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인터뷰] 더 베거스(The Veggers), 예측불허한 끌림이란

입력 2015-09-07 08:10  


[bnt뉴스 김예나 기자] “거창한 거 뭐 없어요.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유새우)
 
최근 한경닷컴 bnt뉴스가 2집 정규 앨범 ‘재즈 마스터(Jazz Master)’ 발매 기념해 밴드 더베거스(The Veggers)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013년 첫 번째 정규 앨범 ‘서바이벌 오브 더 피티스트(Survival Of The Fittest)’로 데뷔한 더베거스는 이즈노(기타, 보컬), 노순규(기타, 보컬), 유새우(베이스, 보컬), 표돈(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남성 펑크 록 밴드다.

◆ ‘재즈 마스터’, 28곡 수록…“음악적 욕심 부렸다”

이번 앨범은 데뷔작 ‘서바이벌 오브 더 피티스트’에 이어 빠른 드럼 비트와 기타리듬을 바탕으로 한 하드코어 펑크스타일의 곡은 물론 60년대 로큰롤, 팝펑크, 개러지 펑크 등의 트랙들을 통해 더베거스 특유의 색깔을 더욱 극명히 드러냈다.

전작을 듣고 ‘이거 뭐지?’라고 갸우뚱 했다면 이번 새 앨범을 통해서는 ‘역시’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 임팩트가 더욱 강해졌다. 나와는 거리가 먼, 마냥 생소하게 느껴질 음악이라 여긴다면 그것 역시 오해다.

한층 강렬하고 빨라진 신작들은 한 번만 들어도 홀릴 듯 강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재밌기 때문. 특히 1집에서는 18곡의 트랙을 담았다면 이번 ‘재즈 마스터’는 무려 28곡을 수록, 음악적 스펙터클을 넓힘과 동시에 그들의 음악적 욕심을 완연히 드러내 보였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한참 곡을 못 쓰다가 어느 순간 ‘아, 이제 써야지’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곡을 썼던 것 같아요. ‘재즈 마스터’는 정말 다양한 음악이 다 담겨있어요. 총 28곡이 있는데 17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는 기존 더베거스의 스타일과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음악적 욕심을 부렸다고 할 수 있죠. 더베거스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새로운 장르를 더베거스 안에서 실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이즈노)

“멤버 각자의 노고가 많이 들어간 앨범이에요. 정신없고 산만해 보여도 단합된 무질서라고나 할까요. 물론 룰이라는 건 애초에 없어요. 그 산만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질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재즈 마스터’에 트랙이 많다고 해서 자부심을 느끼는 건 아니에요. 그 트랙들 하나하나의 음악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거죠. 사실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정말 좋은 곡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정말 자부심을 느낍니다.”(노순규)

“‘재즈 마스터’는 더베거스의 산만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말도 안 되는 음악들이 담겼고, 그 음악을 더베거스가 한다는 자체가 저희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거거든요. 도저히 모르겠는 음악, 바로 그 예측불허함이 더베거스 자체인 것 같아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정신없는 앨범이 아닐까 싶네요.”(유새우)


◆ ‘재즈 마스터’, 황당무계함의 연속…“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길”

20대 초중반 특유의 쿵쾅거림을 예상했건만 인터뷰는 의외로 차분하게 이어갔다. 그만큼 멤버들은 앨범에 대해 진지했고, 음악에 대해 진솔했다. 가식이나 꾸밈 따위 없이 ‘지금 우리가 이래요’라는 식이었다. 오고가는 질문과 대답들 사이, 이따금씩 심각한 질문을 할 때면 멤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도리어 ‘그게 뭐죠?’라는 물음을 던졌다. 어렵게 꼬아서 생각할 필요 없이 지금 현재 각기 다른 매력의 더베거스 멤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재즈 마스터’ 콘셉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부터 콘셉트를 잡고 작업을 시작한 앨범은 아니에요. 1번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워낙 제각각의 앨범이라 저희조차도 뭐라 규정짓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하나 공통된 부분이 있다면 황당무계함이 아닐까요? 영어 가사 같은 경우에는 문법도 약하면서 음절을 맞추려고 문법을 파괴해 버렸어요. 가사에 의미를 생각하기보다 정말 내키는 대로 썼고요. 모르긴 몰라도 지금 네 명의 멤버가 모인 이상 앞으로도 이 느낌은 그대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더 베거스)

멤버들은 ‘재즈 마스터’에 대해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순규는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고 평가했고, 이즈노는 “7.8점을 주고 싶다. 여러 시도를 해본 결과 더베거스와 맞지 않는 곡들도 있더라. 그 곡들은 다음 앨범에서는 소화할 수 있게끔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또 유새우는 “8점정도 주고 싶다. 제가 쓴 노래를 좋아하지만 항상 2% 부족함을 느낀다. 하지만 첫 번째 앨범과 비교를 한다면 무조건 만점이다. 워낙 녹음을 열심히 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욕심이다”고 밝혔다.


◆ 첫 해외 공연에 단독 공연까지…“충분히 더 잘 될 것”

인터뷰 말미 더베거스는 “지금까지 해왔던 건 아무것도 아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 한다”며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유새우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인터뷰도 하고, 해외 공연도 다녀오고, 돌아오는 결과물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즈노는 “멤버들 각자 노력 많이 했는데 그 결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금전적인 결실은 물론 더베거스라는 이름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누군가 국내 록 밴드 중 열심히 잘 하는 밴드 누구냐고 물었을 때 저희 이름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더 잘 될 거라 생각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얼마 전 더베거스는 러시아 록 페스티벌 ‘브이록스(V-ROX)’ 무대에서 첫 해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뿐만 아니라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단독 공연의 게스트로 올라 쟁쟁한 선배 밴드들 사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더베거스 단독 공연 역시 이달 20일 서울 홍대 상상마당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누군가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을 때 또 다른 누군가는 분명 엄지를 치켜세웠을 거다. 안 될 거라는 말에 좌절해 고개를 숙일 필요 과연 있을까. 그는 그 나는 나, 그 어떤 말에도 좌지우지하지 않고 소신껏 달려간다면 비록 척박한 땅일지라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 거라 감히 단언해 본다. 

그래서 더 기대된다. 앞으로 더베거스가 펼쳐낼 펑크 록 밴드씬의 화려한 부활과 이들의 활약이 말이다. 이보다 더 말도 안 되고, 산만하고, 정신없고, 황당무계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 더발리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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