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이유일 사장, "렉스턴 후속 2016년 하반기 나올 것"

입력 2015-03-04 01:49   수정 2015-03-25 09:52


 쌍용자동차 이유일 사장이 렉스턴 후속차종의 2016년 출시를 언급했다. 또 무너진 러시아 및 칠레시장을 대신해 서유럽시장 판매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3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제네바모터쇼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가 향후 발전하려면 상품성 강화와 함께 책임지는 기업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내수는 괜찮았지만 수출실적이 저조했다.
 "러시아, 칠레 등지에서 수출이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돌파구로 서유럽 판매목표를 1만7,000대로 세웠다. 그 중 티볼리는 실질적으로 6월부터 판매하는데, 반응이 좋을 것 같다"

 -미국시장 진출계획은.
 "계획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제품 인증과 스펙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3-4년은 걸릴 듯 하다. 그러나 조급증을 내지 않으려 한다. 최근 미국 진출 컨설팅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대자동차에 근무할 때 미국에 진출한 경험이 있으나 쌍용차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 그래도 가기는 가야 한다. 물론 돌다리는 열 번이라도 두드리고 건너갈 것이다"






 -체어맨은 향후 어떻게 되는지.
 "체어맨 H는 단종했고, W는 변형으로 가고자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체어맨 플랫폼 활용해 프리미엄 SUV 개발을 검토중이다. 새로운 크로스오버가 된다는 의미다. 마힌드라와도 합의했는데, 현재로선 고급 승용 세단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럽다. 단시간 내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 상품기획을 구상중이고, 가급적 SUV의 특성을 반영하려 한다. 그러나 세단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세단을 발전적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유럽본부가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고, 프랑크푸르트 사무실은 중추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주에 입주했다"
 
 -유럽 내 쌍용차 발전방안은.
 "무엇보다 상품성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개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티볼리로 대승을 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사실 티볼리는 수익성이 낮은 차다. 많이 팔면 좋겠지만 판매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티볼리는 B세그먼트여서 C와 D세그먼트도 잘 개발해야 한다. D세그먼트는 렉스턴 후속 Y400(프로젝트명)이 들어가게 된다. 내년말에 등장할 것이고, C 세그먼트는 코란도C 풀체인지를 투입할 것이다"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후임 사장에게 당부할 점은.
 "여러 가지 주문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조언보다 자신의 경영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다만 선배로서 충고할 건 하겠다. 어렵게 생각하는 게 있으면 도움을 줄 것이다. 끌고 가는 건 임무가 끝났고,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일 뿐이다"
 
 -쌍용차를 6년간 이끌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2009년 77일 파업할 때였다.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 그리고 2010년엔 코란도C 개발자금이 없었다. 땅 팔아서 겨우 만들었는데, C200 잘 만들라고 법원에서 맡긴 일이었다. 그런데 돈이 없었다. 회사의 주인을 찾는 일도 버거웠다. 결국 주인을 찾았고, C200을 완성시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쌍용차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은.
 "서로 감싸주고 덮어주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좋은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기업문화적 측면에서 업무는 냉정해져야 한다"

 -조직이 결속력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닌지.
 "잘못이 확실한 것에 대해 온정주의가 있으면 안된다. 쌍용차에는 아직 그런 문화가 남아 있다. 앞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조직은 구성원의 개별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발전한다"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겸손한 게 절대 아니라 내가 잘한 건 없다. 모두 직원들이 협력을 잘해서 이뤄진 것뿐이다. 쌍용차에 올 때 명예와 돈은 필요없었다. 자동차회사 하나 살려보려는 의지만 가지고 왔다"

 -꼭 만들고 싶었던 차는.
 "모터쇼에서 포르쉐 카이엔 GTS를 유심히 봤다. 앉아도 봤다. 차가 좋더라. 쌍용차는 SUV 전문회사니까 카이엔같은 차를 한번 만들고 싶었다"

 -중국 합작공장 계획은.
 "일단 중국정부가 허락을 안해준다. 현지 5만 대 수요가 되면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다. 그나마 조건이 많이 완화됐어도 중국정부가 현지 생산업체 숫자를 고려해 합작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 것이 걸림돌이다"

 -요즘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가 많이 떨어졌다. 대책은.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나오면서 많이 위축됐다. 그런데 최근 모로코에서 택시로 허가받았다. 1,000대를 내보낼 것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많이 파는 게 최선이다. 투리스모 생산하는 조립 2라인은 체어맨도 만드는데, 가동률이 낮다. 티볼리가 많이 팔리면 롱보디 등을 2라인에 넣어 혼류생산도 고려중이다"
 
 -현재 무얼 가장 하고 싶은지.
 "노후를 맞을 정신적인 준비를 하지 못했다. 2년간 준비하고 싶다. 2년 후 74세다. 아직 땅끝마을도 못가봤다. 이제 노는 연습을 하려 한다. 그런 차원에서 스페인에서 자전거투어를 계획중이다"

 제네바=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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