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기용 “연기하면서 쇼에도 서는 차승원 선배처럼 되고파”

입력 2015-08-11 17:07   수정 2015-08-14 11:47


[이유리 기자] 아직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곧 모두가 알게 될 매력이 넘치는 모델 출신 배우 장기용. 아마 패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낯이 익을 것이다.

그는 교정기를 낀 개구진 소년의 얼굴로 온갖 패션잡지의 모델이 되었다. ‘미’를 해치는 교정기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남자라니. 아니 오히려 교정기를 착용하고도 더욱 돋보이는 남자가 있다니. 패션계는 그에 열광했다.

그리고 그의 진가를 아이유가 알아봤다. 아이유의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 뮤직비디오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곧 새로운 얼굴을 필요로 하는 연예계의 블루칩이 되었다. 어떤 콘셉트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그와 bnt뉴스가 패션화보를 진행했다.

대찬 장맛비가 쏟아지는 오전에 시작된 촬영에서 그는 한가로운 일상 속 편안한 모습과 느긋하고 섹시한 남성의 모습, 그리고 시크한 반항아의 모습 세 가지 콘셉트를 완벽하게 장기용화 해 소화했다.

촬영 중간 사진을 점검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진정한 협업의 의미를 실현한 그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현장 스태프들은 다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화보 촬영에 이어 특유의 당당함이 건방지지 않고 멋져보였던 그와 즐거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오늘 화보촬영 어땠나

더 재밌게 찍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날씨도 그렇고 상황이 따라 주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사진이 잘 나온 것 같아서 안심이다. 

Q. 서울컬렉션으로 데뷔했다

처음 데뷔 때 2개 무대에 서고 그 다음 컬렉션에 1개로 줄었다.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지만 남들은 다들 쇼 준비로 바쁜데 나는 하나만 있으니깐 슬펐다. 그 이후 잡지 화보를 많이 찍고 나니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많이 찾아주시더라. 그 이후로는 항상 10개 이상(하하). 그런데 나는 쇼를 30개는 했으면 좋겠다. 너무 짧다.

Q. 데뷔 3년차 그에 비해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햇수로는 4년차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교정기를 차고 모델을 시작했는데 패션 관계자분들이 좋아해주셨다. 잘 될 거라는 생각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하면 좋아해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더라.

평상시 모습대로 장난치고 이런 모습으로 화보를 찍었는데 에디터나 포토그래퍼들이 좋아해주셔서 ‘막 해도 되겠다’ 생각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더 보였다. 그랬더니 확실히 좋아해주시더라.

모델 일하면서 힘든 점은 전혀 없었다. 화보촬영이나 개인 작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서로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포토그래퍼와 모델이 콘셉트에 대해 상의를 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이 재밌다.

패션쇼를 하면 내가 갖고 있는 온 세포들이 살아 숨 쉬는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워킹하고 멋진 옷을 입고 걸어가면 너무 흥분된다. 지금도 쇼에 설 때마다 기분 좋고 설레고 그런다. 

Q. 교정기를 낀 모습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평생 교정기를 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관계자들도 많았다. ‘오히려 끼는 것이 더 낫고 빼는 것이 이상하다’ 이런 의견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상했다. 교정기를 찬 상태면 웃는 것도 이상해서 입도 가리고 다녔는데 좋아해주시니 자신감을 얻었다. 입 가릴 필요도 없이 자신감 있게 웃고 다녔다.

Q. 모델 출신 연기자의 계보를 이을 다음 주자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감사하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그 분들을 바라보며 노력하고 있는 단계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 나름대로 노력해야하는 부분이고. 나는 이제 시작이니깐 더 잘하고 열심히 할 것이다.


Q. 연기 활동은 어떤가

연기는 너무 어렵다. 최근 마친 ‘우리 헤어졌어요’는 첫 주연작이고 호흡이 긴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동안 했던 작품 중에서는 제일 잘한 것 같다. 내가 봤을 때는 이제껏 찍은 것 중에는 ‘제일 자연스러웠다’ 느꼈다.

