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스트맨, 나와 당신의 이별

입력 2015-10-29 08: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지난 2010년 첫 디지털 싱글 앨범 ‘다른 여자에게 눈길도 가네요’로 가요계 등장한 포스트맨은 그룹 엠투엠 전 멤버 성태와 실력파 보컬리스트 신지후로 구성된 남성 듀오다. 포스트맨은 멤버들의 출중한 보컬 역량을 기본으로 이후 ‘술이 너보다 낫더라’ ‘눈물이 나’ ‘맴돌아’ 등의 싱글 앨범을 발표, 섬세한 감성 표현과 공감 가는 가사로 대중적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13년 발표한 ‘신촌을 못가’는 이별한 남녀들의 대표 위로 곡으로 자리매김하며 지난해 전무후무한 역주행 차트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한 차례의 이별을 겪는다. 이젠 제법 무뎌질 법도 하건만, 이별을 마주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또 살아야지, 굳게 마음을 먹어보지만 그 공허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간혹 인터뷰를 하다 보면 지나치게 감정 이입 될 때가 있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아닌데, 이상하게 격한 공감이 일곤 한다. 최근 데뷔 5년 만에 첫 번째 미니 앨범 ‘첫 편지’를 발표한 남성 듀오 포스트맨과 한경닷컴 bnt뉴스와의 인터뷰가 그랬다.

‘첫 편지’는 지난 2년간 포스트맨이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통해 완성된 첫 앨범이다. 타이틀곡 ‘월급 받던 날’을 포함해 ‘참 빨리도 잊는다’ ‘이별 후유증’ 등 세 곡의 신곡이 담겼다. 여기에 ‘맴돌아’ ‘아임오케이(I’m OK)’ ‘눈물이 나’ ‘나처럼 사랑했을까’ 등 기존 발표곡들이 더해져 포스트맨 특유의 이별 감성이 듬뿍 담긴 앨범으로 탄생했다.


“포스트맨으로서 5년 만에 첫 미니 앨범이에요. 예전에 엠투엠 활동 때부터 생각해보면 세 번째 앨범이지만 이상하게 더 뭉클한 느낌이 있어요. 자식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뿌듯한 마음도 들어요. 사실 기대가 컸던 만큼 걱정도 있었거든요. 5년을 했다고는 하지만 다시 처음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성태)

“데뷔 한 지는 꽤 오래 됐지만 지금까지 항상 싱글 앨범만 내다보니까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부분이 항상 부족하게 전달됐던 기분이었어요. 이번에는 3곡의 신곡에다가 기존 발표 곡까지 합쳐진 앨범이니까 조금 더 포스트맨의 감성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신지후)

이번 앨범에 담긴 세 곡의 신곡은 모두 타이틀 감이라고 불릴 만큼 각각의 감성과 색깔을 다르게 지니고 있다. 그만큼 멤버들의 정성과 고심이 고스란히 각 곡들에 배어있다는 것을 의미할 터. 이와 관련 포스트맨은 “신곡 3곡의 느낌이 겹치지 않아서 좋다. 노래를 들으면서 지루하거나 지겹지 않게끔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저희 두 사람이 부른 노래기 때문에 각 곡들이 비슷하게 들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감정은 다 다르죠. 똑같이 슬픈 노래더라도 듣는 사람의 상황적인 차이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미치도록 슬플 때가 있을 테고, 또 어떨 때는 덤덤하게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슬픈 감정을 공감하는 데에는 모두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요. 공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신지후)


포스트맨은 “공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들만의 공감적 코드에는 이별 감성이 가장 짙게 깔려 있다. 여기에 일상적인 소재의 소소한 내용이 담긴 가사가 공감의 주를 이뤘다.

