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이린 인턴기자] “제 잣대를 빼고 한 작품입니다.”
40회 동안 꾸준하게 오랫동안 달려왔다. 드라마와 공연을 병행하면서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송창의가 주말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기대대로 시청률과 이슈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송창의의 진가를 보여줬다. 그 역시 아쉬운 점보단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송창의는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 이후 쉴 새도 없이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를 통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힘든 기색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 갔다.
그가 맡은 강진우는 아버지에 뜻에 따라 정략 결혼했지만 결국 아내의 자살을 마주하고 결국 자신을 원망하는 아들과 함께 사는 한 아이의 아버지다. 불안했던 그의 삶에서 미소가 아름다운 정덕인(김정은)을 만나고 갖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깊고 따뜻한 사랑과 아들과 진심어린 화해를 이루며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아버지 연기,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주말 드라마의 긴 호흡뿐만 아니라 처음 그에게 주어진 고등학생 아들을 가진 44세의 아버지라는 설정이 많은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었다.
“캐스팅이 됐을 때도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고등학교 아버지일 것 같은 배우를 캐스팅해서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그렇지 않은 배우와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자극이 돼서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아버지 연기와 더불어 김정은과의 멜로 라인도 극의 가장 큰 주축이었다. 송창의는 부성애와 멜로 두 연기를 각고의 연구 끝에 무사히 해냈다.
“진우에게 있어서 덕인과의 사랑은 실질적으로 생활적인 멜로가 아니라 치열한 멜로로 봤습니다. 김정은 누나와 호흡을 맞출 때 고마운 마음이 있었어요. 초반 개구진 모습을 보여줄 때도 주고받는 호흡 느낌이 눈을 마주칠 때조차 정은누나라서 좋은 점이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멜로 라인도 멜로 라인이지만 가장 중점적인 부분이 아들과의 풀어가야 되는 숙제, 그게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했어요. 그 지점에 있을 때 첫 촬영이 끝나고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케미가 좋겠다’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멜로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까 신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전 늘 연기하면서 아버지의 사랑과 멜로 반반의 느낌을 가졌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관심 역시 끊이지 않았다. ‘여자를 울려’는 처음부터 자극적인 스토리 전개로 인해 시청자들의 사랑과 더불어 많은 질타를 피할 수 없었다. 소위 ‘막장 코드’ 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것이 사실.
“애초부터 분명 ‘막장’이라고 칭해질 수는 있지만 거기서 보여주려고 하는 본성, 악, 욕망, 나쁜 마음들이 재미있게 잘 나타난 것 같습니다. 저도 드라마의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선배님들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소설책을 보는 느낌으로 받아들였고 제가 세레나데를 할 때나 마지막 순간에 다가 왔던 것들이 그런 환경 속에서도 결국은 사랑이더라고요.”
“물론 공감하고 옳고 웰메이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소재를 시험적으로 꺼냈다는 것에 잣대를 갖다 대지 말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잣대를 빼고 작품을 했습니다. 제 잣대를 들이대면 제가 못견디니까요. 혼돈해서는 안되는 게 드라마이고 결국에는 시청자들이 보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어요.”
송창의는 극중 가장 많은 변신에 변신을 꾀한 인물이다. 인물의 설정뿐만 아니라 초반의 밝았던 기운부터 많은 시행착오와 큰 난관을 겪는 진우 캐릭터가 앞서 말했듯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송창의는 “원래 드라마가 아니라 공연을 하려 했었다”며 작품마다의 인연을 언급했다.
“‘닥터 프로스트’가 생각보다 선전하지 못해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공연을 할까 했는데 드라마를 한 작품 더 하고 공연을 하자는 생각으로 ‘여자를 울려’를 하게 됐어요. 끌림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소재에 대해 관심이 없으면 할 수 없잖아요. 그렇게 드라마에도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배우로서의 끌림, 연기 욕심이 가장 컸어요.”
송창의는 드라마와 더불어 공연과 영화에 대해서도 큰 애정을 드러냈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칭해지는 그에게는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20대, 30대, 40대의 기준을 나누는 건 아니지만 20대 때도 열심히 달려왔고 30대 배우 생활을 바라보면서 바라왔던 게 있습니다. 에너지를 쏟았던 20대와 조금 더 성숙했던 30대가 미래의 40대를 위한 길이었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와 공연에 치중했지만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해왔던 작품들이 너무 소중하고 캐스팅도 돼 지는 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더 집중하고 싶었던 건 공연이나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영화 작업을 너무 하고 싶은 사람 중 1인이에요. 제 느낌에는 아직 제가 제 2의 도약, 포인트가 배우로서 자타공인된 배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끝은 없겠지만 국민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 게 뭘까 생각했어요. 답은 ‘40대를 잘 지내’는 거더라고요.”
송창의의 바람대로 그는 ‘여자를 울려’로 또 한 번 주연배우로서 우뚝 섰다. 물론 그에게도 아쉽고 힘든 점이 많았던 작품이지만 배우 송창의로서 자신의 생각을 많이 내려놓았던 작품이었단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좀 더 스스로를 내려놔야 했습니다. 이해를 해가야 되는 것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제 생각과 고집보다는 자연스레 묻어나야 되는 게 많았어요, 아들에 대한 부성애가 진정성있게 표현이 안되면 우스꽝스러워지기도 하니까요. 힘들기도 했지만 많이 비워냈던 작품이었고 나를 더 내려놓을 수 있는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서적으로 솔직하게 다가가자는 생각으로 내려놓고 비우면서 한 땀 한 땀 만들었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들어갈 틈 없이 알차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그의 에너지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부드럽고 달콤한 남자 송창의에서 잠시 벗어난 그의 다음 행보는 공연이란다. “신명나게 놀아보겠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니 ‘이래서 배우구나’ 싶다.
“연기에 저만의 가치를 두고 싶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연기를 좋아하고 그렇게 연기하는 모습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겁니다. 드라마, 영화와 달리 무대의 메시지가 있고 기립박수를 받는 순간이 굉장히 마음적으로 다가오는 게 있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대에서도 뭔가를 표현하게 되고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분명 더 힘든 점도 있지만 공연은 제 힐링이에요. 이번에도 신명나게 놀아보려고요. (웃음)” (사진제공: 와이트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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