이전 드라마 촬영에서는 감독님들도 무서우시고 무거운 촬영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경험 쌓는 중이니 그런 것에 흔들리지는 않는다.

Q. ‘우리 헤어졌어요’ 촬영은 어땠는지

모두 초면이라 어색했다. 내 경우에는 산다라박 누나와 같이 하는 장면이 95% 정도였는데 서로 낯을 많이 가려서 초반에 많이 어색했다. 지금은 친해졌지만 극 초반에 좋아하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Q. 키다리아저씨 서현우 캐릭터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는지

서현우는 나랑 180도 다른 캐릭터다. 그런데 또 하니깐 잘되더라. 10점 만점에 7점정도(웃음). 사실 내 안에도 서현우같은 따뜻함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 최대한 서현우 캐릭터에 맡게 연기하려 노력했던 것 같다. 

Q. 다음에는 어떤 역을 맡고 싶나

무게감 있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눈빛 연기 같은 감정연기를 해보고 싶다. 자신은 있다 잘 안 되는 것뿐이다(웃음).

Q. 연기할 때 참고하는 롤모델이 있는지

배우 하정우를 좋아한다. 살인마부터 코믹멜로까지 장르불문하고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도 그렇고 인터뷰 등을 통해 본 평상시 모습에서도 말투나 제스처, 그 진지함 속에 위트 있는 모습이 참 닮고 싶다. 연기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참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0년 뒤 쯤 ‘배우 장기용’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면 하정우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Q. 모델로서는 김원중을 좋아한다고 언급한 것을 본 적 있다

원중이형과 처음 화보 찍었을 때 티는 안냈는데 너무 떨렸다. 매일 잡지로 보던 사람과 같이 화보를 찍고 있으니 얼마나 떨렸겠나. 원중이형이 참 좋은 것이 모델로서도 프로페셔널하고 되게 예의바르다. 인사하는 게 습관이 돼있는 사람이다. 일적 인성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 요즘 모델이라고 겉멋만 들어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많은데 원중이형은 그런 게 전혀 없다.

Q. 아이유 뮤직비디오에 두 번이나 출연했다. ‘아이유의 남자’ 타이틀 어떤가

두 번 찍었다는 것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최초이니깐 뿌듯하다. 뮤비로 뽀뽀신도 처음 연기해보고 마냥 좋았다. 모든 남자들이 좋아하는 아이유, 대한민국의 로망 아이유 그런 것을 다 떠나서 그 뮤직비디오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

그 당시 나는 모델로서도 신인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감독님이 찾던 이미지가 ‘소년 같고 훤칠한 느낌에 아이유와 느낌이 비슷하면서 함께 섰을 때 어울리는’ 그런 거였다. 그래서 얼굴이 알려진 배우 대신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 중에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 때 우연히 아이유가 잡지를 보고 날 추천한 거다.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 하셔서 바로 미팅을 했다. 오디션 형식일 줄 알았는데 나만 불렀더라. 그 날 바로 캐스팅됐다. 뮤직비디오도 처음이고 떨렸는데 생각 외로 너무 잘나왔다. 뮤직비디오 촬영은 대사가 없으니 편하고 재밌었다.  

Q. 대사 암기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계속 반복한다. 한 번 머릿속에 저장해놓고 샤워할 때나 옷 갈아입을 때나 입에 붙도록 계속 되새긴다. 아직까지는 연기수업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 방법과 연기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을 합쳐보며 내 것을 만들려 하는 중이다.


Q.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로 예능에 첫 도전했다. 남주혁-강남과 나온 장면이 인상 깊었다

‘학교’에는 워낙 대단한 연예인만 출연하지 않느냐. 나는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 출연 때의 감독님 덕에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다. 첫 예능이라 부담감이 너무 심했고 어려웠다. 대선배들 앞에서 내가 가진 것들을 잘 풀지 못했다.