과거 힘들고 어렵던 시절을 함께 보낸 옛 연인이 여유가 생긴 지금은 내 옆에 없다는 내용의 타이틀곡 ‘월급 받던 날’은 물론 이별 후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 지낸다는 내용의 ‘참 빨리도 잊는다’, 헤어졌지만 습관적으로 옛 연인의 존재를 되새긴다는 내용의 ‘이별 후유증’까지 이번 앨범 세 곡의 신곡 모두 이별의, 이별에 의한, 이별을 위함을 알 수 있다.

“비슷한 내용이더라도 스타일적으로 다른 곡들을 담고 싶었어요. 저희가 주로 발라드곡을 많이 부르니까 슬픈 감성은 담겨 있지만 미디움 템포의 곡이나 댄스 장르곡으로 스타일적 변화를 시도해봤죠.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보면서 각 곡들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성태)

음악적 변화를 스타일에서 느낄 수 있다면 멤버들의 보컬 표현법은 멤버들의 감정적 변화를 짐작케 했다. 성태는 “과거에는 헤어진 순간의 아픔과 힘든 마음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당시의 추억, 그리움, 아련한 느낌을 담게 된다. 예를 들어 가사를 쓰더라도 ‘우리 이별한 지 5년 됐잖아’는 식이다. 어쩌면 이제는 조금씩 무뎌지기도 한 아련한 미련일 테다”고 설명했다.

“의도한 건 아니에요. 이제 나이도 먹고 경험도 많아지다 보니까 미래의 사랑에 대한 기대감보다 과거 연애에 대한 후회나 연인을 향한 미안함이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 사람과의 이야기들을 추억하게 되고 그 부분들에 대해 가사로 써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신지후)

“우선 노래를 부르는 저희가 남자다보니까 곡들에 남자들의 심리가 많이 녹아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욱 감정적으로 격해지고 빙의해서 듣는 분들도 많고요. 또 포스트맨 노래 특징이 가사 적으로 디테일하기 때문에 감정이입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신지후)


감정적 변화가 있더라도 통하는 공감대는 결국 일치한다는 것이 포스트맨의 생각이었다. 이들이 부르는 슬픈 감정을 받아들이는 리스너들은 위로를 받거나 위안을 삼고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포스트맨이 음악적인 공감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였다.

“듣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나도 그렇다’는 것 같아요. 포스트맨의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 받고, 힘을 얻는 분들은 분명 비슷한 경험들을 갖고 있는 거니까요. 저희는 대중가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때 가장 좋거든요. 듣는 분들이 더욱 와닿고 공감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성태)

수많은 곡들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공감을 자아냈던 포스트맨. 이제는 조금 더 한 발자국 대중에 나아가서 친근함을 전하고자 했다. 포스트맨은 “지금까지는 목소리로 친근하게 다가갔다면 이제는 직접 무대나 방송을 통해 대중과 대면하고 싶다. 저희를 궁금해 하고 기다리는 분들도 점점 지쳐 포기할 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너무 드러내지 않은 것 같아요. 포스트맨의 정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 존재를 잘 모르는 분들은 멤버 두 사람의 목소리를 반대로 알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굵은 편인데 체형만 봤을 때는 바뀐 목소리로 알아요. 그런 부분들을 포함해서 조금 더 대중적으로 편하게 다가가려면 얼굴도 알리고 직접 대중 앞에 서서 노래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신지후)

“기존 음원으로만 포스트맨을 접하던 분들 앞에 직접 서게 되면 더 공감되게 노래를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의 기존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표정이나 다른 부분들을 통해 더 크고 깊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 과정을 거치면 기존 팬들은 물론 더 많은 분들이 저희의 노래에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성태)

이별로 가득한 포스트맨의 첫 앨범 ‘첫 편지’가 아이러니하게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데에는 그 안에 담긴 위로 때문은 아닐까. 한 곡 한 곡 위로의 메시지가 많은 리스너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포스트맨의 ‘첫 편지’를 고스란히 마음속에 새겼으리라 짐작해 본다. (사진제공: 우분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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