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상암동 일대가 댄스의 향연으로 들썩였다.
4월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토요일을 즐겨라 슈퍼콘서트’가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에는 1990년대를 휩쓸었던 당대의 인기 가수들과 그룹들이 총출동해 그 시절의 감동을 재현했다.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모두 3부로 나눠져 장장 4시간 동안 총 60여 곡의 추억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따라 나선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 다정하게 커플룩을 입은 연인 관객부터 시작해 중노년층 관객까지 조화롭게 자리하며 다양한 관객층의 호응을 받았다.
◆ 조성모 – “발라드 가수란 걸 기억하시죠?” 너스레
강렬한 빨간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조성모는 첫 곡으로 ‘후회’를 선곡했다. 객석의 열기를 한층 업 시켜놓은 조성모는 “사실 제가 발라드 가수라는 걸 기억하느냐”고 질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과거 나이트클럽에 가면 블루스 타임이라는 게 있었다. 요즘 클럽에 가니 쉬지 않고 끝까지 달리더라. 오늘은 다르다. 모두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투 헤븐(To Heaven)’을 부르겠다”며 능청을 떨기도 했다.
◆ 박미경, 소찬휘, 김현정 - 제대로 지를 줄 아는 언니들
이날 박미경, 소찬휘, 김현정은 변함없는 미모와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세 사람의 첫 무대가 해가 저물지 않은 이른 시간인 탓에 공연장 분위기가 다소 산만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먼저 박미경은 ‘이유 같지 않은 이유’ ‘이브의 경고’를 선곡해 열광적인 무대를 꾸몄다. 특히 구릿빛 탄탄한 몸매는 20대도 울고 갈 만큼 훌륭한 바디라인을 자랑했다. ‘이브의 경고’ 무대에 등장한 클론 멤버 강원래의 지원사격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또 함께 등장한 댄서들의 휠체어 댄스 역시 또 다른 볼거리로 손꼽혔다.
이어 폭발적인 고음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소찬휘는 히트곡 ‘티얼스(TEARS)’ ‘현명한 선택’을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소찬휘 특유의 고음 가창과 화끈한 무대 매너는 이날 역시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또 김현정은 ‘그녀와의 이별’ ‘멍’을 열창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흩날리고 짧은 의상으로 각선미를 과시한 김현정은 각 곡의 포인트 안무로 관객들을 따라하게 만드는 장관을 연출하며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 지누션 – 오늘 밤은 무슨 밤? “지누션 밤”
이날 2부의 첫 시작으로 지누션이 등장해 히트곡 ‘에이요(A-YO)’ 무대를 꾸몄다. 이어 지누션은 최근 발표한 신곡 ‘한 번 더 말해줘’와 히트곡 ‘말해줘’를 연이어 부르며 흥겨운 댄스 힙합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후 등장한 주영훈은 “션이 마라톤하는 목사님 되는 줄 알았다”며 “90년대 음악을 들으면 왜 이렇게 가슴이 설레고 어깨가 들썩이는 걸까. 20여 년이 흘렀지만 시간이 무색한 것 같다”고 말해 관객들에게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 S.E.S – ‘꿈을 모아서’ 유진에게 바치는 무대
원조 요정 S.E.S는 멤버 유진의 불참으로 슈와 바다 두 사람이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과 ‘꿈을 모아서’를 선곡,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먼저 슈는 “유진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유진의 부재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고, 바다는 두 번째 곡 ‘꿈을 모아서’를 소개하며 “유진이를 위한 곡이다. 다음에는 꼭 함께 무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 룰라 – 원조 섹시 디바 김지현의 귀환
히트곡 ‘날개 잃은 천사’와 ‘3, 4’를 선곡한 룰라는 김지현의 화끈한 의상이 단연 눈에 띄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쌀쌀해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지현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미니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과시했다. 더불어 전매특허 엉덩이 춤을 선보이며 섹시한 매력을 유감없이 과시,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 채정안 – 테크노 댄싱퀸의 깜짝 컴백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단연 화제를 모았던 채정안은 이날 히트곡 ‘편지’와 ‘무정’ 무대를 꾸몄다. 금색 미니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채정안은 늘씬한 몸매를 한껏 과시하며 아찔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채정안은 공연 중간 실루엣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춤 실력을 뽐냈으며 빅플로 하이탑과 깜짝 호흡을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코요테, 쿨 – 신지의 절대 존재감
이날 신지는 코요테와 쿨의 무대에서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먼저 신지는 코요테의 히트곡 ‘비몽’ ‘패션’ ‘순정’ 등의 무대에서 하의실종 무대 패션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화끈한 가창력을 뽐냈다.
이후 쿨의 멤버 유리의 빈자리를 채운 신지는 ‘해변의 연인’ ‘사랑’ ‘애상’ ‘운명’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의 무대에서 이재훈, 김성수와 호흡을 맞췄다. 이재훈은 “요즘 신지가 코요테보다 쿨 무대를 많이 서고 있다”고 밝혔고, 신지는 “쿨은 이재훈 씨가 노래를 많이 해서 편하긴 한데 너무 뛰어다녀서 힘들다”고 털어놔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DJ DOC – 콘서트의 절대 지존
첫 곡 ‘비애’로 차분하게 시작한 DJ DOC는 이후 ‘여름이야기’ ‘DOC와 춤을’을 선곡해 현장을 춤 바다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신나는 분위기 속 오르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방 뛰며 공연을 즐겼고, DJ DOC의 순서가 끝나자 “앙코르”까지 외치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 김건모 – 90년대 가요계 전설의 부활
이날 엔딩은 김건모의 무대였다. 김건모는 그의 수많은 히트곡 중 ‘잠못 드는 밤’ ‘첫인상’ ‘핑계’ ‘사랑이 떠나가네’ ‘빗속의 여인’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을 열창했다. 특유의 음색과 여유 있는 무대 매너 그리고 위트 넘치는 입담까지 과시하며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의 모습은 프로 중의 프로다웠다.
잠시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쉬지 않고 이어지는 추억의 노래들은 타임머신처럼 그 시절 그 순간으로 이동시켰다. 흘러나오는 전주만 들어도 ‘아, 이 노래’하며 환호성이 절로 나왔고 밀려오는 반가움에 탄성을 참을 수 없었다. 저마다 갖고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시절 노래들의 아련한 추억들을 슬쩍 끄집어내보고 함께 공유하며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편 서울 공연을 성료한 ‘토요일을 즐겨라 슈퍼콘서트’는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투어콘서트로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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