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퍼쾌남, B급에 고급을 더하다

입력 2015-03-17 08:00  


[bnt뉴스 최주란 기자] “느낌은 키치하게, 보이는 건 고급스럽게.”

마냥 코믹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 안에서 진지함이 엿보인다. 그들의 음악은 흥이 넘치지만 유쾌함 속에 메시지를 담아 고급스럽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최근 두 번째 싱글앨범 ‘잔치 투나잇(TONIGHT)’ 활동을 마무리하고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슈퍼쾌남은 소위 말하는 ‘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이었다. 오렌지 캬라멜, 크레용팝 등 병맛을 콘셉트로한 그룹은 있었지만 힙합과 병맛의 만남이라니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는 슈퍼쾌남만의 매력이요, 대중들에게는 신선함이으로 다가왔다.

“저희가 병맛 콘셉트를 좋아해요. 지금 가요계에는 유쾌하면서 병맛 느낌 나는 팀이 없어요. 노래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잖아요. 음악을 테크니컬한 것이 아닌 편하고 재밌게 접근하고 싶었어요.”

슈퍼쾌남은 정턱과 쾌남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한 적이 있는 그룹이다. 또한 지난 2012년 여성 보컬 엘리스와 함께 쾌남과 옥구슬을 결성, Mnet ‘슈퍼스타K4’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슈퍼쾌남은 외계, 중동의 부호 등 독특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에게 ‘너네 ‘슈퍼스타K’ 왜 나갔냐’ ‘인지도 쌓으려고 나갔냐’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진짜 우승할 줄 알고 나간 거예요. 왜냐면 그런 캐릭터가 없었거든요. 저희가 퍼포먼스나 캐릭터를 담당하고 엘리스가 노래를 맡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정턱)

“사람들은 저희가 탑10에 진출한 줄 알아요. 탑10 바로 앞에서 떨어졌는데 생방송에는 한 번 빼고 다 나갔어요. 특별무대도 했고, 조금씩이라도 생방송에 나갔죠.”(오다길)

‘슈퍼스타K’를 통해 얼굴을 알린 두 사람은 지난해 슈퍼쾌남으로 팀 이름을 바꾸고 첫 번째 싱글 ‘멋진 남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회적 사건과 맞물리면서 슈퍼쾌남은 두 번의 방송출연 이후 활동을 마무리해야했다.
 
“‘멋진 남자’ 이후 약 1년 만에 나오게 됐어요. 당시 국가 재난상태가 터져서 본의 아니게 활동을 접게 됐고, 심사숙고해서 나오게 됐죠. 저희와 맞는 곡을 고르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정턱)

한 장의 새 싱글이 나오기까지 1년이 걸렸다. 그동안 무대에 대한 갈망도 있었을 터. 공백기 동안의 근황을 묻자 의외의 대답들이 나왔다.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타투 전시회를 했어요. 가수활동을 하면서 겸업으로 하고 있죠. 어렸을 때부터 꿈이 화가였어요. 사람들의 몸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스케줄이 없을 때 틈틈이 쪼개서 하고 있어요.”(오다길)

“전에는 뮤직비디오 연출을 했어요. ‘2012 MAMA’ 공식 주제가 ‘노 뮤직 노 라이프(No Music No Life)’와 달샤벳 ‘있기 없기’의 없기 버전, 김지수의 ‘빈티지 맨(Vintage Man)’ 등을 연출했는데 요즘은 힘들어서 못하고 있어요.”(정턱)

슈퍼쾌남의 ‘멋진 남자’ 뮤직비디오 또한 정턱의 작품. 음악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슈퍼쾌남은 한마디로 다재다능했다. “가수와 병행하는 것에 대해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슈퍼쾌남은 음악활동에 대한 열의를 강하게 내비쳤다. 

“저희는 굉장히 많이 활동하고 싶어요. 활동하다가 과로로 쓰러지는 게 소원이에요. 아직까지 그런 일이 없어서 일단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대형가수들이 컴백할 때마다 저희가 나올 때는 컴백시기를 살짝만 미뤄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인데 그렇게는 안 되잖아요. 저희가 한 방을 터뜨리는 게 제일 빠른 길이지 않나 싶어요. 진짜 열심히 활동하고 싶거든요.”

1년 여 만의 컴백이었지만 슈퍼쾌남은 두 번째 싱글 ‘잔치 투나잇’ 활동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 스스로가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대놓고 웃기는 걸 하고 싶지 않았어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 느낌을 키치한 걸 하고 싶었는데 이번 앨범은 다 키치했던 것 같아요. 음악에는 정답이 없지만 확신이 부족했어요.”

이번 활동이 다소 아쉬움을 남겼더라도 슈퍼쾌남은 긍정적이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원하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키치한 음악을 위해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사람들이 ‘재밌다’ 혹은 ‘별로다’라는 평을 해주시는데 저희가 넘어야 될 과제인 것 같아요. 욕을 안 먹기는 어렵겠지만 덜 먹도록 음악을 발전시켜야 되겠죠. 점점 쌓아가다 보면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많아질 거라고 믿어요.” 

다음 앨범에서는 좀 더 슈퍼쾌남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할 때. ‘잔치 투나잇’으로 약 2개월 동안 활동한 슈퍼쾌남은 조심스레 4월 컴백을 암시했다. 

“곡은 다 나왔는데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어요. 4월 말로 하기로 날짜만 정해졌어요. 이번에는 저희 곡으로 하자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마 자작곡으로 나올 것 같아요.”(정턱)

슈퍼쾌남은 곡의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며 자작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피처링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잔치 투나잇’ 활동 당시 다른 가수와 함께 무대를 꾸몄지만 파트 분배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던 것.

“(‘잔치 투나잇’ 보컬) 분량이 너무 작아서 피처링을 부탁드리기 애매했어요. 다음에는 파트를 잘 쪼개서 일류 선배님들과 해보고 싶어요. 피처링만 확실히 되면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느낌이 괜찮아요. 가사가 잘 안 나오는 가사거든요. 뻔한 내용은 하기 싫어요. 저희는 똑같은 사랑노래라도 좀 더 순수하면서 약간 키치해요. 그래서 재밌을 거라고 확신해요.”

궁극적으로 슈퍼쾌남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유쾌함’이다. 남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무거운 주제를 재밌게 풀어나가는 것. 대중들이 느끼기에 슈퍼쾌남의 음악은 재밌고, 그들을 바라봤을 때 기분이 좋아지기를 원한다.

“슈퍼쾌남하면 ‘가요계에서 없었던 팀이었어’ 혹은 ‘쟤네들 특이했어’라고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어요.”(정턱)

“장르불문 전천후 아티스트. 슈퍼쾌남은 못하는 게 없고 무엇이든 다 잘하는 아티스트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오다길)

병맛 코드는 흔히들 말하는 B급 코드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뻔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가고, 자꾸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중독성이 있다. 슈퍼쾌남의 유쾌한 단편적인 모습만 보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엽기적이고 코믹한 B급 느낌이 아닌 좀 더 고급스러운 B+코드를 추구한다. (사진제공: TNC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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