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그들만의 “놀이”가 시작된다. 누군가는 목소리로 또 다른 누군가는 베이스로, 드럼으로, 퍼커션과 건반으로 말이다. 그들만의 “영혼(Soul)”이 있고 “느낌(Feel)”이 담겨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놀이”요, 그곳은 그들만의 “놀이터”가 된다.
최근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뷰티풀 화이트 나잇(Beautiful White Night)’ 개최를 앞두고 한창 연습중인 밴드 뷰티핸섬과 이야기를 나눴다. 얼마 남지 않은 공연에 긴장감이 감돌거란 예상과는 달리 현장은 유쾌함 그 자체였다. 오히려 “친구들을 파티에 초대하는 기분”이라며 여유 있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말이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는 그들의 음악처럼, 기분 좋은 설렘과 싱그러운 두근거림으로 가득 했다.
“콘서트의 관객들은 저희를 보러 오시는 팬들이잖아요. 뷰티핸섬을 알고, 좋아하는 분들이라는 사실 자체가 설레요. 관객들과 함께 ‘논다’는 마음으로 콘서트 준비를 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마치 제 집 같은 마음으로 편하게 즐기고 싶어요.”(제임스 킹)
▲ 버스킹? “뮤지션들의 놀이”
보컬 에디전을 중심으로 베이시스트 이재, 키보디스트 제임스 킹(James King), 드러머 만두채플린, 퍼커셔니스트 곽진석 등 5인조 혼성 멤버로 구성된 뷰티핸섬이 말하는 그들만의 “놀이”란 바로 버스킹(Busking), 즉 거리 공연을 의미했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분위기의 버스킹 문화를 지향했던 뷰티핸섬은 말 그대로 악기 하나씩 짊어 매고 장소불문, 신나게 매 공연을 즐겼다.
“일주일에 적게는 세 번, 많게는 다섯 번까지 버스킹을 했어요. 하다 보니까 저희만의 놀이 문화가 된 것 같아요. 관객들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버스킹 자체가 놀이처럼 여겨졌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각각의 장소와 상황에 맞게끔 재미있게 즐기면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곽진석)
“버스킹을 하면 반응이 정말 크게 나타났어요. 제가 혼자서도 버스킹을 해봤는데 멤버들과 함께 하면 확실히 더 주목을 받게 되더라고요. 더 신나게 공연을 할 수 있고, 멤버들끼리도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훨씬 즐길 수 있었어요.”(에디전)
그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을 뿐, 무언가를 바라고 시작한 “놀이”가 아니었다. 그 시절 순수한 마음이 모여 지금의 뷰티핸섬을 만들어 준 것이라 멤버들은 입을 모았을 정도.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처음으로 EP 앨범도 발매했고, 첫 단독 콘서트도 가졌던 것. 여기에 CJ문화재단의 신인뮤지션 지원사업인 ‘튠업’ 15기에 최종 선정되면서 그들은 “자유”와 더불어 “여유”와 “안정”을 얻게 됐고, 이는 곧 뷰티핸섬의 음악적 변화로 연결됐다.
