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러버’ 오정세, Do you know Oh! Jung Sae?

입력 2015-06-25 17:18  


[오아라 기자] 작품마다 다른 색깔을 낸다. 작품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오정세.

눈이 번쩍하게 잘 생기지도 화려한 언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는 ‘마성의 남자’라 불린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심드렁한 연기도 19금 화끈한 연기도 코믹스런 몸짓까지도 오정세가 하면 그의 것이 되어 버린다.

tvN 드라마 ‘더러버’ 촬영이 후반부로 넘어갈 때쯤 그를 만났다. 거의 2년만의 화보 촬영이라는 그는 머쓱해했지만 이내 다시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줬다.

Q. 오랜만에 화보 촬영인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예전에 영화 ‘레드카펫’ 때 계상이랑 찍은 후로 처음이니깐 정말 오랜만이죠. 워낙 사진 찍는걸 쑥스러워 하기도 하고.

Q. 에이, 화보 찍기 전에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수염도 그렇고요.
 
아, 그래도 이왕 찍는 것 잘 찍으면 좋으니까요. 하하하.

Q. 나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그리고 또 그렇게 보이지도 않지만요. 여전히 철부지 소년으로 보여요.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 검색하면 나이가 안 나와요. 물론 쭉 내리면 아래에 나오긴 하는데(웃음). 굳이 나이가 중요할 까 생각했어요. 50대를 연기할 수도 있고 뭐, 30대를 연기할 수도 있는 것인데 나이가 딱 나와있으면 왠지 그 나이대만 연기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나이를 넣지 말아달라고 했던 것 같아요.

Q. 오정세씨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까 해요. 마냥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했어요. 데뷔를 하고 저 예산 영화부터 정말 많은 작품을 했어요. 다작 하는 배우 흔치 않잖아요.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건 한참 후였어요. 섭섭하지는 않았어요?

섭섭? 아뇨, 전혀요. 전 지금도 그런데 사람들이 절 못 알아보는 것이 좋더라고요. ‘어! 오정세다’ 이거보다는 지금 드라마 ‘더러버’ 극중 이름인 ‘어! 오도시다’ 이렇게 알아봐주는 것이 더 좋아요. 참, 연예인이 이런 말 하는 게 이상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제가 막 유명해지는 것은 또 싫어요. 이상하죠? 하하하.


Q. 과거의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첫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죠. 그리고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도 그렇고. 기자님 혹시 보셨어요?

Q. 죄송해요. 꼭 볼게요.

하하. 아니에요. 안 보신 분들이 더 많아요. 그런데 시간 되시면 한 번 봐주세요.

Q. 당연하죠. 정세씨는 다양한 역할을 했어요. 하면서 정말 즐겼던 캐릭터도 있었겠지만 힘들었던 캐릭터도 있었을 것 같은데?

다양한 역할 했었죠. 캐릭터마다 표현해야 하는 것이 각각 다르니깐. 음…그래도 힘들었던 캐릭터라면 영화 ‘하이힐’의 ‘허곤’이겠네요. 말투가 어려웠어요. 평소에 안 쓰는 어투여서 저도 하면서 매우 어색하더라고요. 그게 비춰지면 안되니깐 부단히 연습하고 연습했죠.

Q.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는 ‘아홉수 소년’에서 구광수, ‘레드카펫’에 진환 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오정세니깐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정세씨의 눈빛이 있어요. 장난치는 듯 하면서도 진지한 눈빛. 배우로서 오정세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요?

아, 제 눈빛이요? 그런가요?(웃음) 전 평범해요. 예전에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개봉 후에 기사가 나가는데 ‘마성의 소유자’라는 타이틀이 붙더라고요. 처음엔 그게 무슨 뜻인가 했어요. 그런데 그 역할이…아, 아직 못 보셨다고 했죠?

Q. 저 오늘 바로 가서 볼게요.

하하하. 거기서 캐릭터가 제가 이시영씨한테 구애를 받는 톱스타로 나오잖아요. 솔직히 제가 꽃미남도 아니고 훤칠하게 큰 것도 아니고, 제가 잘나가는 그 드라마 있었죠? 차승원씨 나왔던…


Q. 아, 최고의 사랑이요?

맞아요. 거기서 독고진 같은 캐릭터인데 제 얼굴에 그런 역할이 솔직히 그렇잖아요. 그런데 그 영화에서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스타일로 나오고 제 말이나 행동들 때문에 그런 타이틀이 붙었던 것 같더라고요.

Q. 맞아요. ‘마성의 남자’.

그냥 제 캐릭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작품에서도 그랬듯이 다양한 역할을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Q.  예전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무채색이고 싶다’는 말을 했어요. 작품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죠? 지금 하고 있는 ‘더러버’는 어떤 컬러에요? 19금이니 아무래도 빨강?

