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우는 변태중

입력 2015-09-28 08:00   수정 2015-09-28 12:46


[bnt뉴스 김예나 기자] 변태(變態). 사전적 의미로 동물의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 있어, 짧은 기간 동안 크게 형태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유생’에서 ‘성체’가 되는 과정으로 변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데뷔 싱글 ‘못난이 인형’ 활동을 마무리하고 한경닷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가수 미우(MIWOO)는 스스로에 대해 “변태 중이다”고 고백했다. 그 표현법 한 번 참으로 미우스럽지 않을 수 없다.

미우의 첫 등장은 남성 듀오 리쌍의 신곡 ‘주마등’을 통해서였다. 몽환적이면서도 파워풀한 보이스는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독보적인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그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던 찰나 지난 2012 Mnet ‘보이스코리아’ 출신 보컬리스트 우혜미로 알려지면서 그의 정식 데뷔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나날이 커졌다. 그런 그가 첫 자작 싱글 ‘못난이 인형’을 내놓으며 우미로서 가요계 첫 발을 내딛자 대중적 관심은 대단했다.

세상이 정해놓은 미(美)의 정의와 기준 속에서 개성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의 안타까움에 대한 내용을 미우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 ‘못난이 인형’은 그가 여성 솔로 가수로서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데뷔곡 ‘못난이 인형’으로 가진 첫 활동 소감을 묻자 미우는 “감정적으로 격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음악 방송 무대도, 카메라도, 모니터도 익숙지 않았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평소 자유롭던 생활 패턴에서 달라지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작업하고 녹음하던 시간들이 그리웠을 정도다”고 털어놨다.

“이번 곡으로 빵 터져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어요. 대중이 미우라는 가수에 대해 인지한 지가 이제 한 달도 채 안 됐잖아요. 천천히 길게 내다보고 싶어요.”

“대중이 생각할 때 우혜미(미우)가 들고 나오는 곡은 ‘이럴 것이다’는 기대나,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제 안에는 이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거든요. ‘못난이 인형’은 제 모습의 일부일 뿐이에요. 순서상 첫 번째 곡이라고 해서 큰 의미는 없어요.”

미우는 ‘주마등’에 이어 리쌍 개리의 첫 번째 정규 타이틀곡 ‘바람이나 좀 쐐’의 피처링을 통해 또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그에게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하느냐”고 질문하자 미우는 “제가 SNS를 하지 않는다”며 특유의 시니컬함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아예 실감을 못했어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제 일에 집중하기 바빴어요. ‘주마등’이나 ‘바람이나 좀 쐐’는 리쌍 오빠들과 계속 작업해오던 거였고, 제 데뷔곡 뮤직비디오나 스타일링 때문에 정신없었거든요. 하지만 요즘에는 조금씩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조금씩 관심가져보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제가 워낙 무관심하고 무감각한 사람이라….”

미우든 우혜미든 크게 겁나거나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 누구든간에 대중 앞에 나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었기 때문. 다만 선배 가수들과의 비교나 그들을 잇는 또 하나의 보컬리스트로서 주목받는 것은 미우 역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정인 선배님이나 알리 선배님, BMK 선배님을 잇는 보컬이라는 수식어는 당연히 부담되더라고요. 미우나 우혜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잇는다는 것 자체가 비교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선배님들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허나 결론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미우, 그 자신이었다. 그는 “저는 곡을 쓰는 사람이다. 제 곡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 전달하고 싶다. 목소리나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제가 신경 쓰는 것은 가사에서 전해지는 진정성이다”고 밝혔다.

“사실 제가 취해야지 글이 좀 잘 써지는 편이긴 해요.(웃음) 저는 노골적인 것보다 듣는 사람이 해석할 여지를 남겨 두는 가사가 좋아요. 저 역시 책이나 영화를 볼 때 노골적으로 뻔히 드러나면 재미없더라고요. 접하는 사람마다 해석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이 말에 “너무 불친절한 것 아니냐”고 꼬집자, 도리어 미우는 “전 이게 친절하다고 생각 한다”고 똑 부러진 대답과 함께 설명을 이어나갔다.

“점점 쉬운 것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담백하고 똑 떨어지는 느낌도 좋지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랫동안 곱씹을 수 있는 노래 가사가 더 좋아요. 옛날 노래들의 가사처럼 말이죠.”

쉬운 듯 어렵고,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은 대화들이 오가던 중 문득 미우는 “요즘 다시 사춘기가 된 기분이다. 사실 지금 이 모든 것들이 제게는 너무 어색하다”고 운을 뗐다.

“요즘 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대중에게 좋은 평가 받고 인정받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중요하지만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가 나요. 원래 욕심이 없는 아이였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사소한 거에 신경 쓰는지 모르겠어요. 변태 중인가 봐요.”

“20대 초반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스타일도 많이 변했고, 머리도 많이 짧아졌고, 살도 많이 빠졌어요. 생각이 많아지는 만큼 몸도 요동치나 봐요.(웃음) 일상적인 부분에 호불호도 많이 생겼어요. 그만큼 변하고 있는 거겠죠. 정말 길게 내다보면서 천천히 갈 생각이에요. 앞으로 변화하는 미우의 모습 기대해주세요.”

변태 과정, 그 끝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곤 한다. 굳이 설명치 않더라도, 화려한 나비의 날갯짓에서 많은 걸 얘기해주지 않는가. 시간이 흐르면서 한 단계씩 보여줄 미우의 변태, 그 끝의 화려함을 기대해본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매혹적이지만 말이다. (사진제공: 리쌍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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