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볼거리는 충만, 스토리는 흔한 ‘은밀한 유혹’

입력 2015-05-30 14:00  


[bnt뉴스 박슬기 기자] 신데렐라 스토리는 그간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서 사용되는 소재였고, 현재도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은밀한 유혹’ 역시 신데렐라 스토리에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더하며 범죄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했다. 하지만 타 작품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은밀한 유혹’(감독 윤재규)는 모든 것이 절박한 여자 지연(임수정)이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그룹의 비서 성열(유연석)을 만나 인생을 바꿀 위험한 거래를 제안 받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지푸라기 여자’를 각색한 ‘은밀한 유혹’은 ‘시크릿’의 윤재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임수정과 유연석이 호흡을 맞췄다. 거기에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 이경영이 함께했다.


영화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기초로 하고 있지만, 남녀 할 것 없이 모두의 욕심과 욕망에서 비롯된다.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채려는 아들 성열(유연석), 지긋지긋한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지연(임수정) 그리고 천문한 적인 재산을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 그룹의 회장(이경영)은 각자만의 욕망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선은 임수정, 유연석, 이경영이었기에 가능했던 감정 연기였다. 이와 관련해 임수정은 지난 28일 진행된 ‘은밀한 유혹’ 기자간담회에서 “감정들의 변화가 많기 때문에 유연석 씨랑 한 신, 한 샷마다 서로 상의하고 고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던 것 같다”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 전체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임수정은 극중 성열을 만나는 순간부터 결말까지 세세한 감정과 표정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유연석은 치명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복수심과 카리스마, 거기에 섹시함까지 두루 갖추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단연 이경영의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돈 많고 괴팍했던 회장이 새로운 여자를 만남으로서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밀도 있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고조시켰다.


또한 영화 속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배경이다. 마카오와 호화스러운 요트 속에서 이루어진 이번 촬영은 윤재규 감독의 깊은 고심이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미술품 등을 극중 중요한 단서로 사용하며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며 극의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끌어올렸다. 

다만 극 말미에 나오는 진경은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을 준다. 20년간 회장을 모신 비서 역을맡은 그가 말미에 ‘중요한 사람이다’라고 떡하니 나오는 것은 다소 의아했던 것. 하지만 ‘씬 스틸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은밀한 유혹’은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 속에서도 메시지 전달에 힘을 쓴다. 여성관객들 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이 이 영화를 봄으로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가.

한편 ‘은밀한 유혹’은 6월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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