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녀시대만의 ‘판타지아’, 지루함 빼고 ‘다 있다’고 전해라

입력 2015-11-23 08:00   수정 2015-11-24 09:00


[bnt뉴스 조혜진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가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160분을 선사했다.

11월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소녀시대 단독 콘서트 ‘걸스 제너레이션 네 번째 투어 –판타지아- 인 서울(GIRLS’ GENERATION 4th TOUR –Phantasia– in SEOUL)’이 개최됐다.

이번 서울 공연은 소녀시대의 네 번째 단독콘서트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으로, 지난 2013년 6월 개최한 단독 콘서트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선보이는 국내공연이다. 한국에서 네 번째 단독콘서트를 펼치는 것은 걸그룹 사상 소녀시대가 처음으로, 이들은 더욱 의미 깊은 투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1일과 22일 양일간 약 2만여 명 관객과 함께한 이번 콘서트에서 소녀시대는 공연 타이틀인 ‘판타지아’에 걸맞게 섹션별로 멤버들의 색깔과 개성을 극대화한 각기 다른 콘셉트의 무대를 꾸몄다.


◆ 이런 걸그룹 콘서트가 또 있을까요

이날 소녀시대는 오프닝부터 ‘유띵크’ ‘소원을 말해봐’로 걸크러쉬를 유발하는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이어진 ‘예감’ 무대에서는 지팡이를 활용한 안무에 중간 멤버별 댄스브레이크를 더해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쇼걸즈’로 넘어갈 때는 입고 있던 재킷을 자연스레 벗으며 장갑을 끼는 등의 퍼포먼스로 화려함까지 놓치지 않고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콘서트 구성을 소화해냈다.

또한 이들은 ‘키싱유’ ‘그린라이트’ 무대에서는 귀여운 의상에 머리띠 까지 착용하고 등장해 여전한 발랄함을 과시했고, ‘어떤 오후’와 같은 발라드 무대에서는 완벽한 라이브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인’ ‘런데빌런’ ‘미스터택시’에서는 미래지향적인 의상과 딱 떨어지는 안무 등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캐치 미 이프 유 캔’ ‘파이어 알람’ ‘더보이즈’에서는 퍼포먼스의 절정을 찍었으며, ‘라이언하트’와 ‘지’로는 대중성까지 붙잡아 공연장내 모든 관객들이 하나 되게 만들어 ‘역시 소녀시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기도.


◆ 소녀시대 SHY, 그래서 데뷔가 언제죠?

이날 공연에서는 개인 무대 대신 유닛별 무대를 꾸며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가장 먼저 태티서는 자신들의 곡 ‘아드레날린’으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선을 붙잡았다. 또한 보컬라인이 돋보이는 유닛답게 시원시원한 라이브로 듣는 즐거움을 더하며 신나는 무대를 선사했다.

이어 색다른 조합으로 뭉친 써니와 윤아가 마룬파이브의 ‘슈가(Sugar)’ 무대를 꾸몄다. 두 사람은 바니걸 의상으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함은 물론, 객석에서 등장해 팬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겼다. 써니와 윤아는 각각 왼쪽, 오른쪽 객석을 휘저으며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2층 객석에서 스탠딩 구역을 지나 무대로 향하는 동안 팬들의 손을 잡아줬으며, 특히 써니는 한 여성 관객의 무릎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두 사람은 곡이 끝날 때가 돼서야 무대에 올라 엔딩포즈를 취하며 한곡 내내 객석에서 무대를 진행한 팬서비스의 절정을 선보여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또한 이날 팬들 사이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유닛 SHY(수영 효연 유리)가 뭉쳐 파워풀한 댄스무대를 꾸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엄청난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수영, 효연, 유리는 솔트 앤 페파의 ‘푸시 잇(Push It)’을 선곡해 복고풍 코디에 경쾌한 리듬의 안무로 ‘흥’을 더했다.

세 사람은 팀내 댄스라인답게 화려한 춤은 물론, 신나는 라이브 무대를 선사하며 무대를 즐겼다. 유쾌한 매력으로 중무장한 수영, 효연, 유리는 새로운 유닛의 가능성을 열었으며, 소문 속 SHY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말끔히 씻어냈다.


◆ 재미+감동에 초겨울의 크리스마스까지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이 좋아할 소녀시대가 다 담긴 공연이었다. 재치 있는 토크와 VCR영상 등을 통해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지난 도쿄돔 공연에서 불러 이목을 모은 바 있는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발라드 버전으로 감동까지 안겼다.

