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파이’ 류혜영 “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사”

입력 2015-02-03 11:01  


[양완선 기자] 최근 KBS2 드라마 ‘스파이’를 통해 자신의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는 배우 류혜영. 그는 이미 여러 편의 독립영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세상에 보여줬던 어리지만 경험 있는 배우이다.

2007년 단편영화 ‘여고생이다’를 통해 데뷔해 2014년 영화 ‘나의 독재자’까지 류혜영의 행보를 지켜보면 그가 얼마나 꾸준히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는지 알 수 있다.

한편 매일매일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그가 화보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는 당차고 털털한 성격으로 주변 스텝들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Q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초등학교 때는 꿈이 너무 많았어요. 포토그래퍼, 스튜어디스, 사업가 등 여러 꿈을 품었었죠. 그러다 중학교에 가면서부터는 막연하게 즐겁게 살고 싶었어요. 

Q 그럼 언제 배우가 되고 싶었나요?

고등학교 때에요. 중학교 때 독서실과 집, 학원을 다니는 생활패턴이 너무 싫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더 심해질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그러던 중 예술고등학교 연기과에는 사진수업, 노래수업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수업들이 많아서 지원하게 되었고 합격했죠. 그 후에 배우의 꿈을 품었어요.

Q 처음 데뷔했을 당시가 고등학생 때 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계기로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만든 ‘여고생이다’라는 작품을 촬영하게 되었어요. 실제 여고생이 필요해서 오디션을 본 것이고 합격한거죠(웃음).

Q 처음 영화촬영을 한 느낌은 어땠나요?

밤샘촬영을 하다가 쉬는 시간에 야참으로 햄버거를 먹는데 한입 먹는 순간 앞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해 보였어요. 그 때 현장에서 이런 일을 하고 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때 꿈을 확실히 품었어요

Q 그때 감독님과 연이 깊다고 들었는데요.

2007년 ‘여고생이다’를 찍고 나서 그 감독님의 다음 작품인 ‘곰이 나에게’까지 같이 찍게 되었어요. 지금까지도 이 감독님을 만나는데 지금까지도 친 딸처럼 저를 대해주세요. 처음 감독님께서는 제가 정말 배우가 될 지 몰랐었데요. 그런데 제가 하나, 둘 씩 작품을 찍고 빛을 발하면서 감독님께서 엄청 뿌듯해 하셨어요.


Q 감독님도 그때 당시에는 감독으로서 데뷔 초였나요?

네, 그때는 감독님도 한국영화아카데미 학생이셨죠.

Q 감독님 입장에서는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도 있겠네요.

그럴 것 같아요.

Q ‘잉투기’를 찍으신 엄태화 감독님과도 특별한 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엄태화 감독님과의 연도 특별해요. ‘잉투기’를 찍기 전에 감독님께서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찍으신 두 작품에 모두 제가 출연했어요. 처음에는 10분짜리 단편영화에, 그 후에는 30여 분 짜리의 단편영화에 출연했죠. 그 후에 ‘잉투기’에 출연한 거예요.

‘잉투기’ 촬영이 끝나고 나서 감독님께서는 입봉 준비를 하시고 저 역시 다른 작품에 출연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 있어 행복했어요.

Q 최근에는 상업영화인 ‘나의 독재자’에 출연했는데요.

‘나의 독재자’ 촬영은 마냥 행복했어요. 독립영화는 시스템적으로 완벽하지 못 해서 연기 외에도 신경을 쓸 부분이 많아요. 예를 들어 촬영이 늦어졌을 때는 버스 시간을 걱정해야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상업영화는 달랐어요. 소속사도 생기고,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 저는 연기에만 집중하면 되었어요.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전문가 스텝 분들이 알아서 해주시니까요.

Q. ‘나의 독재자’는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되었나요?

미국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이해준 감독님이 저와 미팅을 하고 싶어 하신다는 말을 전해 들었어요. 처음에는 당황해서 거절했지만 미국에서 시나리오를 구해 읽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여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시 감독님께 연락해서 영상통화라도 하고 싶다고 했죠. 며칠 뒤 영상 통화로 두 번의 오디션을 보았어요. 한 번은 자고 있다가 보기도 했죠(웃음). 그리고 캐스팅되었어요.

