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불량률 0%, 토요타 모토마치 공장을 가다"

입력 2015-07-02 09:54   수정 2015-07-02 10:40


 토요타의 생산 철학은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 중에서도 매우 특별하다. 특히 '적기 생산(Just in Time)'은 필요한 것을 제 때에 공급한다는 토요타의 효율성을 대표한다. 그리고 시작은 토요타 생산의 산실,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 모토마치 공장이었다.

 모토마치 공장은 1959년 완공됐다. 이어 2000년 생산 누계 1,000만대를 달성했으며, 2014년부터는 토요타의 미래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FCV) 미라이를 생산 중이다. 현재 이 공장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4,000명으로, 면적은 160만㎡, 생산 제품은 미라이를 포함해 마크X, 에스테마, 크라운, GS 등으로 연간 9만대를 생산한다. 






 모토마치 공장은 전 세계 생산 거점의 모범으로도 불린다. '마더 플랜트(母工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러시아, 대만, 태국 호주 등 11개 생산 거점의 기술 지원을 맡고 있다. 현지 기술자들이 모토마치 공장에서 토요타 생산 방식을 체득하고, 모국으로 돌아가 기술을 전파하는 것. 그 자체로 토요타 생산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적기 생산 외에 토요타 생산 방식을 설명하는 단어는 '자동화'가 있다. 여기서 '자동'은 'Automation'을 뜻하는 한자어 '自動'이 아닌 '자기 자신이 일한다'는 의미의 '自働'이다. 즉 자기가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를 근로자 스스로 지녀야 한다는 것. 공장 라인에 내걸린 '불량품은 후공정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문구가 신선했다.

 이를 위해 모토마치 공장이 도입한 시스템은 히모(ひも) 스위치와 안동(あんどん) 패널이다. 우선 작업자는 본인의 작업을 수행한다. 제품 생산 중에 문제가 생기면 줄 형태의 히모 스위치를 당기고, 이내 안동 패널에 주황색 불이 들어와 관리자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린다. 관리자는 즉시 담당 작업자와 문제 해결에 돌입하는데,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하면 생산 라인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못하면 생산 라인이 멈춘다. 때문에 히모 스위치를 당기는 작업자의 용기는 작지 않다. 순간의 선택이 라인 생산 효율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그것이 무서워 줄을 당기지 못하는 작업자는 없다는 게 견학 담당자의 설명이다. 내 스스로 일한다는 책임감이 없으면 하지 못할 일이다. 






 때문에 토요타는 생산 시간이 다른 회사보다 다소 느린 편이다. 실제 모토마치 공장의 초당 생산량은 140초에 한 대로, 2분 남짓에 1대를 만드는 꼴이다. 이는 현대차 당진 공장의 57초당 1대보다 현저히 느린 속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 속도가 더딘 이유는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토요타 거의 모든 생산 거점의 연간 생산량이 적은 이유 또한 보다 집중해서 제품을 만들기 위함이다.

 공장 방문 날 모토마치 조립 공장의 목표 생산 대수는 주간 2교대 중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 일하는 오전반의 경우 170대였다. 작업 종료 시간까지 30분 남은 시점에서 151대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점까지 실제 만들어진 차는 142대였다. 이는 당초 목표의 94%를 달성한 수량으로, 최종 불량률은 0%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작업자는 목표 대수를 채우지 못해 30여분의 잔업이 예고됐지만 불량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바닥 매트 불량에 따른 대규모 리콜, 일본 동북부 대지진 등으로 휘청거렸던 회사가 다시 세계 판매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적재적소에 차를 생산, 공급하는 높은 작업 효율, 불량품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작업자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는 점은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토요타의 기업 이념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공장을 빠져 나오는 길에 오후 4시10분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오후반 근로자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조립 공정이라는 다소 힘든 작업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눈빛은 결코 아마추어의 그것이 아니었다. 공장 한 켠에 내걸린 '최고의 품질을 고객에게'라는 현수막에서는 토요타의 힘이 느껴졌다. 






토요타시(일본)=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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