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플래그십 레전드를 출시한다.
15일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레전드는 16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그러나 화려한 출시 행사 등 신차를 알리기 위한 움직임은 없다. 판매사 및 영업 일선에도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보름 정도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한 게 홍보 활동의 전부다.
이 같은 수입사 행보에 현장 판매를 책임진 판매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는 중이다. 주력 제품이 하반기에 집중된 상황에서 상반기는 레전드에 기대를 걸었던 것. 게다가 기대를 모으는 소형 SUV 베젤도 하반기로 미뤄졌고, 인기 SUV CR-V 디젤은 아직 국내 판매 일정도 확정되지 못했다.
혼다 공식 판매사 관계자는 "신차효과를 누리려면 출시 초반 기세가 중요하다"며 "영업 일선에서 신차 알리기에 노력중이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접근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가 조금씩 회복중이지만 영업 환경이 여전히 힘든 게 사실"이라며 "상반기에는 레전드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리라 기대했는데 중요한 시기를 너무 조용히 보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6,000만원 중반대로 예상되는 레전드 판매 가격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6,000만~7,000만원 대의 수입차 시장에 적지 않은 유럽 인기 차종이 포진하고 있어서다, BMW 5시리즈는 6,390만(520d 기본형)~7,420만원(528i 럭셔리)의 주력 차종을 판매하고, 메르세데스-벤츠도 E클래스 주요 차종 가격이 6,100만(E200 아방가르드)~7,480만원(E300 아방가르드)이다. 아우디 A6는 5,930만(A6 35 TDI)~7,340만원(A6 50 TFSI 콰트로 LED) 사이다. 혼다코리아는 해당 세그먼트 차들과 레전드가 직접 경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가격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레전드는 길이 5,000㎜, 휠베이스 2,850㎜의 대형 세단이다. 동력계는 V6 3.5ℓ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314마력, 최대 37.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좌우 뒷바퀴가 독립적으로 제어되는 P-AWS 기술을 비롯해 프리미엄 브랜드 크렐의 하이엔드급 오디오 시스템, 주얼아이 LED 헤드램프, 주변 360° 시야를 제공하는 멀티뷰 카메라,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과 충돌방지 제동시스템 등의 편의·안전 품목이 강점이다. 북미 지역에선 어큐라 RLX로 판매되며, 북미 외 지역은 혼다 브랜드로 소개된다. 지난 2006년 국내 출시 후 2011년까지 총 1,014대가 판매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레전드는 최고 상품성을 갖추고 국내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럭셔리'를 제공하기 위해 선보이는 차"라며 "단순히 가격대가 비슷하다고 (세간에서 언급되는) 차들과 직접 비교되는 건 곤란하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계약 문의도 꾸준하게 들어오는 등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며 "레전드 투입으로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겠지만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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