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수입차라서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입력 2015-07-01 11:56   수정 2015-07-01 12:04


 소형차 1만5,000원, 중형차 2만원, 대형차 2만5,000원. 얼마 전 서울 시내 한 손 세차장을 찾았을 때 내걸린 세차 요금표다. 지인의 차를 타고 잠시 들렀던 그 곳에서 준중형급의 수입차 세차를 맡겼다. 둘 모두 해당 차종이 소형차인 만큼 1만5,000원을 생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수입차는 크기와 관계없이 2만5,000원을 내야 한다는 말에 무언가 잘못됐음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






 이후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아 몇 곳의 손세차장에 문의를 해봤다. 돌아오는 답은 천편일률적으로 수입차는 크기와 관계없이 대형차 요금을 받는다고 했다. 오히려 대형차보다 물을 적게 쓰고, 세차 시간도 짧지만 비용은 그렇지 않았다.

 인터넷 곳곳에는 이처럼 수입차의 높은 세차 비용을 성토하는 글이 적지 않다. 대부분 말도 안되는 '차별'이라는 의견이지만 위험부담이 큰 만큼 공임이 거의 전부인 세차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흠집 등의 위험을 감안해도 수입 소형차의 세차 비용이 국산 대형차와 같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흠집에 대한 수리 비용이 문제라면 오히려 국산 대형차가 수입 소형차보다 비싼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손 세차 뿐 아니다. 일부에선 수입차의 휠 얼라인먼트 비용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동일 장비를 사용해 바퀴를 정렬하는데 수입차라서 국산차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바퀴 정렬에는 별 다른 부품이 들어가지도 않는 만큼 가격 차이는 분명 '차별'일 뿐이라고 말한다.  

 세차와 바퀴정렬 비용이 비싼 이유로 관련 업계는 '관행'을 꼽기도 한다. 과거 수입차 가격이 비싸고, 상대적으로 국산차 대비 숫자가 적어 관행적으로 비싼 요금을 받아 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거의 관행이 수입차 대중화 시대까지 연결된 것은 고쳐져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는 모두 2,011만대다. 이 가운데 승용차는 1,574만대에 달하고, 그 중 수입차는 130만대에 이른다. 비중으로 보면 승용차 전체에서 수입차만 16%나 되는 시대다. 따라서 희귀성(?)에 따른 고가 요금 체계는 이제 달라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수입차라서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일 수 있으니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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