“처음에는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앨범 준비하는 동안 뷰티핸섬 음악을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다렸거든요. 그러던 중 ‘튠업’에 선정되고 나니 안정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조금은 느긋하게 마음을 먹을 수 있었고,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제임스 킹)
“멤버들의 태도에서 변화가 온 것 같아요. 이전에는 단순 세션처럼 반주하듯 연주했다면 이제는 각자의 생각과 저마다 추구하는 음악을 뷰티핸섬 음악 안에 녹여내게 됐어요. 이따금씩 갈등도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저희가 음악적 욕심을 낸다는 것이기 때문에 좋았어요. 이런 과정들이 모이다 보면 뷰티핸섬만의 색깔이 될 테니까요.”(만두채플린)
“제가 나이도 어리고 사회 경험도 부족하다보니 처음에는 멤버들과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공연도 많이 하고 서로 의지를 하니까 점점 조절을 할 수 있게 됐어요. 혼자 속으로만 꽁해 있으면 오히려 멤버들에게 더 해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이재)
“처음에는 간단하게 앨범 작업을 했어요. 우선 시간적으로 여유도 많지 않았고, 처음 해 보는 경험이 많다 보니까 정신없었죠. 그런데 같이 합주도 자주 하고 편곡 작업도 함께 하다보니까 뷰티핸섬다운 음악이 탄생하게 됐어요. 음악적으로 다양하게 실험을 하면서 멤버들도 만족하고, 청중들이나 관객들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곽진석)
▲ 단독 콘서트? “즐거운 무대 선사하고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두 번째 단독 콘서트가 갖는 의미는 뷰티핸섬에게 남달랐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지난 1년을 선보이는 무대이기 때문. 물론 오디션처럼 그들의 무대를 관객들이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발전된 모습, 나아진 모습을 증명해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첫 번째 공연은 정말 기분 좋게 성황리에 끝냈어요. 그런데 첫 발을 떼고 나면 이어지는 부담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 때와 똑같아서는 안 되겠죠. 관객들은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고 오실 테니까요. 멤버 모두 조금의 부담감은 갖고 두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제임스 킹)
“저희가 마냥 즐기는 것 같아도 연습하는 과정을 본다면 놀라실 거예요. 꽤 치밀하게 연습하거든요. 관객들이 뷰티핸섬에게 거는 기대가 있을 텐데 그런 부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정말 연습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하지만 공연 당일이 되면 그 동안 다른 공연에서 재미있게 했던 것처럼 그날 무대 역시 즐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만두채플린)
“첫 단독 콘서트 때는 열 두 곡을 준비했는데 이번 공연은 훨씬 더 많이 해요. 그만큼 관객들이 기대하는 모습 이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부담을 갖고 시작하긴 했지만 뷰티핸섬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즐겁게 공연 할 거예요.”(이재)
“뷰티핸섬을 잘 알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모이는 공연이잖아요. 두 시간이 넘는 공연이지만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나갈 수 있게끔 재미있게 만들어 볼게요. 멤버들도,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도 모두가 마음 편하게 놀다갈 수 있게끔 말이에요.”(곽진석)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속내를 깊이 있게 드러내는 멤버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소중함이 엿보였다. 그들만의 “놀이”가 하나, 둘 씩 모이면서 서로에 대한 생각도 깊어지고, 뷰티핸섬으로서의 욕심도 생겼겠노라 여겨졌다. 매 순간 즐기면서 기분 좋은 무대를 선사하는 뷰티핸섬에게 “어떤 밴드”로 대중의 기억에 남기를 원하는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장르를 실험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뷰티핸섬만의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장르를 각각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낼 수 있게끔 실험해보고 싶거든요. 매번 똑같은 음악을 들으면 질릴 수도 있으니까요. 때로는 신나게, 또 때로는 팝(POP)처럼 말이에요. 정말 다양하게 변화를 추구하겠습니다.”(에디전)
“카멜레온 같은 밴드가 되길 바라요. 어떤 음악이든 뷰티핸섬 스타일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밴드 말이에요. 딱 단정 짓기를 바라지는 않아요. 무슨 장르든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뷰티핸섬스러운 색깔로 만들고 싶어요.”(곽진석)
“뷰티핸섬이라 하면 ‘노래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면서 소통하길 원해요.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밴드가 되면 좋겠죠.”(제임스 킹)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나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봄’ 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매 계절마다 생각날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지닌 밴드 뷰티핸섬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만두채플린)
한편 뷰티핸섬의 기분 좋은 설렘과 싱그러운 두근거림으로 꽉 찰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뷰티풀 화이트 나잇’은 이달 14일 오후 7시, 15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신정동 씨제이아지트(CJ 아지트)에서 열린다. (사진제공: 슈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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