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OAD] 1월의 여행 - 삶이 묻어나는 거리를 산책하다(4)

입력 2015-01-29 20:24  

[bnt뉴스 조윤정 인턴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운치 있는 겨울 산책을 위해 서울시의 길들을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그 네 번째로 소개할 곳은 시간이 멈춘 듯한 서촌길이다.

▶예술가들의 보금자리, 서촌

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경복궁의 서쪽에 자리한 동네라는 뜻이다. 또한 이곳은 최근 세종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촌의 굽이굽이 좁은 골목과 오래되고 작은 한옥, 마을 어디에서나 보이는 인왕산의 그림 같은 풍경은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도 이곳을 비껴간 듯한 느낌을 준다. 터의 이러한 기운 탓이었을까. 서촌은 유독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가사문학의 대가였던 송강 정철 선생부터 시인 윤동주와 이상, 화가 이중섭과 이상범 등 역사 속 위대한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였던 곳이 바로 서촌이다.

 ❚서촌 1경, 보안여관

1930년부터 2006년까지 숙박시설로 운영되던 보안여관은 서정주와 이중섭 등 당시 문인과 화가들이 장기투숙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약 80년 동안 예술가들을 품어왔던 이곳이 다른 방법으로 새롭게 현재의 문화예술까지 품에 안고 있다. 여관이 아닌 떠오르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이색 갤러리로 자리매김한 것. 융합 미디어 형태의 사진전 ‘서울 루나 포토 페스티벌’, 젊은 건축가들의 기록을 담은 ‘어반매니페스토’ 등의 전시회를 진행해왔다.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하는 윤동주 문학관

민족의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이곳 서촌에서 하숙생활을 했다. 당시 윤동주는 인왕산에 올라 시를 다듬기도 했는데, 2012년에 이를 기리기 위해 윤동주 문학관이 이곳 인왕산 자락에 세워졌다.

특이한 것은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것. 이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수도가압장이 세상사에 지쳐 타협하는 우리 영혼에 자극을 주는 윤동주의 시상과 만난 것이기 때문이다.

제1전시실에서는 윤동주의 일생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들과 함께 친필원고 영인본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을 모티프로 한 제2전시실을 지나면,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는 제3전시실로 이어진다. 제3전시실에서 영상으로 윤동주의 삶을 먼저 접한 후 다른 전시실로 향한다면 시구 하나하나가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전시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과 명절 연휴 / 이용요금: 무료)

 ❚서촌 사랑방, 이상의 집

천재문학가 이상도 생의 대부분을 서촌에서 보냈다. 이상이 살았던 집터 일부에 작가를 기억하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차도 마실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 중인데, 서촌을 사랑하고 작가 이상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한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의 작품과 이상과 관련된 책들이 진열돼 있고, 편하게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책걸상이 준비돼 있다. 또한 일회용 커피와 녹차도 무료로 마시며 조용하고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 그 외 즐길 거리
 ❚서촌의 랜드마크, 통인시장

서촌하면 통인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작지만 알찬 시장인 이곳은 도시락 카페라는 고유의 특색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오늘도 통인시장의 식사시간은 엽전으로 떡갈비, 기름떡볶이, 부침개 등 다양한 한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서촌의 터줏대감, 대오서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이 이곳 서촌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60여 년간 서촌을 지킨 대오서점. 현재는 기존의 헌책방 기능과 함께 카페로도 운영 중이다. 많은 이들이 서촌의 역사와 분위기가 그대로 간직된 이곳을 찾기 시작하면서 서촌의 터줏대감과 명소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곳이 됐다.

 ❚서촌의 핫플레이스, 대림미술관

최근 서촌의 가장 핫한 곳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대림미술관이라 답할 것이다. 대림미술관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비전 아래,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효자동, 통의동, 효자동 일대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 3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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