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립예술학교(RCA) 운송디자인 데일 해로우 학장이 차세대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해로우 학장은 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디자인 컨퍼런스에서 '미래의 이동성'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RCA가 최근 진행해 온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향후 자동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전망했다.
먼저 "RCA는 전체 학생 중 40%가 외국 유학생일 정도로 세계의 관심이 높다"며 "학교가 위치한 영국은 다양한 차종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고 연구 환경을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앰뷸런스, 런던 택시, 자율주행차 등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앰뷸런스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면 구급차 내의 치료를 병원에서 차 내로 가져갈 수 있는 지를 고민한 것이다. 지난 10년 간 진행했으며 이를 위해 디자이너들을 현장에 배치해 도로 사정과 각 의사들의 치료 방법, 동선 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동식 침대를 가운데에 놓고 사용 빈도에 따라 응급 키트를 구성하는 등 감염 문제까지 고려한 새 디자인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터키 기업과 진행한 '런던 택시 프로젝트'는 블랙캡의 전통을 해치지 않으면서 고급감과 심미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외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문 두 개가 활짝 열리는 수어사이드 방식의 도어 적용이 최적이란 결론을 얻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라 명명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인류학자, 디자이너, 기술자를 동원하며 실제 이용자들이 어떻게 반응 및 활용할 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전, 교통체증, 모바일 서비스 등을 고려해 향후 5년 내 양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로우 학장은 프로젝트 설명과 함께 미래 소재 다변화도 예상했다. 차체 패널에 섬유 조직 패턴을 적용하는 등의 진화를 내다본 것. 텍스타일 디자인 학부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한 결과 기존의 매끈한 차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디자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심 확대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구 필요성도 언급했다.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등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소통도 생각해야 한다"며 "미래 디자인은 어떤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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