또 이날 눈길을 끄는 건 무대 위 자연스러운 멘트와 VCR이었다. VCR은 물 흐르듯 곡 소개와 이어졌다. ‘걸스 토크’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으며 립 색깔, 즐겨 마시는 차 등으로 여자들만의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영상의 후반부엔 친구의 남자친구인 사자 얘기를 꺼내며 자연스럽게 ‘라이언 하트’ 무대로 이어졌다.

중간 중간 이어진 멘트에서도 멤버들은 대화하듯 편하게 이야기 했다. ‘어떤 오후’ 무대를 위해 이동하면서도 소소한 멘트로 즐거움을 안겼다. 스탠드 마이크가 등장하자 “마이크 높이가 다 다르다”는 한 멤버의 말에 써니는 “저 까치발 들고 부를 거다”고 이야기, 유리는 “거기서 얼마나 더 드냐”며 만담처럼 대화를 이어가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 각자의 근황을 전하면서 유리는 “아직 방송은 안 나갔지만 ‘동네의 영웅’이라는 드라마를 촬영 중이다”고 전했고, 이에 수영은 “유리 씨는 동네 역할이냐, 영웅 역할이냐”고 물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한술 더 떠 유리는 “의 역할이다”라고, 수영은 “그래도 제목에 들어가서 다행이다”며 끝까지 받아쳐 근황을 전하면서도 팬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앙코르 전 VCR 영상에서 멤버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모습과 각자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라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멤버들은 앙코르 첫 곡 ‘첫눈에’ 중 이동 카트를 타고 무대 곳곳을 누볐으며, ‘다이아몬드’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화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러브 앤 걸스’와 ‘파티’는 특별히 겨울 버전으로 편곡해 겨울 분위기를 물씬 내며 초겨울의 크리스마스를 선사했다.


◆ ‘핑크물결’도 감동을 더했다고 전해라

앞서 기자회견에서 효연은 콘서트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으로 “팬분들이 콘서트 때마다 이벤트를 해준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수영과 티파니는 “21일 공연에 ‘고마워 나의 소녀시대’라는 플랜카드를 들어줘 너무 감동이었다”고 입을 모았던 만큼, 이날 객석에도 이벤트 설명 종이와, 각기 다른 문구가 적힌 분홍색 종이비행기를 찾아볼 수 있었다.

‘다시 만난 세계’ 중 티파니의 ‘사랑해’ 파트가 끝이 난 후 공연장은 그야말로 핑크빛으로 가득했다. 핑크색 야광봉은 군무를 선보이는 무대에서는 절도 있게, 발라드에서는 좌우로 흔들리며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꺼질 줄을 몰랐다. 이 핑크빛 야광봉 물결에 분홍색 종이비행기가 동시에 멤버들이 있는 무대로 향하자 유리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팬들의 이벤트와 앙코르 곡 ‘다이아몬드’ 후 이어진 멘트에서 소녀시대 멤버들은 각자 여기저기 흩어진 종이비행기를 주웠다. 수영은 “왜 이런 종이 따위로 울리느냐”고 말해 감동을 전했고, 유리는 종이비행기에 적힌 ‘소원 어디 안 갔다고 전해라’를 읽으며 “고맙다고 전해라”고 이야기했다. 멤버들은 종이비행기에 적힌 문구들을 읽으며 ‘전해라’를 붙여 고마운 마음을 밝은 모습으로 전했다.


멘트 때마다 공연이 어땠느냐며 소통하던 소녀시대는 마지막 감사인사로 스태프와 자신 멤버들이 수고 했다고 다독인 후 “팬 여러분이 제일 수고하셨다”고 전하기도. 마지막으로 소녀시대는 ‘지금은, 앞으로도, 영원히 소녀시대’ 구호를 팬들과 함께 외치며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판타지아’ 콘서트에서 이들은 꽉 찬 무대구성과 눈 돌릴 틈 없는 퍼포먼스, 다채로운 콘셉트의 무대와 멤버들 각각의 개성이 묻어나는 공연으로 2시간40분을 가득 채웠다. 이날 소녀시대는 감동과 웃음은 물론, 화려함, 멋짐, 귀여움, 발라드 등등 모든 콘셉트의 무대를 소화해내며 그야말로 ‘지루함’ 빼고 다 있는 공연을 선사했다. 

한편 소녀시대는 2016년 1월30일, 31일 ‘걸스 제너레이션 네 번째 투어 –판타지아-’의 태국공연을 시작으로 주요 도시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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