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검은 사제들’ 박소담 “영신아, 참 고생 많았다”

입력 2015-11-20 09:38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선(先) 강동원, 김윤석 후(後) 박소담이다. 배우 강동원과 김윤석을 믿고 찾았던 관객들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박소담을 향해 감탄사를 내뱉었다.

최근 bnt뉴스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이 발견한 진주 박소담을 만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은 사제들’은 개봉 3일째 100만 돌파, 7일째 200만 돌파, 10일째 300만 돌파, 현재 400만 돌파를 앞두며 11월 역대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박소담은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너무 좋다. 실감이 잘 나지 않았는데 선배님들과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온몸으로 느꼈다”고 환호성과 플래시가 가득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앞서 ‘검은 사제들’은 전에 없던 오컬트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도로 흥행 예상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 하지만 시작부터 무서운 기세를 떨치며 처음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독특한 소재고 처음 제대로 선보이는 장르의 영화라 걱정이 많았어요. 작품 속 제 모습들을 관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도 마찬가지고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단순한 무서운 영화,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가 아주 잘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특한 소재를 아주 잘 녹여냈기 때문에 많은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2015년 하반기, 영화계를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닝타임 내내 그는 소녀의 모습에서부터 악령에 깃든 끔찍한 모습까지 수 십 가지의 감정을 그 작은 몸 안에 담아냈다. 특히 박소담은 이 역할을 위해 분장에 삭발까지 감행했다.

“여자로서 고민되는 게 있었어요. 이 역할 때문에 자르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영신이를 끝내고 난 후 사람 박소담으로 돌아와서 거울을 볼 때가 걱정되더라고요. 머리를 길러 나가야되는데 제 자신이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질까봐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나름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시작 전부터 마음을 먹고 한 것도 있었고요. 오디션부터 공지가 돼있었습니다. 2000대 1 오디션이었는데 2차 오디션에서 가발망을 쓰고 봤어요. 그런 모습을 한 오디션은 처음이었어요.(웃음)”


신부와 부제를 각각 연기한 김윤석과 강동원 뿐만 아니라 박소담 역시 외국어 대사들을 표현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특히나 그는 한글과 영어, 라틴어와 중국어를 오가며 더빙과 후시 녹음 없이 직접 악령을 표현해냈다. 작은 다락방 안에서 그들이 펼치는 40분간의 구마 의식은 실제 육탄전 못지않은 긴장감과 함께 공포감까지 자아낸다.

“침대 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고민하다가 가장 큰 차이점을 둘 수 있는 게 목소리라고 생각했어요. 한 달 동안 세트 안에서 찍어야 되는데 목을 다치게 되면 지장이 있으니까 이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촬영 전부터 보이스 훈련을 계속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달 동안 목이 쉰 적이 없었어요.”

“손이 묶여있는데 묶인 상태로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해야 되니까 목과 어깨에 힘이 한 번에 가해지고 저항을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팔을 혼자 못내리겠더라고요. 분장 때문에 피부도 많이 뒤집어져서 쉴 때는 병원 투어를 했습니다.(웃음)”

함께 호흡했던 김윤석(김신부 역)은 박소담에 대해 “요물같은 배우”라고 칭했다. 이에 박소담은 “이번 역할은 제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며 “‘나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걸 가장 가까이에서 계속 보셨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다”고 겸손한 대답을 했다.


앞서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로 빛을 보기 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과 더불어 ‘베테랑’ ‘사도’ 등 2015년 대표작들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증명했다. 기라성같은 선배 연기자들과의 호흡과 더불어 전작들이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기에 그에게도 많은 부담감이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짊어지고 가야되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20대 중반, 제 나이가 맞나 싶었다.

“크고 좋은 작품일수록 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배우로서 해내야 되는 몫이 있는데 그걸 잘 해내지 못하면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제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두 선배님이랑 호흡을 맞추면서 배우가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배우로서 가져야 되는 책임감들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부담이 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짊어지고 가야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부담감으로 이겨내야 하는 마인드 컨트롤 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보신 분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무서운 모습도 있지만 저는 영신이의 모습을 보고 너무 슬펐습니다. 너무 속상한 마음도 있었고 짠한 마음이 있어서 끝나고 난 뒤에 ‘영신아 참 고생 많았다’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따뜻함을 느끼시길 바라요.”

현재 박소담은 온스타일 수요드라마 ‘처음이라서’(극본 정현정, 연출 이효정)에서 청춘의 미(美)를 뿜어내고 있다. 한계 없이 장르와 역할을 불문하고 녹아드는 그의 모습이 앞으로의 박소담을 더욱 기대케 한다.


“스무 살의 풋풋한 로맨스가 재밌었지만 스무 살이기 때문에 커트를 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호흡을 주고받고 또래들끼리 작업하는 게 많이 즐거웠습니다. 선배님들한테 배우고 느끼는 것과 같은 고민을 나누고 있는 친구들과 작업하는 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각각 얻어오는 게 있어요. 성숙한 사랑이야기를 연기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연기를 시작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서 계속 다양한 모습들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역할을 했는데 다음에는 그것과는 또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얘가 얘였어?’ 같은 말이요. 제 이름을 듣고 ‘그 배우라면 믿고 볼 수 있겠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의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부담감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을 꾸준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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