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박슬기 기자] 갑과 을의 현실상을 보여주는 ‘풍문으로 들었소’가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성공적인 서막을 열었다.
2월23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에서는 한인상(이준)과 서봄(고아성)이 혼전임신으로 가족들과 갈등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법무법인을 ‘한송’의 대표로 있는 한정호(유준상)가족과 간판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형식(장현성) 가족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두 집안간의 악연 아닌 악연의 시작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 한정호는 아들 한인상에게 “대학교 합격은 당연한거고, 진짜 공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가장 현대적이면서, 가장 고전적인 그랜드한 매너. 법을 공부하다보면 그런 게 다 체화가 되요. 몸에 베는거지”라며 법무법인의 대를 잇기를 제안 했다. 그러자 한인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법고시 공부할 것을 약속했다.
서봄의 아버지 서형식(장현성)은 회사와 결혼까지 다 무난했지만 용산 개발 광풍에 걸렸다. 동생과 함께 다 긁어모아 헌 집 두 채를 산 것이 개발 계획에서 제외되면서 이자에 허덕이기 시작, 뒤이어 정리해고로 실직 당했다. 결혼 10년 만에 양가 부모의 도움과 대출로 마련한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 일부를 갚았지만 추락한 가계는 희생의 여지가 없어 부모들이 운영하던 간판가게에 들어가서 산다. 하지만 아끼고 아끼던 딸이 남편도 모르는 아기를 덜컥 임신해 그의 심기는 나날이 불편해져만 갔다.
앞서 한인상과 서봄은 영어 토론 캠프에 참가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 것. 대학생이 되면 다시 만나자 다짐하고 딱 키스 한 번만 하기로 한 것이 그만 선을 넘어 버리고 말았다. 이후 서봄은 19살 임산부의 몸이 된 것이다.
아기를 가지게 된 서봄은 한인상에게 몇 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답이 없어 차였다고 생각하며 혼자 아기를 키우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엄마 김진애(윤복인)와 함께 임산부 요가 교실도 다니고, 어린 나이와는 달리 생활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진애는 그저 속상할 뿐이다. 김진애는 “너 정말 혼자 키울거야? 남편 이름이 뭐야? 형제는? 부모님은 뭐하셔? 성격은? 전화번호는?”이라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하지만 서봄으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몰라”. 그런 김진애는 답답하지만 딸의 선택이기에 엄마의 마음으로 품어준다. 또한 아버지 서형식 역시 딸이기에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때마침 한인상은 서봄의 행방을 알게 된다. 그는 서봄의 집으로 찾아갔고, 아픈 줄로만 알았던 서봄이 임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형식은 딸을 뒤늦게 찾아온 한인상에게 “우리 딸 이렇게 만든 놈이 너냐?”며 나무랐다.
그러자 한인상은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된거냐면, 봄이를 사랑해서 생긴 일입니다. 그 때도 사랑했고요. 책임지겠습니다. 결혼하겠습니다”라며 “지금 당장 봄이랑 우리 부모님 봬러 갈게요. 봄이 인사 시키고, 제가 다 말씀드릴게요. 그동안 몰랐었고요. 오늘 알았고, 봄이랑 헤어지기 싫고”라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서형식은 “지금 당장 다녀와”라며 한 밤 중에 한인상의 집으로 인사를 보낸다.
이후 두 사람은 택시 안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말을 주고 받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인상은 “나는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돼. 그냥 너무 미안하고, 미치겠고”라며 계속 미안해했다.
서봄은 오히려 의젓한 모습을 보이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그는 “이거는 애 가진 여자들, 18세이상 청소년 임산부들한테 주는거야. 병원도 다니고 비타민도 사먹고 그러라고. 그런데 신청하러 갔는데 생일 지났다고 안된다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애 생긴 날로 계산해야 한다고 엄청 우겨서 받았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인상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듯 이내 자살을 시도했고, 이 모습을 발견한 서봄 역시 자살을 시도했다. 이에 놀란 한인상은 “봄아 봄아 이러다 애 다치면 어쩌려고”라며 자살시도를 거두고 강한 마음을 먹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준과 고아성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풋풋한 고등학생의 설렘과 갑작스런 임신 소식에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해 안방극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최상류층과 중산층, 하층민의 대조적인 삶과 최근 청소년들의 힘든 입시를 그리며, 현 세대의 문제점을 단층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극의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는 안판석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 특징이 잘 드러났다. 최상류층의 집을 표현할 때는 웅장하다 못해 위압감이 느껴지게 표현했고, 하층민의 집에서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면모를 살리며 디테일한 곳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이처럼 인테리어나 디자인부터 갖가지 소재까지 유쾌고, 재밌게 풀어낸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감독의 재회는 앞으로 더욱 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한편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
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출처: SBS ‘풍문으로 들었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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