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인터뷰] 이스턴사이드킥 “고단한 인생, ‘굴절률’로 버티길”

입력 2015-11-16 09: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기타 고한결과 보컬 오주환, 베이스 배상환, 기타 류인혁, 드럼 박근창으로 구성된 밴드 이스턴사이드킥은 지난 2010년 첫 싱글 ‘흑백 만화 도시’를 발표하며 라이브클럽 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2012년 첫 정규 ‘더 퍼스트(the FIRST)’와 2013년 EP ‘추월차로’ 발매와 더불어 국내외 다양한 페스티벌 및 공연 활동을 이어오며 음악적 진보와 성장을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2년 만에 2집 정규 ‘굴절률’로 다시 돌아온 이스턴사이드킥은 더욱 강렬하고 뜨거워진 매력을 드러내며 음악 팬들의 반가움을 더했다.

최근 새 앨범 ‘굴절률’ 발표 이후 이스턴사이드킥이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새 앨범 발표 소감을 묻자 먼저 리더 고한결은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실제로 고생도 많이 한 앨범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1집 때는 자연스럽게 음악이 나왔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우리의 새로운 앨범이 생겼다’는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 보다 이번 앨범에 쏟은 노력의 양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고한결)

“20대 초반이었다면 헛된 기대감이나 성공에 대한 욕심이 컸을 거예요. 하지만 이번 앨범은 현실적인 상황을 아니까 이스트사이드킥의 제 자리를 지켰다는 데에 의미를 두는 것 같아요. 큰 기대나 욕심은 내지 않으려고 해요.”(오주환)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마음이에요. 1집 때는 흘러가는 대로 앨범이 나온 것 같은데, 2집 앨범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힘든 기억도 많거든요. 이번을 계기로 다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마음가짐 자체를 새롭게 하고 싶어요.”(배상환)

“신기했어요. 그동안 뭐하고 살았던가 싶었는데 이스턴사이트킥의 새 앨범이 나오니까 뭔가 저 역시 일을 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요. (웃음) 만족도는 합격점이에요. 물론 턱걸이지만요. 기대 이상으로 반응도 좋아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류인혁)

“이스턴사이드킥으로서 제 첫 앨범이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앨범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박근창)


◇ “‘굴절률’, 하나의 덩어리를 만드는 데에 집중”

이번 앨범 ‘굴절률’은 타이틀곡 ‘낮’을 비롯해 ‘차’ ‘식은 쇠’ ‘장사’ ‘88’ ‘묽은 밤’ ‘이빨과 땀’ ‘당진’ 등 모두 10곡이 수록됐다. 이스턴사이드킥은 ‘굴절률’ 속 수록된 10곡 각각의 디테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굴절률’이라는 하나의 덩어리에 의미를 뒀다. 화려하기보다는 간단해야 했고, 굳이 꾸미는 장치를 사용하기보다 앨범 자체의 힘이 작용하길 바랐다.

‘굴절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한결은 “물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깊지 않을 줄 알았는데 깊을 때가 있다. 이처럼 인생도 막상 들어가 보면 실제로는 다르게 보였던 거고, 들렸던 것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고, 배상환은 “왜곡된 시각을 의미한다. 내가 말한 부분은 이건데 듣는 이는 다르게 알아듣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특별히 앨범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나 의미는 없어요. 리스너들에게 뭔가 남기를 바라는 것도 없고요. 다만 어떤 고단함이랄까. ‘굴절률’을 들으면서 고단함 속에서 버틸 수 있기를 바라요. 10곡의 트랙들에는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담겨있거든요. 편하게 들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고한결)

◇ 타이틀곡 ‘낮’, 이스턴사이드킥 색다른 시도 돋보여

타이틀곡 ‘낮’은 이스턴사이드킥의 색다른 시도가 많이 담긴 곡이다. 화려한 리듬을 바탕으로 “오래도 파는구만”라는 반복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낮’에 대해 고한결은 “베이스와 기타가 주던 기본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편곡적인 방식에서 차별성을 뒀다”고 말했고, 오주환은 “어떤 살인자가 나를 쫓아온다는 설정을 두고 숨 쉴 생각 없이 단숨에 불렀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난 앨범들에 비해 이번 음악들이 센 것 같아서 ‘이게 맞나?’ 싶었어요. 비트도 엄청 많이 쪼개서 굉장히 타이트했거든요. 기존에 하지 않았던 음악 스타일을 해 볼 수 있어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박근창)

“(고)한결이가 원하는 건 해비(heavy)한 사운드였어요. 저 역시 좋아해서 해비한 사운드를 구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요. 한결이가 원하고 좋아하는 사운드를 맞추기 위해 충실했던 것 같아요. 결국 ‘굴절률’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류인혁)


◇ “이스턴사이드킥의 색깔? 리더 고한결”

‘굴절률’은 이스턴사이드킥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힘 있는 사운드부터 차분한 사운드와 담담하고 진솔한 가사가 돋보이는 감성까지 엿볼 수 있다. 각각의 트랙들이 갖는 매력과 분위기가 어우러져 단 하나의 이스턴사이드킥의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낼 터. 멤버들은 그들의 색깔을 집합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한결이다”고 입을 모았다.

“고한결이라는 사람 자체가 아닐까 싶어요. 솔직히 다른 멤버들이 교체되거나 없다고 해도 이스턴사이드킥의 색깔이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대체 불가능한 멤버입니다.”(오주환)

이를 들은 고한결은 머쓱해 하며 “전 사실 결제 받는 느낌으로 멤버들에게 곡을 들려준다”고 털어놨다.

“제가 어떤 곡을 써왔을 때 ‘이렇게 해, 저렇게 해’가 아니에요. ‘이렇게 해도 괜찮겠니’가 가장 맞는 말일걸요. 저로 인해 만들어진다거나 책임이 대단하다는 건 사실 건방진 것 같기도 해요. 늘 결제 받는 기분입니다.”(고한결)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원래 계획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를 거창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저 그때그때마다 게으름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거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움직이는 밴드 이스턴사이드킥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 앨범 ‘굴절률’을 발표하며 국내외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이스턴사이드킥은 내달 11일 서울 서교동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굴절률’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개최 예정이다. (사진제공: 플럭서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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