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유리 “남편 있는 여자는 부럽지 않지만 아기 있는 여자는 부러워”

입력 2015-11-04 15:31  


[김민수 기자] 최근 ‘진짜 사나이’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4차원적인 모습과 엉뚱함으로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어느덧 한국에 온지도 10년이 되었다며 늘 행복했었다고 아직은 서툰 한국어로 자신을 표현해갔다. 특히 방송에서 보이는 19금 발언도 서슴지 않게 하며 주위를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사유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솔직함과 애교로 이내 밝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나는 모르는 사람한테도 인사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은 한국에서도 통했다. 누구하나 차별하지 않으며 예의까지 바르다. 그가 사유리다. 항상 긍정적인 반면 내면에는 의리와 정의감으로 뭉친 오리지널 진국이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것이라며 방송 활동 이외에 작가일도 꾸준히 하는 사유리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Q. 오늘 화보 촬영 느낌은 어땠는지.
내가 사실 화보 촬영을 많이 못해봤다. 시작하기 전 주위에서 감수성이 많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별로 못한 것 같다.

Q. 아니다. 오늘 정말 잘했다. 실제 방송 이미지와 달리 많이 차분하다.
음.. 태어날 때부터 약간 낯을 가렸다.

Q. 엄청 일찍 가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처음 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딱 3개월만 있다가 다시 돌아갈 생각했었다. 여행 온 기분으로 한국을 왔는데 지내다보니 재미가 있더라. 그때부터 계속 머물게 되었는데 갑자기 일본어를 하면 어색한데 지금 일본에 가면 일본어 잘하는 외국인처럼 느껴진다.

Q. 한국에 살면서 느꼈던 문화적 충격은.
한국에 왔을 때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어봐서 대답을 했다. 보통 일본은 나이를 물어보면 물어본 것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한국은 물어보고 끝이더라. 그래서 내가 ‘아들 주세요’ 그랬더니 결혼 했다고 해서 ‘그럼 물어보지 마세요’라고 말했다(웃음). 많이 섭섭했다. 문화 충격이라고 할 것까진 아닌데 문화 차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 오기 전 여행한 나라와 가장 인상 깊었던 나라는.
터키, 호주, 영국, 프랑스, 라오스, 태국, 중국, 등 여러 나라를 가봤다. 특히 20년 전 고등학교 때 갔던 라오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때 가져간 카메라를 찍어달라고 건넸는데 카메라 자체를 모르더라. 지금은 알겠지만 사람들이 정말 순수했다. 밖에서 가족끼리 밥을 먹고 있으면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밥을 먹고 가라고 할 정도로 경계심도 없으며 따뜻하고 인상적이었다.

Q. 그렇다면 다음에 살 곳을 찾는다면 라오스로 택하겠는가.
아니다. 하와이에서 살 것이다. 하와이에서 팥빙수가게 하고 싶다. 왠지 성공할 것 같다.

Q. 한국에 와서 행복한가.
사람이다 보니 어떤 나라를 살아도 슬플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겠지만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계속 행복하고 지금도 행복하다. 

Q. 일본에 언제 한 번씩 가는지.
보통 5개월에 한 번씩 가는데 2박3일간 지내다 한국으로 온다. 10년 동안 한국에 있어서 그런지 지금 일본에 가면 친구들이 없다. 그래서 엄마랑 자주 있으려고 한다.

Q. 일본에 계신 부모님이 많이 그리웠겠다.
사실 부모님 생각하면 외국에서 살고 있는 것보다 일본에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끔 일본에 가서 부모님 얼굴을 볼 때마다 늙었다고 느끼는데 그 부분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요즘 SNS가 너무 잘되어 있어서 연락은 자주 한다.

Q. 애교 많은 사유리, 집에 있을 때 아버지에게 보여주는지.
아니다. 최근 아빠랑 싸워서 보여주지 않는다. 내가 아빠랑 성격이 똑같고 고집이 세다(웃음). 그래도 우리 아빠 사랑한다.


Q. 얼마 전 남자들도 버티기 힘든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편에서 출연했다. 결정적 출연 계기는.
결정적 계기는 작가한테 섭외가 와서 출연을 결정했다. 그리고 ‘진짜 사나이’ 댓글에 ‘사유리가 나오면 정말 재미있을 텐데’라는 글이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Q.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남자들은 어느 정도 체력이 되기 때문에 화생방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팔에 힘도 없고 체력이 없어서 그런지 각개전투가 가장 힘들었다. 특히 내가 못하면 나 혼자만 힘들면 되는데 주변까지 피해를 줘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Q. 브라운관에서 보는 ‘진짜 사나이’ 교관들은 실제로 무서운가. 여자라고 봐주지는 않은지.
연출하나 없이 TV속 모습과 똑같다. 리얼 다큐다. 우리도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는데 과연 재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는 우리가 일부러 웃기려고 하면 시청자들도 다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냥 정말 열심히만 했다.

Q. 여자와 군대 얘기로 대화가 통하는 것은 혹자도 처음이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도 다시는 가기 싫다는 화생방, 다시 가라고 하면 갈 것인가.
정말 좋았다. 당연히 갈 것이고 사실 힘들었는데 많은 것을 얻었다. ‘진짜 사나이’에서 불러만 준다면 다시 할 생각은 또 있다.     