색깔이요? 음…2가지 느낌인데…진흙? 황토색과 분홍색 두 개에요. 다양한 커플들의 연애 이야기잖아요. 저랑 현경이 커플만해도 질퍽하잖아요? 멀리서 보면 칙칙하고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파스텔 톤? 사랑 때문이겠죠? 현실은 그렇지만 둘의 사랑이 있으니깐.

Q. 이제 현재에요. 아까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게 좋다고 했는데 요즘 많이 알아보죠?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고 여전히 못 알아보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전 정말 절 못 알아 보는 것이 좋아요.

Q. 결혼한지 모르는 사람들도 진짜 많아요. 그리고 어디 댓글을 보니깐 ‘현실남친’ 이라는 말도 있어요. 캐릭터의 힘인가요?

사실 방송에서도 그렇고 제 와이프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일부러 꺼내서 이야기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으니 이런 캐릭터 보다는 저런 캐릭터가 낫지 않을까?’ 하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이 될 것 같더라고요. ‘현실남친’은 아무래도 지금 제 캐릭터 때문이지 않을까.


Q. ‘더러버’ 에서 류현경씨랑 앙큼한 19금 케미를 보여주고 있어요. 본방사수하는 입장에서 볼 때 ‘어쩜 저렇게 리얼하지?’ 하거든요. 서로의 호흡 덕분이겠죠?

물론 현경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죠. 19금 이잖아요. 처음 방송에는 정말 수위도 높았고요. 그런데 그걸 보는 시청자들이 괴리감이 있거나 불편하지 않게 공감대를 이끌고 싶었어요. 시청자와 같은 편이 되야 한다고 해야 하나? ‘아, 저 커플은 저렇겠구나’, ‘저렇게 오래 연애를 하고 함께 살고 그러면 저런 감정들이 생길 수 있겠구나’ 정도의 공감만이라도 얻어낸다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대본에 나와있는 스킨십 같은 것들도 미리 연습하고 그래요. 물론 할 때는 어색하고 가끔 부끄럽고 그렇죠. 그렇지만 그게 또 그대로 보여지면 안되니깐.

Q. 많은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췄지만 유독 잘 맞는 배우도 있었을 것 같아요.

누구 하나 꼭 짚어서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그냥 그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시너지를 얻거나 혹은 그 상대 배우를 통해 연기적인 부분을 배우는 경우도 있고.

Q.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하하하. 누가 딱 떠오르지는 않는데...생각해볼게요.

Q. 아직 안 해본 캐릭터 중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은요?

평범한 듯 보이지만 반전 있는 캐릭터. 극악무도한 악역도 해보고 싶고. 의외성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Q. 촬영 없을 때 주로 뭐해요?

집에 있거나, 뭘 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Q. 영화, 연극 많이 보실 것 같은데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나 연극 있어요?

(웃음)배우치고는 많이 안 보는 것 같아요.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는 ‘남자사용설명서’. 하하하. 아, 그리고 저 영화 ‘러브엑추얼리’요. 이런 작품 해보고 싶어요. 정화가 되는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뭉클한? 한 작품 안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Q. 해피투게더에서 정말 빵 터졌어요. 이 날 많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평소에도 재미있게 말 하는 스타일이에요?

2가지의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 때는 정말 신나게 떠들고 말 하다가 또 어떤 때는 그냥 말 없이 가만히 있거나. 사람들이 말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화났어?’라고 물어봐요. 전 아무렇지도 않은데.


Q. 스스로 생각하기에 배우 오정세, 인간 오정세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

Q. 오정세가 요즘 사랑하는 것 3가지만 얘기해주세요.

3가지나요? 사랑하는 것 보다 제가 사랑해야 하는 것이 있어요. 저요. 저를 좀 많이 아끼고 사랑해줘야겠다, 라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Q. 그렇다면 대중이 생각 했을 때 어떤 배우로 오정세를 떠올렸으면 해요?

‘이 작품에서 오정세는 어떨까?’, ‘저 작품에 오정세 나와? 보고싶다’ 이런? 제가 좋은 것 보다는 제가 연기하는 것을 더 좋아해주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Q. 이번 작품이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 뭐에요?

제가 쉬는 방법을 잘 몰라요. 지금 다른 작품 보고 있는 것도 있고. 저는 일을 끝나면 또 안테나를 세우는 것 같아요. 어떤 좋은 작품이 있을까, 이 작품은 어떨까.

Q. 안테나를 세운다는 말, 되게 멋있는데요?

그런가요? 하하하.

기획 진행: 오아라,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의상: 킨록, 슈퍼스타아이, 머시따
시계: 마르벤
신발: 바네미아, 솔루도스 by 플랫폼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점 소이 수석부원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점 민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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