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천진한 소년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거친 남자였다.
“살다보면 여자 친구가 바뀔 수도 있고, 누군가와 깊게 사랑을 나눌 수도 있잖아요. 지극히 일상적인 보통의 남자입니다.”
첫 솔로 앨범 ‘365’ 발매 이후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한해는 순진한 미소가 아름다운 스물여섯 살의 청년, 그 자체였다. 꾸밈없는 말투, 솔직한 표현에서 여느 20대 남자들에서 느껴지는 풋풋하면서도 건강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자전적 이야기, 일기 같은 앨범
1년간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이번 앨범 ‘365’에 대해 한해는 “일기 같은 앨범”이라 정의 내렸다. 일기란 것이 자신에 관해 누구보다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한해의 생각, 소신, 감정 등을 훔쳐보는 느낌까지 자아낼 만큼 ‘365’는 “솔직한” 맛이 존재했다.
“일기에는 잘한 일을 쓰기보다 후회되고 잘못된 일을 적잖아요.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반성하는 의미를 많이 담았어요. 제 솔직한 생각을 담아낸 만큼 진정성이 느껴질 거라 생각했어요.”
그룹 팬텀의 막내로서 한해는 “음악적 갈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팬텀이 폭넓은 음악적 장르로 대중적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진정 추구했던 힙합과는 점점 동떨어지고 있다고 여겨졌다. 그는 “팬텀 활동 할 때는 힙합 음악 하는 친구들의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솔로 앨범은 좋다고 해주더라. 그게 가장 큰 피드백 이었다”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그들의 인정에 꽤나 만족스러워 보였다.
음악적 갈증, 100% 풀어낸 앨범
팀 내에서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지 못했던 “음악적 갈증” 때문인지 한해는 솔로 활동에 대한 벅찬 감흥을 거듭 드러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음악적 갈증을 풀었느냐”고 묻자 그는 또 다시 천진한 미소로 “100% 만족이다”고 대답했다. 그가 그토록 느끼는 음악적 갈증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궁금해졌다.
“지금껏 저는 소극적 삶을 살았거든요. 팀 활동을 할 때 특히 제 모습을 많이 죽였던 편이에요. 워낙 개개인의 색깔이 뚜렷한 팀이라 그런지 어린 마음에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제 모습을 많이 죽이고 팀 활동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에서 혼자만의 음악적 갈증을 느꼈던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365’는 제 갈증을 풀어준 앨범이라 말 할 수 있는 거예요.”
물론 세세한 부분들에 대한 작은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해는 이번 앨범을 “혼자서” 낼 수 있었다는 것에 대단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딱 “있는 그대로의” 한해 자신을 담아내려 애썼다. 과하지 않고, 적정 선 안에서,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게끔 말이다. 그 원천은 곧 그의 “삶”이었다.
“제 삶과 가장 비슷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저는 모든 음악적 영감을 제 삶에서 받거든요. 일상생활 속에는 느끼는 것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제가 살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노력하죠. 마치 일기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365’도 일기 같은 앨범이라 말씀드린 거예요.”
불친절한, 정제되지 않은 앨범
그런 의미에서 한해는 수록곡들을 통해 보다 솔직한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꺼내 보였다. 깊게 사랑할 때 만들었다는 타이틀곡 ‘올해의 남자’를 비롯해 진한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따뜻하게’, 연인 사이의 갑과 을을 위트 있게 설명한 ‘가위바위보’ 등의 사랑 노래들은 리스너들로 하여금 마치 실제 주인공이 된 듯 묘한 설렘과 동시에 흥미를 자아냈다.
“실제 주인공들은 듣고 싫을 수도 있고, 욕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생각을 안 한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은 연락 안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해요. 연애할 때 주위 사람들한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제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 때 오히려 진솔하게 잘 나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불친절한가요?(웃음)”
“불친절”이라 말하는 그의 어투에서 묘한 감정이 엿보였다. 사실 대중은 ‘365’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터. “친절”할 것 같았던 한해의 예상치 못했던 “거칠고 센” 모습은 분명 색달랐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저는 그렇게 예쁘게 살아온 남자가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발매 이후 ‘365’ 수록곡들의 수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전 단지 보통 남자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을 뿐이거든요. 어쩌면 오히려 정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멋있거나 순수하게 포장 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모습 말이에요. 그 때문인지 ‘365’를 거칠고 세다고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창작의 결과물, 마음 열고 들어주시길
부정적이든 혹은 긍정적이든 ‘365’에 대한 대중의 모든 반응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중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앨범 발매 전 가졌던 ‘음악 감상회’ 반응이었다. 그는 “‘음악 감상회’ 분위기가 참 따뜻했다. 그날 정말 느낀 점이 많다. 생각보다 음악적인 질문이 꽤 많아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제 음악에 관심 가져 주신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며 그날의 감동을 회상했다.
“제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과 소통하고 싶었어요. 비즈니스처럼 비춰지는 건 정말 싫었거든요.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음악 감상회’를 진행하게 된 거에요. 일반적인 쇼케이스를 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가질 예정이에요.”
인터뷰라기보다 고백에 가까웠다. 그는 “이제 겨우 과도기를 지나고 한 발짝 나갔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헤매도 늘 뒷걸음질 치는 기분으로 지내왔기에 지금이 중요하다. 이번 발자국이 탄력을 받아서 쭉쭉 뻗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담담한 어투로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놨다.
“편견 없이 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든 혹은 아예 이미지가 없든지 말이죠. 앨범 안에 있는 한 곡 한 곡 모두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열심히 만들어낸 창작의 결과물이니까 마음 열고 즐겁게 들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솔로 가수로서 첫 발걸음을 뗀 한해가 뮤지션으로서 대중에게 보여줄 모습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시켜 준 첫 솔로 앨범 ‘365’를 시작으로 그의 “진정성 담긴 고백”들을 꾸준히, 부지런히, 열심히 대중에게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기획 진행: 조지윤, 최수지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슈퍼스타아이, 머시따, DRUG WITHOUT SIDE EFFECT
슈즈: 클랙스미스, 슈퍼스타아이
주얼리: 엠주
선글라스: 투큐브
시계: 대니시디자인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혜진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EAST점 강여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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