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떳떳할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종합)

입력 2015-11-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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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진짜 산악 영화가 등장했다. 살을 에는 추위의 12월을 따뜻한 감동으로 물들일 영화 ‘히말라야’가 그 주인공이다.

11월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석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정우,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등이 참석했다.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황정민)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

이날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등산복을 모두 갖춰 입고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먼저 이석훈 감독은 ‘히말라야’의 감동을 온 몸으로 입은 듯 그 때의 고생을 기억했다.

이석훈 감독은 “특정한 장면이 아니고 위험하고 경치가 좋다는 말도 아니다”며 “이런 영화를 찍으면서 너무 편안하고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촬영한 후 관객들에게 보여드린다는 건 위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8000m까지 가지는 못하더라도 만년설이 있는 산에서 촬영을 하고 보여드려야 떳떳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운이 좋게도 네팔, 몽블랑에 가게 됐고 그런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을 비롯해 스태프들 모두 진짜 산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황정민은 “산악영화가 거의 없었다. 그런 궁금증이 가장 먼저 시작이었다”며 “처음의 시작이 산악 영화라 재밌겠구나 했는데 막상 해보니 전혀 쉬운 영화가 아니더라”고 입을 열었다.

또 황정민은 “진짜 8000m까지는 오르진 않았지만 그 이상에 올라간 것처럼 힘들었다. 하면서 많이 반성하기도 했다”며 “다들 ‘힘들다, 힘들다’ 했는데 진짜 힘들었을거다”고 설명했다. 이에 촬영장의 막내 정우 역시 “‘히말라야’ 현장에 오면 너무 자괴감에 빠졌다”며 “황정민 선배는 천하무적 태권브이였다. 라미란 선배님도 여자 분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내가 뒤쳐져 있더라”고 그때의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그는 “첫 날 정민 선배님하고 같이 가고 그 뒤로는 그렇지 못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두통이었다. 두통때문에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너무 예민해져있는 상태였다. 그냥 내 몸 하나 튀지 않게 행동하려 했는데도 튄 것 같다”며 “너무 자괴감에 빠지게 한 날들이 많았다. 난 황정민 선배님이 안 힘드신 줄 알았다. 그런데 혼자 계시는 모습을 봤는데 많이 힘들어 하시더라. 그 때 더 죄송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배우들의 노력이 모여 한 편의 리얼한 산악 영화를 만들어 냈다. 조성하는 “참여한 이유가 딱 하나다. ‘이거 천만이구나’ 생각했다. 제작진, 감독, 배우들을 보고 무조건 갔다. 스케줄도 다 정리하고 참여 했다. 나는 딱 보면 천만이 보인다. 확신한다”고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히말라야’는 모두 함께 산을 타야 되는 것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야했다. 공동의 목표는 같기 때문에 한 길을 가게 돼 있었다”라며 “더더욱 큰 의미로 ‘나 혼자는 안 되는 구나’를 정확하게 알고 왔다. ‘주변을 돌아보고 더 더불어 살아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엄홍길 대장 역을 맡아 팀을 이끈 황정민은 “팀을 이끄는 숙명을 알게 되면서 이런 감정이 엄홍길 대장님이 느꼈던 게 아닐까 많이 알게 됐다. 반성도 많이 하고 산에서 주는 큰 에너지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대본을 읽었을 때는 못 느꼈지만 촬영을 하면서 느꼈다. 그때부터 엄홍길 대장님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의 감정을 되짚었다.

한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적인 산악인들의 동료애가 고스란히 담긴 ‘히말라야’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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