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트투하트’ 천정명, 9년이라는 시간

입력 2015-03-26 10:59  


[bnt뉴스 박슬기 기자] “연기할 때만큼은 정말 강희누나를 사랑했어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제 마음을 담았죠. 이윤정 감독님 덕분이에요.”

‘커피프린스 1호점’ 이윤정 감독과 불발 이후, 9년 만이다. 앞서 ‘하트 투 하트’ 제작발표회에서 천정명은 “‘커피프린스’를 못하고 군대 간 것이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을 만큼 이감독과 함께 작품하기를 원했고, 드디어 만나게 됐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하트 투 하트’(극본 이정아, 연출 이윤정)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천정명은 “드라마 준비 기간이 짧아서 살짝 고민했지만, 이번이 아니면 또 9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하게 됐어요. (웃음)”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윤정 감독님은 선생님처럼 질문을 던지면서,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세요. ‘고이석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왜 이렇게 찾아왔을까요?’라면서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죠. 능동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배우와 감독의 원활한 의사소통 때문이었을까. 천정명은 고이석이라는 캐릭터를 마음껏 표현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을 기울였고, 캐릭터와 일치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저는 말이 느린 편이에요. 그런데 고이석은 말도 많고, 빠르죠. 그런 것들에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감독님과 자주 대화를 하고 생각을 하면서 고이석이라는 캐릭터에 동화됐죠.”

캐릭터에 자연스레 젖어든 만큼, 그는 마치 생활 연기를 하듯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즉흥적인 애드리브로 고이석이라는 인물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애드리브를 사실 잘 하지 않는 편인데, 홍도 누나(최강희)랑 할 때 많이 나왔어요. 되게 편하고 재밌었거든요. 또 두수(이재윤)랑 할 때도 붙는 신이 많다 보니까 애드리브가 많이 나왔죠. 대본에는 작가님이 ‘장두수 형사’나 ‘장형사’라고 써주시는데, 저는 ‘이 새끼야’ ‘어이’ 이런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웃음). ‘똥 차’ 발언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했었던 대사죠. (웃음)”

“애드리브까지 진짜 천정명스러웠다”며 “고이석과 실제 본인이 닮은 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솔직한 면들이 닮은 것 같아요. 때때로 고이석이 미워 보일만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잖아요. 저 역시 돌려서 말하는 성격이 못돼요. 유독 솔직한 성격 탓에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하죠. 하지만 전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라고 답했다.


이날 천정명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현장에 대한 애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촬영 당시를 떠올릴 때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고, 동료 배우들과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낌없이 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스태프들한테 막 잘하고 싶고, 놀러가고 싶고 그랬어요. 현장에 계속 있고 싶더라고요. 사실 보통 드라마 할 때는 안 그렇거든요. 자기 것만 찍고 집에 가고, 쉬고 싶고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홍도누나(최강희)한테 제안해서 커피 사서 같이 놀러가고 그랬죠.”

현장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천정명과 최강희 역시 완벽한 호흡을 보였다. 실제 커플 못지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케미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고, 이윤정 감독 역시도 ‘실제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강희 누나는 제가 지금까지 함께한 여배우 중에 손꼽히는 여배우에요. 진짜 대단한 게 여배우라면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데도,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감정신이 있을 때 본인이 카메라에 비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감정이 나올 수 있도록 같이 연기를 해주셨어요. 정말 프로페셔널한 배우인 것 같아요.”

이에 “본인도 프로페셔널한 배우냐”고 묻자 그는 “전 천진난만한 스타일이에요. 현장에서 감정을 잡고 있는 스타일은 아니죠. 이번 현장에서 아마 제가 NG 제일 많이 냈을걸요?”라며 살며시 웃어보였다.

“고이석이 대사도 길고, 말이 빨라서 대본을 달달 외워야 됐어요. 그래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첫 날 첫 촬영을 갔더니, 글쎄 감독님이 대본을 싹 다 바꿔버린 거에요. 정말 멘붕이었죠.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는데, 나중에는 적응이 됐죠. 또 수정된 대본에서 더 풍부한 감정들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호흡을 맞췄던 감독들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었기에 천정명은 하나, 둘 씩 맞춰나갔다. 그는 “여감독이랑 작품 할 때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이윤정 감독의 섬세한 감정과 디테일한 디렉션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천정명에게 ‘하트 투 하트’는 작품의 성패를 떠나서 좋은 기운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대중성이 다소 부족했을지 몰라도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었고, 또 그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 그런 면에 있어서 천정명의 2015년 시작이 좋다.

“이번 해에는 쉬지 않고, 일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니까요. 이번 해 새로운 발판으로 ‘하트 투 하트’를 시작했으니까, 좋은 기운을 가지고 드라마나 영화제에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남우주연상이면 더 좋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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