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떡국열차’ 이영진, “저 까다로운 여자 아니에요”

입력 2015-02-27 15:01  

[오아라 기자] 멀리서 걸어 들어오는 그의 아우라가 스튜디오를 감쌌다. 이영진, 18살 모델을 시작으로 여배우로 수많은 작품과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이영진, 그가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 봉만대 감독의 ‘떡국열차’에 출연을 한다는 것. 의외였다. 물음표였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어땠어요?”

“전화 받자마자 하겠다고 했어요.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이영진이 탑승한 떡국열차, 봉만대 감독의 19금 세계관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Q. 지금까지 수많은 패션, 뷰티화보를 찍었겠지만 오늘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너무 추웠다. 오늘 사진은 봄이어서 좋았다. 의상도 그렇고 세가지 콘셉트가 느낌이 다 달라서.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사진 괜찮나?

Q. 말이라고. ‘우와’를 연발했다. 정말 최고다.
모든 스태프들이 좋다고 해주고 ‘우와’ 해주니 기분 좋았다. 오랜만에 느꼈다. 하하하.

Q. 기존의 여배우와는 다른 중성적이고 모호한 이미지가 있다. 이런 이미지 때문인지 차갑다, 혹은 무섭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던 이야기다. 오히려 지금보다 어릴 때 그런 말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서늘해 보인다거나 다가가기 힘든 스타일이라는 말. 그런데 편견이다. 이렇게 생긴 것이지 그렇다고 성격까지 서늘하지는 않다.

Q. 사람들이 에프엑스 ‘크리스탈’와 비슷하다는 말을 자주했다. 머리를 자른 후에는 영화배우 ‘틸다 스윈튼’과 싱크로율 100%라는 기사도 있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나?
모델 카르멘 카스 닮았다는 말도 정말 많이 들었다. 크리스탈 그 친구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 인사까지 나누지는 않았고 어느 한 행사장에서 우연히 스쳤는데 크게 닮았다기 보다는 분위기가 조금 비슷한 것 같더라. 그리고 나는 그 친구 나이 때 그렇게 예쁘지 않았다. 정말 예쁘더라. 그리고 틸다 스윈튼은 머리를 자르고 탈색 하고나서 들었고.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Q. 당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매력적인 부분이라...딱히 타인들이 정해준 것들은 많았다. 얼굴선이라든가 이목구비? 기존의 한국 모델, 배우들에게 볼 수 없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대체할 수 없는 분위기? 그동안 캐릭터 들어왔던 것 보면 “영진씨 말고 다른 배우 생각해 본 적 없어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 매력을 외모에서 찾는다기보다는 남들에게 보이는 것 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더 많이 찾는다. 내 매력은 무심한데서 오는 것 같다(웃음).

Q.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를 살펴보니 16편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공포 영화가 5편이나 되더라. 이런 장르를 좋아하나?
딱히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긴장감이 있는 분위기의 작품이 많이 들어왔고 날 많이 찾아줬다. 그 시기에 들어왔던 작품중에서 캐릭터, 스토리에 눈길이 가서 선택한 작품이 공포물이었던 것이다.

Q. 개인적으로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시은’ 역할을 잊을 수 없다.
나도 그렇다. 배우들이 첫 작품은 잊지 못한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연기를 했던 작품이고.

Q. 최근 작품인 영화 ‘환상 속의 그대’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영화, 나도 정말 좋아한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Q. 먹먹했다.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사랑, 상실과 치유에 대해 너무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애착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촬영할 때 힘들었다.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으니까. 스펙트럼이 넓었고 다층적인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또 보고싶다. 볼 때마다 위로가 된다.


Q. 봉만대 감독의 웹 드라마 ‘떡국열차’에 출연 한다. 이 시리즈 물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나?
봉만대 감독님한테 전화가 왔었다. 스토리를 듣고 나니깐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Q. 만나서 시나리오를 읽어본 것이 아니라 통화로 바로?
그렇다. 영화 ‘설국 열차’의 패러디다. 생각해보니 요즘 패러디물이 없었다. 최근에 드라마 ‘미생’이 인기를 끌고 ‘미생수’가 나온 것 말고는. 그래서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출연하겠다고 하고 나서 물어봤다. “그런데 저 말고 누구 나와요?”

Q. 함께 출연하는 사람들이 막강하다. 김구라, 박희순, 윤형빈이다.
그러니까. 정말 배꼽 잡게 웃기는 사람들 틈에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다 개그맨이고 그들의 판에 내가 괜히 끼는 것이 아닌가 하고. 김구라씨는 꼬리칸 혁명자 ‘커져스’, 박휘순씨는 커져쓰의 오른팔 ‘해준대’, 윤형빈씨는 꼬리칸의 정신적 지주 ‘질리엄’이다.

Q. 그렇다면 당신은? 스틸 컷을 봤다.
나는 ‘틸다 스윈튼’역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매일선’으로 나온다.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김구라, 박휘순, 윤형빈 이 세 사람이 모였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촬영 때마다 빵빵 터진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면 정말 진지하게 연기를 한다. 특히 김구라씨는 개인적인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정말 대단하다.

Q. 출연한다는 기사를 보고 처음에는 갸우뚱 했다.
감독님이랑 통화하면서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흥미로웠다. 지금까지는 해보지 못한 캐릭터이고 장르이고, ‘내가 언제 저렇게 웃긴 사람들과 함께 연기를 해볼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봉만대 감독님은 천재다. 정말. (엄지 척)

Q.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형사, 판사, 의사 ‘사’자 들어가는 직업의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고. 드라마, 코믹 다양한 장르도 해보고 싶다. 그런데 해보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으니까.


Q.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며 데뷔 후 치열하게 20대 시절을 보냈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을 것 같은데?
미친 듯이 치열하게 보내지는 않았다. 주위에서도 가끔 그런 말들을 하는데 나는 그냥 바쁘게 살았고 일을 좋아해서 계속 했던 것이다. 그게 모델 일이 됐든, 연기가 됐든지 간에.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Q. 요즘 모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후배들 중에서 눈에 띄거나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다들 너무 잘해서. 정말 대단할 정도로 끼가 많다. 음...이현이, 강승현 이 친구들 방송에서 보면 반갑고 잘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Q. 연예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지금쯤 뭘 하고 있었을까?
회사원으로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혼자 하는 일을 했을 것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무비 토크도 가끔 진행한다.

Q. 결혼 적령기다. 사랑에 대한 질문을 할 타이밍인 것 같다.
적령기? 그런가? 연애를 해야겠다고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고 또 미친 듯이 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나이도 나이니 연애는 해야겠지?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르꼬끄 골프, 스티브 제이 앤 요니피, 스타일난다
액세서리: 스타일난다
선글라스: 에드하디  by 룩옵티컬
슈즈: 바네미아
소품: 더 퀸 라운지
헤어: 김청경 헤어페이스 해수 실장
메이크업: 김청경 헤어페이스 방선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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