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지난 7월부터 자동차산업 총괄표에 OEM 수입차를 별도 집계하고 있다. OEM 수입차는 르노삼성차 QM3와 한국지엠 임팔라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하는 제품이다. 기존에도 쉐보레 카마로와 머스탱 등을 수입해왔지만 그 대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QM3와 임팔라 등 OEM 수입차가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며 따로 집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KAMA가 OEM 수입차 항목을 분류한 건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미 2015년 4월부터 이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산통부는 매월 발표하는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에서 OEM 수입차를 표기하고 있다. 내수 판매실적에 포함하되 별첨을 통해 수입되는 차종임을 밝히고 있는 것. 이는 자료와 정보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따르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국산차 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KAMA와 수입차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입장이 엇갈린다. KAMA 관계자는 "QM3와 임팔라는 수입 차종이지만 회원사가 판매한 것이어서 따로 항목을 만들어 집계에 포함한다"고 주장하지만 KAIDA는 "일본수입차협회의 경우 해외에서 들여오는 완성차는 모두 수입차 통계로 잡는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도 OEM 수입차가 보편화되면 수입차 협회가 관리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강조한다.
현대기아차는 OEM 수입차 분류를 반기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국산차 통계가 아니라 온전히 수입차로 집계될 것을 희망하는 듯하다. 그렇게되면 전체 내수판매 볼륨이 줄어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증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즉 내수 시장에서 부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수입차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 국산차 업계의 각성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OEM 수입차를 내세워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은 조금 복잡한 심정이다. 국내 제조 기반을 둔 완성차 업체인 만큼 마냥 웃을 순 없어서다. 아무래도 수입 판매 볼륨이 늘어나면 국내 생산에 대한 압박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두 업체는 글로벌 브랜드의 일원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는데 힘을 실으면서도 국내 공장의 생산 물량 확보에도 소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차종을 국내에서 제작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생산과 관련해 노조와의 분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굉장히 복합적이어서 차종의 분류만을 두고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발생한다. 그게 주도권을 얻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 물론 앞으로 어느 방면으로 흘러가게 될 지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방향은 제조사가 아니라 소비자와 국민을 위해 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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