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정 기자] 신체의 기능, 감각을 따질 때 손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뇌의 운동 중추 중 손을 담당하는 감각 영역이 전체의 30%에 이른다. 손의 운동과 감각 부분은 뇌에서 가장 넒은 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기능뿐만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손은 큰 상징성을 지녀왔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 호흡한 종교의식에서는 물론이고 사람 사이의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손은 은유적 표현의 핵심이 됐다.
최근 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손을 이용한 ‘손끝놀이’가 유행하고 있는 것. 무심히 지나쳤던 손의 기능에 눈을 뜨기 시작한 셈이다.
▶ 손끝놀이의 정석 바느질·뜨개질에 눈뜨다
바느질, 뜨개질이 인기다. 바느질과 뜨개질에 대한 관심은 최근 2~3년 전부터 태동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출구로 선택한 방법이다. 좁다란 바늘귀에 실을 꿰어 뾰족한 끝으로 천에 구멍을 뚫고 꿰매는 일, 혹은 코에 실을 엮고 반복되는 짜임을 만들어가는 과정. 이 속에서 우리는 단순하게 몰두할 수 있는 일상의 목표가 생긴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잡념을 버리게 된다.
실제로 ‘몰입’의 개념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바느질, 뜨개질은 목표가 뚜렷하고 한 땀 한 땀 채울 때마다 성취감과 노동하는 보람을 얻어 몰입의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이들은 퇴화한 손 근육을 바느질과 뜨개질을 통해 되살릴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몰입하는 목적, 손을 움직이면서 신체의 기능을 발달시키고자 하는 목적 등 다양한 이유로 ‘손끝놀이’가 뜬다.
▶ 이색 공방의 탄생
이에 손을 이용해 다양한 창조물을 주조하는 공간과 카페가 결합한 공방카페가 뜬다. 차를 마시며 손끝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안식처는 없다.
일상에서는 접하기 힘든 체험을 하는 공방카페는 특히 인기다. 도자기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가 그 첫 번째 메인 무대. 가장 손쉬운 시도는 초벌도자기에 스케치와 채색을 하며 자신만의 머그컵을 만드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도자기 흙을 사용해 직접 원하는 도자기 모양을 만들어내는 핸드 빌딩도 체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니어처 만들기가 유행하면서 미니어처 카페가 떠오르기도 한다. 세상의 만물을 축소해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 어느새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 세계를 창조하고야 만다. 뿐만 아니라 블록 쌓기를 하는 레고 카페는 이미 대중적인 손끝놀이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손의 힘’이 심상치 않은 요즘이다.
(사진출처: 황공방, 브릭스, bnt뉴스 DB)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