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톱모델 최소라, 그야말로 종횡무진

입력 2015-07-10 10:55   수정 2015-07-10 11:32

[오아라 기자] ‘도수코3’의 우승자, 루이비통의 ‘익스쿨르시브 옵션’, 동양적인 얼굴의 매력 있는 눈을 가진 여자. ‘모델즈닷컴’ 선정 신인 TOP10에 오른 루이비통 최초 한국인 모델 최소라. 그를 수식하는 말이 4년 새 확 늘었다.

하이패션계의 러브콜을 받으며 해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최소라를 만났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루키에서 이제는 톱모델이 된 최소라는 한층 더 성장했다. 거침없는 몸짓과 표정은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Q. 세계 무대에서 승전보를 올린 많은 모델이 있다. 그리고 당신도 그 일을 하고 있다. 당신이 꿈꿔왔던 일을 하고 그 무대에 섰다. 어떤가?
음…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무대에 오르고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며 쇼를 마치고 사람들의 반응, 박수, 그리고 무대 위를 걸을 때 느끼는 전율을 느끼는 것이 참으로 좋다.

Q. ‘도수코3’ 우승자이기도 하다. 벌써 횟수로는 4년 전이다. 그 때와 지금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벌써 4년이나 됐나? 그렇게 시간이 지났구나…갑자기 뭉클해진다. 그때보다는 성숙해 진 것 같다. 당시에는 단체생활도 처음이기에 어색한 부분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다양한 미션을 하면서도 내 스스로가 낯설고 어색하고 서툴렀다면 지금은, 물론 그렇다고 지금 내가 막 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하하하. 표현하는 방법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Q. 그 당시에도 거침없다 생각했었는데.
(웃음)내 성격이 더? 하하하. 당시에 화보 촬영을 할 때 ‘내가 이런 포즈를 해도 되나?’, ‘이게 여기서 맞을까?’ 쭈뼛쭈뼛 하거나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게 오히려 표현이 덜 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콘셉트에 따라서 다양하게 더 많이 시도해보고 그냥 해보는 것 같다.

Q. 오늘도 그랬다. 그래서 더 멋졌고.
하하하. 오늘 같은 촬영 분위기는 처음이다. 내가 포즈만 하면 다들 박수 쳐주고 예쁘다 하고, 핸드폰으로 막 찍어주시고. 찰칵찰칵 소리에 기자회견장인 줄 알았다. 그런데 기분은 좋았다. 흥도 나고, 분위기도 좋고.


Q.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박수였으니까. 모델이 하고 싶었던 친구를 따라갔다가 오히려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고 들었다.
학생 때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잘 그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좋아했었으니깐. 친구랑 같이 가서 캐스팅 제안을 받고 첫 무대를 선 것이 대학교 졸업작품 무대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이 그 졸업작품 무대에 서고 내려왔는데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아, 나 이 일 해야 하는구나’하고 생각했다. 너무 하고 싶어졌고 이 일을 해야만 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Q. 그리고 나서 도수코에 나왔다.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그런지 최소라는 운이 좋아서, 쉽게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들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아예 운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해외는 쇼 컨펌이 떨어져서 간 것이 아니다. 그냥 갔다. 회사에서 ‘너의 프로필을 에이전시에 보냈는데 반응이 좋다더라. 한번 가볼래?’해서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오디션을 봤다.

Q. 루이비통의 사랑을 받는 모델이 됐다. 첫 데뷔도 루이비통 쇼였고. 지금 생각해도 떨릴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도 또 몸에 전율이 흐른다. 루이비통 무대에 서기로 하고 간 것도 아니었고 오디션을 봤다.


Q. 그런데 오디션을 보고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마음에 딱 들었다.
무대에 섰던 그 블랙 의상을 입고 걸어보라고 해서 떨리긴 했지만 하던 대로 걸었다. 그런데 그가 ‘You are gorgeous’라며 칭찬을 했다는데 처음엔 멍 해서 뭐라고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가 또 다시 좋다고 반복해서 이야기 해주는 것을 듣고 그 때 딱 웃었던 것 같다. 무대에 서라는 회신이 왔고 그렇게 첫 데뷔무대를 서게 됐다.

