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동차, HMI가 대체 뭐길래?

입력 2015-04-13 08:53  


 사람과 기계의 상호 작용, 즉 소통을 의미하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가 뜨고 있다. 자동차로 보면 운전자가 각종 기능을 쉽고, 편하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주는 배려의 개념인 셈이다. 사람의 명령을 제대로 파악해 필요한 수행을 적절하게 하도록 만드는 것, 한 마디로 운전자를 이해하는 똑똑한 자동차의 시작이 바로 HMI다.






 HMI는 적용 대상에 따라 용어가 달라진다. 기계를 대상으로 하면 HMI, 컴퓨터가 주인공이면 'HCI(Human Computer Interface)', 자동차가 주제라면 'HVI(Human Vehicle Interface)'가 활용된다. 하지만 기계와 인간의 상호 작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HMI'가 폭넓게 사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자동차에 있어 HMI가 중요 개념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이다. 과거만 해도 운전자가 사용이 쉽도록 만들어 주는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사용을 넘어 감성적 만족을 주려는 노력이 일반화됐다. 하트만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컴퓨터와 사람의 비율은 '1:다수'였지만 PC의 등장으로 90년대는 '1:1'로 변했고, 그 이후는 오히려 컴퓨터가 사람보다 많아지는 시대가 됐다. 자동차 또한 보급 증가에 따라 점차 운전자와 자동차의 상호 작용이 중요 항목으로 떠오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적정성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여전히 입력, 수행, 출력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인간이 쉽고, 편하게 사용토록 진화했지만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이런 관점은 사람이 자동차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자동차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로 확대됐고, 이를 위해 동물적 특성에서 인간이 갖는 갖가지 감각을 자동차에 넣는 작업으로 발전했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HMI는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UI(User Interfaces)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디자인이 필요하고, 그에 따르는 각종 그래픽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한 마디로 자동차와 인간이 소통하는 방법의 총체적 개념이 HMI, 또는 HVI인 셈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다. 운전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각종 조작이 편해야 한다. 또한 기능 이해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의미를 좁히면 실내 인스트루먼트 패널 및 센터페시어 등이 HMI의 범위에 적절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센터페시어는 운전자가 직접 조작이라는 입력 단계를 거쳐 필요한 기능의 출력을 얻어낸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운전자에게 정보만 전달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차별된다. 다시 말해 자동차의 대표 HMI가 바로 센터페시어라는 의미다.






 과거 자동차 센터페시어는 볼보처럼 로직형 버튼의 일관적인 배열을 통해 운전자와 상호 작용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포드 익스플로러처럼 터치패드 방식으로 조작에 첨단 기능을 부여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담아내는 추세다. 기본적인 입출력 기본 과정은 동일하지만 다양한 기능을 운전자가 손쉽게 조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픽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한국지엠 알페온의 경우 센터페시어 내 디지털 모니터 뒷부분에 공간을 만들어 사적인 물건을 놓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이를 제조사에선 '히든 스토리지(Hidden Storage)'라고 부른다. 단순 상호 작용이 아닌 센터페시어에 전혀 다른 용도의 기능을 부여한 이중 상호작용이다. 지난해 3월 쌍용차가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XLV 컨셉트도 HMI 개념이 적용된 대표적인 제품이다. 특히 XLV는 'SUIV(Smart User Interface Vehicle)'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으로 주목받았다. 비상하는 새 날개를 모티브로 한 실내는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자연에 안긴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벌집모양의 그래픽이 조명을 통해 은은하게 비치는 디자인은 감성으로 읽혀졌고, 또한 계층화된(Layered) 투명 구조물과 빛의 다양한 변화를 이용해 실내 조명을 연출할 수 있는 기능은 HMI의 개념을 확대시킨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향후 자동차 HMI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 중에서도 용도 이외의 확장성은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센터페시어를 통해 풍량을 조절하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필요 기능 수행 외에 센터페시어를 또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줄 때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센터페시어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 수납성을 높이되 가상현실로 기능 조작이 가능하다면 소비자로선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둘째는 기능의 다양성이다. 지금의 센터페시어는 단순히 오디오 및 공조장치 기능이 전부지만 앞으로는 자동차의 모든 주행 상태 및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안에서 온라인 쇼핑도 가능하게 된다. 이 때 구입 품목의 여러 디자인을 선택하려면 그림을 보여줄 도구가 필요하게 되고, 이 때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센터페시어다.

 따라서 자동차에 있어 HCI는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 입력 장치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로 떠올라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연구는 없지만 머지않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주인공이 가상 화면을 조작하는 것처럼 센터페시어도 그렇게 작동할 날이 올 것이다.

 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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