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최초의 앞바퀴굴림(FF) 방식인 액티브 투어러를 공식 출시했다. 경쟁제품은 벤츠 B클래스가 꼽힌다. 이에 따라 5시리즈와 E클래스 등 뒷바퀴굴림 세단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두 회사가 앞바퀴굴림 시장에서도 각축이 예상된다.
BMW 액티브 투어러의 정식 명칭은 'BMW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다. BMW 작명체계에 따르면 짝수 시리즈는 홀수 시리즈를 보완하는 제품 성격을 지닌다. 예를 들어 3시리즈는 세단과 해치백 등 기본 제품으로 구성하고, 4시리즈는 3시리즈를 활용한 쿠페, 컨버터블 등으로 편성하는 식이다.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1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소형 MPV다. 1시리즈 해치백, 2시리즈 쿠페, 컨버터블과 형제차 지위를 지닌 것.
그러나 BMW코리아는 국내 출시를 기해 2시리즈를 과감히 뗐다. 2시리즈의 하위 카테고리가 아닌 액티브 투어러만의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국내 출시명이 5시리즈가 제외된 '그란투리스모'인 것과 다를 바 없다.
벤츠 또한 B클래스에 '마이B'라는 국내 판매명을 부여한 바 있다. 세단 제품군이 워낙 공고한 탓에 B클래스를 독립 제품으로 구성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의미도 담았다. 벤츠가 정식 제품명 외에 별도의 이름을 사용한 사례는 마이B가 최초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2세대는 정식 명칭인 B클래스로 돌아왔다. '마이B'라는 제품명이 별 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액티브 투어러의 크기는 길이 4,342㎜, 너비 1,800㎜, 높이 1,586㎜, 휠베이스 2,670㎜다. 반면 B클래스는 길이 4,359㎜, 너비 1,786㎜, 높이 1,557㎜, 휠베이스 2,699㎜다. 거의 비슷한 크기로, 실내 공간을 가늠하는 휠베이스 차이는 불과 1㎜다. 개발 컨셉트와 용도가 동일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동력계의 경우 액티브 투어러는 유럽에서 가솔린 3종, 디젤 3종을 갖췄다. 여기에 4륜구동 x드라이브를 가솔린과 디젤에 조합한다. 그래서 총 8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국내에서는 150마력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218d만을 판매한다. 소비자가 특히 디젤을 선호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하지만 작은 숫자를 반기지 않는 국내 소비자 특성상 '218'이라는 숫자는 숨긴다. 향후 190마력 220d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변속기는 8단 스텝트로닉을 조합하며, 이에 따른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7.0㎞다.
B클래스는 독일에서 총 14종을 판매한다. 가솔린, 디젤과 함께 천연가스 동력계도 적용한다. 역시 4륜구동 시스템 4매틱을 장착한 제품도 있다. 국내에서는 B 200 CDI 단일 구성이다.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엔진으로, 최고 136마력을 확보했다. 변속기는 7G-DCT를 채용했다. 이를 통한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15.7㎞다.
가격은 액티브 투어러 4,190만~4,590만원, B클래스 4,130만원이다. 세계적으로 벤츠의 가격 정책은 BMW 경쟁차종 대비 약간 높지만 두 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은 BMW가 높다. 액티브 투어러와 B클래스 모두 가격에 민감한 소비층을 노린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가격 경쟁력은 B클래스 쪽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두 차 모두 대량 판매를 노리는 차는 아니다. 젊은 소비자에 브랜드 체험 기회를 늘려 궁극적으로 상위 차급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B클래스의 지난해 판매량은 465대로 전체 판매에서 1.3%를 차지했다. 액티브 투어러 역시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브랜드 내에서 2% 정도면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후륜구동 세단 시장에서 첨예한 경쟁을 펼치는 두 브랜드가 소형차급, 그것도 전륜구동차로 맞붙게 됐다"며 "두 차 모두 판매를 이끄는 제품은 아니지만 브랜드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를 유치해 궁극적으로 주력 제품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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