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즐거움이 두 배,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입력 2015-09-10 17:03  


 볼보가 규정한 '크로스컨트리'의 영역은 기존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시도다. V40 CC는 해치백과 SUV를, V60 CC는 왜건과 SUV를 혼합했다. 조만간 선보일 S60 CC는 세단과 SUV를 엮었다. 각 차종에서 장점만을 취하면서 디자인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어낸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발상이지만, 큰 거부감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건 볼보의 솜씨가 그만큼 녹록치 않다는 뜻이다. 



 V60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컨트리는 왜건과 SUV를 조합했다. 왜건인 V60보다는 지상고를 65㎜ 높이고, 전고는 일반 SUV와 비교해 낮게 설정했다. 이를 통해 평소 도심에선 넉넉한 실용성을, 주말엔 야외에서 활동적인 레저를 즐긴다는 게 이 차의 컨셉트다. 한 마디로 모든 도로에서 다재다능한 성능을 뽐내는 '팔방미인'을 꿈꾼다는 얘기다. 시승도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넘나들며 진행했다. V60 CC D4와 T5 AWD를 시승했다. 










▲스타일

 전반적인 분위기는 형제인 V40 CC와 닮았다. CC 라인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벌집 모양의 그릴과 블랙 범퍼, 리어 디퓨저가 통일감을 준다. 차체 하부를 보호하기 위해 전후면과 측면에 스키드 플레이트도 장착했다. 자갈 등 이물질로부터 도장면을 보호하고, 진흙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저 지상고는 201㎜, 전고는 1,545㎜다. 지상고가 높아 SUV와 같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운전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반면 전고는 낮기 때문에 루프레일 등을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루프레일은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된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트림 등으로 마감했다. 특히 시트는 블랙 컬러에 브라운 스티치로 포인트를 줬다.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척추뿐만 아니라 측면 지지력을 강화하도록 설계해 코너링이나 오프로드 운전 시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효과도 있다. 대시보드 중앙패널은 실제 나무 재질을 도입했다. 



 스티어링 휠은 크고 두꺼운 편이다. 가죽으로 마감해 손에 닿는 느낌이 좋다. 다만 여성 운전자에겐 크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계기판은 중앙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측엔 연료량, 우측엔 엔진회전수를 표기한다. 디지털 방식이지만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2016년형부터 한글 지원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를 지원하는 점도 반갑다. 



 2열 폴딩 시트는 4:2:4 비율로 접을 수 있다. 중앙만 접으면 스키나 낚싯대를 실을 수 있다. 2열을 완전 평면으로 모두 접으면 트렁크가 692ℓ에서 1,664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신형은 드라이브-E 디젤 엔진을 장착한 D4와 기존 5기통 엔진을 얹은 D4 AWD, T5 AWD 등 3개의 트림으로 운영된다. D4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190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발휘하며, 최고시속은 210㎞다. D4 AWD는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 190마력, 최대 42.8㎏·m의 힘을 낸다. T5 AWD는 직렬 5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최고 254마력과 최대 36.7㎏·m를 뿜어낸다. 아직 복합효율은 발표되지 않았다. 



 D4에 장착된 드라이브-E 엔진은 볼보의 차세대 기술로 효율성을 높인 게 장점이다. '자린고비 운전'이 가능하지만 성능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도 시승을 통해 주행성능이 개선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폭발적인 가속성능이나 넘치는 힘을 내세우기엔 아직 미진하다. 그러나 가속력을 이어가는 부분이나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한 구간에서 향상된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포츠카가 아니다. 가족 또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운전생활에 초점을 맞춘 차다. 따라서 시승도 실용성과 안전성, 주말 야외활동을 누릴 수 있을 만큼의 성능 정도를 확인하는데 중점을 뒀다. 최고시속을 넘나드는 주행이나 과한 스피드는 자제했다. 타깃 소비층에 맞는 시승 코스로 중미산과 유명산 등을 주행했다. 










 초반 가속이 아주 민첩한 편은 아니다. 다만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제법 힘을 뽑아낸다. 약간 묵직한 스티어링 휠과 하체가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을 준다. 서스펜션은 많이 단단해진 듯하다. 중미산의 꼬불꼬불한 와인딩 코스를 돌아나가는 코너링 성능은 만족스럽다. 날렵하고 칼같은 맛은 없지만 믿음직스럽다. 



 모래 먼지를 흩날리는 유명산 오프로드 코스도 왕복했다. 흙과 자갈, 바위가 멋대로 흩어진 산길을 주저않고 올라갔다. 온 몸이 사방으로 정신없이 치여댔지만 차는 제 갈길을 갔다. 앞서 말한 스포츠 시트와 묵직한 스티어링 휠이 오프로드에서 도움이 됐다. 스티어링 휠이 크게 요동치지 않아 안정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굉장히 중심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다. 약간의 기울어짐이 있는 언덕도 곧잘 올랐다. 등판력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










 디젤의 소음과 진동이 거슬린다면 가솔린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잠시 체험한 T5는 확실히 디젤보다 소음·진동이 적고 고속 주행이 한층 매끄러웠다. 차에서 오는 피로가 덜하고 승차감도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어린 아이가 있다면 가솔린을 권하고 싶다. 



 볼보의 명성에 걸맞게 안전 품목은 풍성하게 준비됐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과 보행자·자전거운전자 감지 시스템,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뒷좌석 통합형 2단 부스터 쿠션 등이 적용됐다. 편의 품목도 다양하다. 눈부심 방지 기능이 있는 룸 미러와 사이드 미러, 파크 어시스트 센서와 카메라, 전자식 차일드 도어락 등이 마련됐다. 










▲총평 

 최근 레저 인구가 증가하면서 평일에 타는 차와 주말에 즐기는 차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캠핑이나 서핑, 스키 등 야외활동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실용적인 차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덩치가 큰 SUV나 미니밴을 도심에서 사용하긴 부담이다. 한 가구 당 차가 2대, 3대 늘어나는 이유다. 



 그러나 다양한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차가 있다면 어떨까? 일상에서도 부담없고, 야외에서도 불편이 없는 정도 말이다. 생각대로 쉽진 않겠지만 볼보가 자신있게 주장하는 크로스컨트리가 바로 그런 용도다. 다만 절충을 거친 제품이기 때문에 양쪽 영역에서 100%의 성능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게 '2 IN 1' 제품의 특성이다. 가격은 D4 5,220만원, D4 AWD 5,550만원, T5 AWD 5,550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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