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솔린 SUV 시장에서 수입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단순히 틈새시장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늘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7인승 이상 대형 가솔린 SUV 시장에 수입차 업계의 관심이 높다. 아웃도어 열풍이 이어지는 데다 국산차 부재로 수입차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것. 폭스바겐 배출가스 스캔들의 영향과 저유가 바람을 타고 가솔린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시장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수입차 업체들이 대형 가솔린 SUV 시장에 눈독 들이는 건 무엇보다 포드의 성공사례가 있어서다. 포드코리아 익스플로러는 독일산 수입차가 득세하는 한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북미산 제품이다. 지난해 포드가 판매한 전체 8,718대 중 익스플로러는 2,985대에 달했다. 덕분에 포드 또한 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9월까지 2,875대가 판매되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익스플로러 인기 요인으로 휘발유 가격 안정화와 높은 상품성, 합리적인 가격 등을 꼽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9월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디자인과 동력계를 변경하고 노면 상태에 따라 접지력을 극대화하는 지형관리 시스템, 전방 상황을 상세히 보여주는 180도 카메라, 평행과 수직주차 등을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핸드프리 리프트 게이트. 차선이탈경보 장치 등 다양한 편의·안전품목을 탑재하는 등 제품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가격은 5,600만원(2.3ℓ리미티드)으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산 인기 수입 디젤 중형 세단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익스플로러는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최신 기술을 반영한 파워트레인과 다양한 편의·안전 품목을 탑재했다"며 "한국 시장에서 포드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상품인 만큼 가격 대비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제품 구성을 갖췄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산차 업계의 행보도 수입 대형 가솔린 SUV의 판매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만581대가 판매된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는 올해 유로6 배출가스 규정 도입에 따라 8월말부터 유로5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 베라크루즈 역시 사실상 단종 절차에 돌입하고 재고 처리에 나선 상황이다.
물론 국산 대형 SUV가 모두 디젤이라는 점에서 가솔린으로 수요가 옮겨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지만 수입산 대형 디젤 SUV의 경우 가격이 8,000만원에서 1억원에 형성된 만큼 포드로선 내심 기대를 하는 대목이다.
대형 가솔린 SUV의 가능성을 본 곳은 포드 뿐만이 아니다. 혼다코리아는 21일 신형 파일럿을 국내에 출시했다. V6 3.5ℓ 직분사 가솔린 i-VTEC 엔진은 최고 284마력으로 이전 대비 27마력 증가했다. 아웃도어 활동에 맞춰 지능형 지형관리 시스템, 전자식 구동력 배분 시스템 등을 갖췄으며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 차선유지보조시스템과 차선이탈경보장치, 추돌경감제동시스템,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8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4개의 USB포트, 1·2열 열선 시트 등 풍부한 편의·안전 품목을 탑재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GS) 평가에서 최고 안전등급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하는 등 높은 안전성을 강조했다 가격도 5,370만원을 설정, 익스플로러를 노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닛산 또한 패스파인더로 가솔린 대형 SUV 시장을 정조준했다. 패스파인더는 7인승 가솔린 SUV로 올초 연식변경을 거쳤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후측방 경고 시스템, 내리막길 주행제어장치 등 안전기능 '세이프티 실드'를 비롯 3열 시트로 접근성을 높인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 유아용 시트를 제거하지 않고도 2열 좌석을 이동시킬 수 있는 래치&글라이드 등 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제품 구성이 특징이다. 야외활동을 위해 2,270㎏까지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도 제공한다. 동력계는 최고 263마력, 최대 33.2㎏·m의 힘을 내는 6기통 3.5ℓ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 엑스트로닉 CVT를 조합했다. 구동방식은 사륜구동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된 판매가격은 5,230만원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스바겐 사태와 모하비 등의 생산 중단 등으로 수입 대형 가솔린 SUV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널찍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품목, 합리적인 가격. 디젤 대비 비교우위가 있는 승차감과 정숙성 등이 강점으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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