가격이다. 다시 말해 5만원을 주유할 때 지난해는 26ℓ에 그쳤지만 올해는 30ℓ를 넣을 수 있고, ℓ당 15㎞의 효율이라면 지난해 389.7㎞의 주행거리가 올해는 440㎞에 도달한 셈이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오피넷 설명이다. 국제 석유 시장의 원유 가격이 계속 내리막이어서다. 특히 이라크 중앙 정부의 쿠르드자치정부(KRG) 원유 수출 허용, 사우디의 미국, 아시아 수출 가격 인하 영향으로 두바이 원유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계산이 한창이다. 상대적으로 디젤 경제성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가솔린 제품의 경쟁력이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물론 디젤 가격도 같이 하락, 유지비 경쟁력이 강화되지만 디젤의 최대 단점인 진동·소음과 대비되는 가솔린의 정숙성이 유가 하락과 함께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당장 패러다임이 변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솔린 점유율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수입차에서 디젤차는 흐름을 넘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지난 2010년 25.4%에 불과하던 수입 디젤 비중은 2011년 35.2%, 2012년에는 51%에 달했다. 지난해는 62.1%를 기록, 수입차 시장의 필수 제품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디젤차 점유율 상승세는 주춤하다. 매년 10%P 이상 상승해왔지만 올해 누적 점유율은 67.9%로 전년대비 5%P 성장에 머물렀다. 또한 올해 1월 69.8%까지 늘었지만 이후 점차 낮아지면서 지난 9월에는 65.6%로 최저점을 찍었다. 디젤차 포화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수입차 내에선 디젤보다 가솔린의 재점화를 예측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가솔린 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던 미국과 일본 브랜드가 이미 가솔린 강세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포드의 경우 수입차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디젤 판매량이 전년대비 줄어들었다. 실제 전체 실적에서 디젤 비중이 지난해 5.6%에서 올해는 4.6%로 떨어졌다. 디젤 제품이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올해 포드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5% 늘었음을 감안하면 가솔린 제품군의 선전이 돋보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 포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수입차 시장서 디젤은 무서울 정도로 성장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디젤이 늘어난 만큼 피로도 역시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에 따라 다시 가솔린 장점이 부각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디젤차 패러다임이 한 순간에 변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디젤이 지금보다 줄고, 가솔린이 늘어나는 중간 접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솔린의 재조명에 대해선 일본차도 주목하고 있다. 디젤차로 체질변화를 예고한 닛산과 달리 토요타와 혼다는 여전히 가솔린이 주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혼다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 변화는 워낙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디젤차 약진이 유가와 큰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가솔린 차종에 긍정적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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