주혁이와는 원래 친분이 있다. 그렇게 잘될지 몰랐는데 너무 잘나가서 살짝 어색하다(웃음). 주혁이와 강남형은 이미 오래 호흡한 사이이고 그 사이에 내가 낀 것이라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촬영이 쉽지 않았다. 첫 예능부터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깐.

Q. 강남씨 코디를 해주는 장면을 봤다. 많은 남성들에게 패션 조언을 해주자면

나는 편하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 꾸미는 것보다 내추럴한 것을 좋아해서 액세서리도 안한다. 굳이 추천하자면 남의 스타일이 멋지다고 억지로 따라하는 것 보다 자신의 몸과 얼굴의 느낌에 맞게 입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연기를 하다보면 피부 관리도 안할 수 없을 텐데

예전엔 스킨도 안 발랐고 피부에 대한 고민도 없었는데 모델 활동 후 메이크업을 받고 하다 보니 피부가 안 좋아졌다. 클렌징을 잘해줬어야 하는데 몰랐던 거다. 지금은 클렌징도 잘하고 알로에 팩으로 수분보충도 하고 경락도 받는다.

그 이후 물도 많이 먹고 술도 조금씩 먹고 운동하고 땀 흘리고. 사과가 독소 빼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해서 사과도 하루에 하나씩 먹고 나름 열심히 관리했다. 지금도 그때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Q.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은지

스케줄 할 때는 안 힘든데 끝나고 나면 너무 피곤하다. 건강관리는 비타민과 엄마가 챙겨준 효소를 챙겨 먹는다. 엄마가 챙겨주는 거는 좋은 거니깐 다 먹는다.

Q. 가족 속 장기용은 어떤가

우리 가족을 너무 사랑한다. 형제 중 막내라 집에서는 내가 여자 담당이다. 형은 낯간지러워서 잘 못하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엄마 닮아서 그런가 보다.

Q. 실제 성격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편이지만 그 외에는 조금 냉랭한 편. 낯을 많이 가렸는데 사회생활 시작한 이후에는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지인들은 ‘또라이’라고 그런다. 4차원이고 개구진 성격이다. 울산 가서 고향 친구들 만나면 때리고 욕하고 그런다.

Q. 여자들에게는 어떤 성격인가

남중남고를 나와서 여자를 대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다. 학교 다닐 때도 인기가 없지는 않았는데(하하) 누가 나를 좋아 한다고 그러면 그게 너무 어색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랬는데 지금은 모델 일을 하면서 여자모델들과 작업이 많으니깐 옛날보다는 많이 발전했다(웃음).

Q. 연애할 때는 어떤 남자인가

무뚝뚝해서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준다. 몇 년 전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를 처음 해봤다. 여자친구 생일을 맞아 케이크에 촛불만 켜고 넘어가고 싶지 않더라. 이전에는 생일이나 기념일에도 낯간지러워서 선물도 안줬다. 그냥 그 날을 의미 있게 보내는 걸 중요시하는 편이다. 풍선이랑 케이크, 촛불, 폭죽을 준비했다. 정말 좋아했었다.

Q. 지금도 연애중인지

지금은 휴식기가 온 것 같다(웃음).

Q.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가

참하고 잘 웃는 수수한 스타일 좋아한다. 이상형이 하지원이다.

Q. 모델과 연기 어떤 길로 갈건지

둘 다 너무 좋다. 연기가 내 꿈이지만 모델도 나의 첫 직장이다 보니 버릴 수 없다. 둘 다 할 수는 없으니깐. 비중은 연기로 맞추되 모델 일도 꾸준히 하고 싶다. 차승원 선배님처럼 연기도 하면서 쇼에도 서고 싶다. 모델일은 마흔이 넘어서도 주름 있는 모습으로 패션쇼에 멋있게 서고 싶다.

기획 진행: 이유리,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제너럴 아이디어, HEICH ES HEICH, MUNSOO KWON
슈즈: 아키클래식, 제너럴 아이디어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정영석 원장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예지 디자이너
장소협찬: bplusm(비플러스엠)
섭외: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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