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기 침체에도 차 판매는 승승장구, 이유는?

입력 2015-04-07 09:50  


 지난 1-3월 국내 완성차 내수 판매는 40만1,00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만9,197대에 비해 5.8% 증가했다. 이 중 승용차만 분류해도 34만8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만8,856대보다 2만1,900대가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여기저기서 '소비침체', '경기위축'이란 단어가 난무한다. 단적으로 지출이 줄면 자동차 판매도 정체되거나 줄어야 하지만 오히려 지칠 줄 모르고 늘어나는 중이어서 의아심을 자아낸다.

 1분기 완성차 내수 판매의 특징을 한 마디로 꼽으라면 수입차와 SUV의 약진이다. 수입차는 5만8,969대로 승용 점유율을 지난해 같은 기간 13.9%에서 17.3%까지 끌어 올렸다. 수입사들이 디젤차의 유로6 배출기준 적용 시점을 앞두고 재고분을 털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한 결과다. 물론 국내 기업들도 1-2%의 초저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인, 판매 증가를 부추겼다.






 이처럼 소비침체 속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신한투자증권 최중혁 애널리스트는 젊은 수요층을 중심으로 '집보다 차'를 우선하는 경향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택 구입에 매달리기보다 신차 구입에 우선 가치를 두는 생활 패턴이 뚜렷해졌다는 얘기다.

 수입차의 뚜렷한 증가에 대해선 과시형 문화도 분명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KB투자증권 신정관 애널리스트는 "한국 내 BMW와 아우디의 절대 판매량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일 간 신차 시장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면 엄청난 점유율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외부로 보여줄 수 있는 소비재로 자동차가 꼽히는 점을 지목했다.






 그러나 국산 및 수입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내수 판매 증가는 하나의 흐름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철 자동차팀장은 "지난 1997년 IMF 이전까지 연간 국내 자동차 판매는 지금보다 조금 낮은 수준을 기록했었다"며 "IMF가 아니었다면 이미 연간 170만대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및 소비위축 등을 떠나 기본적으로 한국 내수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라는 시각이다.

 인구 대비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 기준으로 내수 판매가 200만대까지 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7만대로 인구 2.55명당 한 대를 보유했다. 이는 미국의 1.3명, 일본의 1.7명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한국 또한 자동차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전제 아래 내수 판매가 연간 200만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2020년이면 2,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수 판매 증가를 막는 요소에 대해서도 자동차업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나눠타기로 불리는 카셰어링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카셰어링은 차가 노후화될수록 유지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부담은 이용자가 지게 된다"며 "설령 이용한다고 해도 자가용을 보유하려는 욕구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자동차 판매 증가 요인은 지극히 개인화를 추구하는 사회변화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본다면 자동차를 단순 이동 수단으로 여기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동'이 목적이라면 자동차보다 빠르고, 편한 수단이 적지 않아서다. 자동차를 개인만의 공간으로 여기는 경향,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욕심이 맞물려 내수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도 판매는 여전히 늘어나는 중이니 말이다.

 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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