Q.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편이 준 후지타 사유리의 변화된 모습은.
토크쇼나 다른 프로그램에 나와도 힘들지 않게 느껴진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지 않냐. 군대 생각하면서 힘든 것들 참지 않은가. 나도 프로그램 촬영 시간이 길어져도 군대보다 낫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촬영도 힘들지 않다.

Q.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후지타 사유리는 더 ‘핫’해 졌는데.
거품 같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감이나 관심을 준 것은 감사하지만 그런 인기가 한순간이 아닐까 한다. 방송에 많이 나오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거나 인지도가 올라갔다고 했을 때 내 가치도 함께 올라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만약 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인데 그렇게 스스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다. 인기가 갑자기 많아지고 주목을 받았다고 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즐겁고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Q. 자 그럼 화제를 바꿔서 글을 쓰는 작가일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작가라고 말하기에는 아닌 것 같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데 저번에 책이 나왔었다. 잘 팔리지는 않았지만(웃음). 어렸을 때 줄곧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해 글을 자주 썼다.

Q. 유쾌한 사유리가 혼자를 즐겼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학창시절 어땠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는 아니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소설을 쓰고 혼자서 생각하고 걸어 다니고 여행도 하면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는 뭔가를 표현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원래 성격이면 사람들 앞에 서는 것보다 뒤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감독, 피디, 연출가 등이 나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Q. 솔직한 성격 사유리, 전매특허 19금 발언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가.
사람마다 부끄럽다는 개념이 다르다고 보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그런 19금이 부끄럽지 않다. 일부러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출연료를 받는 것이 더 부끄럽다.

Q. 사유리 롤모델 가수 윤종신 아내 전미라씨라고.
미라언니는 모든 DNA 자체가 좋은 것만 가지고 있다. 내가 만약 아들이 있다면 결혼 시키고 싶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부분이나 인내심 등 나는 정말 사람으로 존경한다.

Q. 사유리 연애 스타일은.
나는 밥을 사주든 옷을 사주든 전부 다 해주는 남자 같은 성격이다. 대신 내 일에 관한 신경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믿고 따라왔으면 좋겠다. ‘짧은 치마 입지마’ 이런 식의 말처럼 내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강요받고 싶지 않다. 내가 짧은 치마를 입었으면 ‘정말 예쁘다. 가서 비키니 입구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개방적이지 않으면 나는 결혼할 수 없다.

Q. 이상형은.
부인이 5명 있는 흑인가수 에이콘이라고 있는데 6번째 부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다. 현재 남자친구는 없지만 사람 마음에 때 묻지 않은 이봉원씨가 내 이상형이다. 나는 사람을 볼 때 정신적인 부분을 보는데 그 사람은 따뜻한 것이 있다.

Q. 좋아하는 음식과 주량은.
나는 와인 한 잔에서 두 잔정도 마시면 몸이 아프고 술과 담배 노는 것은 나하고 맞지 않는다. 친구가 밤에 노자 그러면 나가지 않는데 노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스트레스다. 그리고 내가 샵의 전 멤버 이지혜와 친한데 얼마 전 같이 곱창 먹었다(웃음). 지혜도 술 마시게 생겼는데 마시지 않는다.


Q. 사유리가 가지고 있는 습관과 신념.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한다. 일본도 모르는 사람한테 인사를 하지 않는데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미국이면 그럴 수 있겠지만(웃음). 그리고 딱 한 가지 싫은 것이 있다. 남의 직업을 무시하거나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 위치나 지위에 따라서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적은 나이가 아닌데 결혼은 언제쯤.
모르겠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남편이 있는 사람은 부럽지 않지만 아기가 있는 사람은 부럽다. 하지만 나이가 있으니깐 아기는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결혼 생각하면 너무 일에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
근데 나는 일이 너무 좋다. 내가 정말 상대방이 마음에 들고 미치게 사랑하지 않는 이상 결혼은 어려울 것 같다.

Q.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태어날 때부터 낯을 가려지만 애교는 정말 많다. 우리 엄마도 나보다 애교가 더 많은데 하는 말이 ‘애교는 공짜니깐 많이 주라’고 항상 말한다.

Q. 애교가 그렇게 많은데 남자친구가 왜 없는지. 혹시 모태 솔로는 아닌지.
나이가 있는데 당연히 만나봤다. 전부 다 사랑해서 만났지만 전부 남자들이 도망갔다. 헤어지면 마음은 아프지만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희석 오빠한테 물어봤는데 내가 너무 장난스럽게 하니깐 남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웃음).

Q. 사유리가 외국인이라고 해도 악플은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악플을 보면 어떤가.
보통 이런 인터뷰에서는 ‘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악플도 관심이잖아요’ 이 대답이 가장 적합한 정답이지만 사람은 다 똑같다. 아. 정말 화가 난다. 그래서 악플을 보고 화가 나면 글을 쓰고 싶은 열정으로 트윗터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Q. 한국에서 보이고 싶은 이미지.
바보처럼 보여도 되고 어떻게 보이든 상관이 없다. 그냥 앞서 말한 것처럼 나를 보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마지막 목표.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출판하고 싶다. 장르는 내가 주인공이고 내 러브스토리를 쓰고 있다. 방송은 내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깐 들어오는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 나를 불러준다면 밥값은 꼭 하겠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츄, 레미떼
슈즈: 츄, 닥스슈즈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헤어: 에이컨셉 공민 부원장
메이크업: 에이컨셉 박미경 부원장
장소협찬: 모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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