Q. 이해준 감독은 류혜영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요?

‘잉투기’를 보셨고, 이해준 감독님께서 연출하신 ‘김씨 표류기’ 후반 작업 때 제가 려원의 대역으로 보충 촬영을 찍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기억하고 계셨어요. 그런 점들이 아닐까요?(웃음)
 
Q. 연기하면서 본받고 싶다거나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는지요.

헐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와 스칼렛 요한슨을 제일 좋아해요. 그분들처럼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어요.

Q. 자유로운 연기요?

여자는 이래야 돼, 여배우는 이래야 돼라는 것을 탈피해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것을 말하는 거예요.

Q. 국내 배우 중에서는요?

‘나의 독재자’를 찍으면서 설경구의 ‘왕팬’이 되었어요. 그리고 제 롤모델이 되었죠. 설경구 선배님처럼 연기하며 살고 싶어요.

Q. 설경구의 어떤 면 때문이죠?

제 마음에 꽂혔어요. 설경구 선배님은 저를 감동시키고 자극하는 면이 있어요. 그 부분이 무엇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어요. 제 필살기로 품고 있을 거예요(웃음).

Q. 박해일과의 캐미스트리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상업영화의 주연급은 처음이어서 너무 떨렸어요. 물론 박해일 선배님과의 연기도 떨렸고요. 박해일 선배는 한마디로 ‘상남자’에요. 시크한 면도 강하고요.

연기를 할 때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남자로 느껴졌어요.

Q 원래 좋아하는 이상형이 상남자 스타일이신가요?

남자다운 것도 좋아하지만 섬세한 면도 좋아요(웃음). 어찌 되었든 박해일은 너무 상남자에 멋지고 아저씨 같은 든든함과 남성미까지..완벽해요(웃음).

Q. 도움도 많이 받았겠네요?

박해일 선배님 외에도 설경구 선배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두 분은 현장에서 완전히 반대의 성향을 갖고 계셔서 저는 두 가지를 한 번에 배울 수 있었죠.

박해일 선배님이 ‘상남자’라면 설경구 선배님은 섬세한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반대의 면도 있어요. 만약 고민을 얘기하면 박해일 선배님은 오랜 고민 후 길게 말해주시고 설경구 선배님은 추상적으로 “열심히 해!”, “잘하고 있어!”라고 말씀해주시죠(웃음).

Q. 이상형에는 누가 더 가깝나요?

이상형이요?(웃음) 사실 이상향이자 이상형은 똑똑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두 분 다 해당되지만 저는 브루노 마스를 꼽겠어요. 브루노 마스는 매우 즐겁게 자기 일을 즐기면서 사는데 그런 면이 멋있는 것 같아요. 같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요.


Q. 가깝게 지내는 배우는 누가 있나요?

배우는 고경표와 친해요. 고경표는 제 대학 선배이시기도 하죠.

Q. 최근 드라마 ‘스파이’에 출연 중이신데요.

드라마는 처음 해보는 거예요. 긴장도 되고 걱정도 돼요. 하지만 그럴수록 저의 마인드 컨트롤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촬영을 할 때는 영화보다 훨씬 호흡이 빨라서 집중을 더 해야 하는 것을 느꼈어요.

Q. 영화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또 있나요?

영화는 스텝들, 배우들과 가족과 같은 친분이 생기는데 드라마는 그런 면이 조금 적어요.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유가 조금 없다는 느낌도 있어요.

Q.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아무래도 제일 힘들게 촬영한 ‘잉투기’였어요. 힘든 만큼 보람이 있었죠. ‘잉투기’ 이후에 함께 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소속사가 생겼거나 조금 더 드라마에서 큰 역을 맡게 되었다거나 해서 더욱 뿌듯했어요.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작품이 개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어요.

Q. 앞으로의 각오를 들려주세요.

더 즐겁게 살고 싶어요. 지금도 많이 즐겁지만 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사할 정도에요. 계속 이런 스트레스라면 받으면서 살 수 있어요. 저는 재미있는 것이 전부인 사람이에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계속 즐기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기획 진행: 양완선, 정한아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은호
의상: 스타일난다, 주줌, 나인걸
주얼리: 바이가미
슈즈: 탠디, MONOBABIE
시계: 베카엔벨
선글라스: 반도옵티칼
헤어: 요닝 이원석 실장
메이크업: 요닝 장유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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