Q. 또한 ‘익스쿨르시브 옵션’으로 화제가 됐다. 루이비통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땠나?
처음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에이전시 담당자가 ‘소라 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른 쇼에 서지 말고 이 쇼에만 섰으면 좋겠대’라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 그냥 다른 말이 필요 없지 않나? 정말 흥분되는 말이다.

Q. 다른 무대에도 서고 싶은 아쉬운 마음은 없었나?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당연히 더 많은 무대에 설 수도 있었는데 하는 작은 아쉬움도 있었다.

Q. 어떻게 보면 훨씬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을 한 셈이기도 하다. 확실히 루이비통의 무대에 서고 나서 달라진 것이 있었을텐데.
다들 대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하는데 아니다. 해외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내가 루이비통에 섰다고 바로 다른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속 오디션을 보고, 보고 움직인다. 물론 예전보다 바빠진 것은 맞고 나를 먼저 찾아주는 쇼도 늘었다. 한국에서의 화보 촬영도 많아진 것도 있고. 나를 먼저 불러준 다는 것이 행복한 일임을 안다.

Q.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것도 매거진 촬영도 정말 정신 없이 다니고 있다.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정말 많다. 언제는 장염이 심하게 걸려서 하루종일 화장실을 왔다, 갔다 했었다. 진짜 간신히 리허설을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왔는데 나도 모르게 다리가 풀려서 주저 앉아 버렸다. 그 때 쇼 담당자가 오더니 할 수 있겠냐고 묻더라. 내 몸 상태는 정말 최악이었고 자칫 무대 위에서 어떤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순간 힘들었지만 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난 바로 쇼에 설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은 봐주고 그런 것 없다. 정말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무대에 올랐고 다행히 잘 마치고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물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Q. 이제 여유가 좀 생겼나?
예전에는 백스테이지에서 긴장만했다면 지금은 음악에 춤을 추기도 하고 모델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누고 무대를 더 즐기는 여유가 생겼다.

Q. 지금까지 섰던 무대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아무래도 첫 데뷔무대이기도 하고, 루이비통 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해외 유명 모델과도 많이 친해졌나?
아쉽게도 많이 친해지지 못했다. 모델 아파트에서 지내는데 며칠 같이 있던 친구가 다른 곳으로 가고 또 새로운 친구가 오고 하니깐 오랫동안 보는 친구들도 거의 없기도 하고.
 
Q. 영어 공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쇼를 준비하면서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니깐. 열공파라고 들었다.
외국에 있을 때 에이전시 통해서 1:1 과외를 한다. 물론 지금도 꾸준히 배우고 있고. 과외 선생님이 한국말을 아예 못하는 분이라 나도 자연스럽게 어떻게 해서든 영어를 쓸 수 밖에 없다.

Q. 동양적인 페이스, 특히 눈이 매력적이다. 이것 말고도 모델 최소라가 가진 강점이 있을 것 같다.
밝은 성격? 외국 사람이나 디자이너들이 자주 이야기 한다.

Q. 수많은, 그리고 최고의 무대에 올랐다. 그럼에도 최소라가 가고 싶고 꿈꾸고 있는 무대가 있다면?
동양인을 잘 세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있다. 존 갈리아노! 이 무대에 꼭 한 번 서보고 싶다. 프라다도 서보고 싶고.

Q. 이제는 당신을 롤모델로 삼고 준비하는 새내기 모델들이 많다. 그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쿠, 롤모델은 너무 쑥스럽다. 그냥 망설이지 말고 해봤으면 좋겠다. ‘해도 될까’ 많은 생각을 할 시간에 던져봤으면 좋겠다. 지금도 난 그러고 있으니깐.

Q. 당신에게도 롤모델이 있나?
롤모델이라고 하면 아직 너무 낯설고 괜시리 부끄럽다. 세라 언니를 보면 배울 것 많다고 느낄 때가 많다. 화보 찍기 전에 미리 시안 보고 공부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포즈와 연출을 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모습을 옆에서 봤다. 나중에 나오는 결과물을 봐도 입이 떡 벌어진다. 화보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 아직 내가 이 부분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 진행: 오아라, 안예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김강유, 이미리
의상: 엄브로, 르꼬끄, 르샵, 더 스튜디오 케이, 로우클래식
슈즈: 아키클래식, 더 스튜디오 케이, 지니킴
주얼리: 바이가미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정영석 원장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김미현 디자이너
섭외: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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