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차명(車名), 상표권 논란 중심에 서다

입력 2015-03-15 11:38  


 아우디가 SUV 제품군 확충에 나선 가운데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새롭게 체계를 갖춘 차명이 오히려 혼란에 빠진 것. 

 15일 아우디에 따르면 현재 시판중인 SUV는 Q3, Q5 두 가지다. 알파벳 'Q'에 홀수를 이어 크기를 나타낸다. 문제는 틈새를 메꿀 쿠페형 SUV의 차명이다. 회사 계획대로라면 Q2, Q4 등 짝수를 활용해야 하는데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이 동일한 명칭을 먼저 쓰고 있어 상표권 문제에 봉착했다. FCA는 제품의 구동방식에 따라 Q2, Q4의 서브 네임을 붙였다.

 이 같은 상표권 논란은 업계에 종종 있어 왔다. 차종은 전혀 다르지만 회사별 명명법이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대표적인 게 포르쉐 911이다. 1963년 선보인 1세대 911의 개발명은 '901'이었지만 푸조가 먼저 적용한 차명과 겹쳐 분쟁으로 이어졌다. 푸조는 1929년 출시한 201을 시작으로 세 자리 숫자 중 두 번째 숫자를 '0'으로 쓰고 있다. 이에 따라 포르쉐는 가운데 숫자를 1로 수정하고 60여 년간 911을 고집하고 있다.






 알파벳이 겹치는 경우는 현대자동차 1세대 준중형차 엘란트라(Elantra)가 유명하다. 1990년 출시한 엘란트라는 국내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유럽 수출길에 문제가 됐다. 영국 로터스가 생산하던 2인승 로드스터 엘란(Elan)과 상표권 분쟁에 휩싸인 것. 결국 현대차는 차명에서 'e'를 뺀 '란트라(Lantra)'로 판매했다. 이후 엘란이 단종되자 차명을 되찾을 수 있었고,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계보를 잇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기함 K9를 북미에 'K900'으로 소개했다. K9의 영어 발음이 개, 송곳니를 뜻하는 '캐이나인(Canine)'과 거의 같아 이미지 실추 우려가 배경이다. 중동 등 일부 지역엔 큐오리스(Quoris)로 팔린다. 당초 수출명으로 지목됐지만 북미에서 발음이 어렵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유럽은 중국 완성차회사 큐오로스(Qoros)가 회사명과 유사하단 이유로 독일 함부르크 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다.






 상표권에 저촉되지 않았지만 차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판매 지역에 따라 해석하는 의미가 달라서다. 1980년대 중후반 쉐보레 소형 세단이었던 노바(Nova)는 스페인어권을 향하면서 차명을 카리브로 바꿨다. 노바가 부정적 진행을 의미하는 'No va'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1970년대 시판됐던 포드 소형차 핀투(Pinto)는 포르투갈어로 병아리, 남성 성기를 비하하는 뜻으로 쓰여 같은 언어권에선 군마를 의미하는 코르셀(Corcel) 이름표를 달았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내수 제품명은 외부 의뢰, 사내 공모 등을 통해 짓지만 수출명은 현지 법인이 실정에 따라 적합한 이름으로 결정한다"며 "이미 등록된 상표와 함께 속어, 비어 같은 부적절한 단어 사용을 가장 먼저 피해 혼란을 줄인다"고 말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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