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안시하-서지영, 신데렐라와 요정 마리 그 후

입력 2015-11-26 11:03   수정 2015-11-26 11:06


[bnt뉴스 이승현 인턴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새하얗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감격에 겨워하던 신데렐라와 그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요정 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오직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일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두 뮤지컬 여배우만이 존재한다. 배우 안시하와 서지영의 이야기다.

최근 안시하와 서지영이 뮤지컬 ‘신데렐라’ 공연을 끝마치고 bnt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신데렐라’를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개막을 앞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신데렐라’, 행복을 노래한다면 바로 이렇게

“‘신데렐라’의 신데렐라잖아요. 모든 여배우들이 꿈꾸지 않을까요.(웃음) 더군다나 제가 해보지 않은 장르의 발성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뤄져 있었어요. 도전 의식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작품 중 메인들은 거의 죽어요. 비극이 워낙 많아서 죽거나, 울거나, 소리 지르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근데 ‘신데렐라’는 그러지 않은 작품이었어요. 연습하기 전 음악을 들을 때부터 너무 행복했어요.”(안시하)

“2년 전 브로드웨이에서 ‘신데렐라’를 처음 봤어요. 제가 배우다 보니 작품을 보면서 ‘한국에서 하면 나는 무슨 역을 맡고 싶을까’ 생각했죠. 보는 내내 마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신데렐라와 합을 맞추며 가는 모습들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공연을 하면서 역할이 요정이라 그런지 무대에서 제가 행동하는 대로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반응해주시니까 제 자신한테도 힐링이 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서지영)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은 보통 극에 자기의 감정을 이입시킨다. 그렇기에 ‘신데렐라’는 행복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극적 상황과 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연출님이 후기를 보다 한 취업준비생이 쓴 걸 보여주신 적이 있어요. 자기가 너무 힘들어 좌절하려는 순간 마리의 ‘드디어 이 순간이 왔구나. 네 자신을 믿으렴’이라는 대사를 듣고 다시 힘을 얻어 취업 준비를 한다고 했대요. 또 다른 관객은 신데렐라의 ‘제 이름을 들으면 희망을 가질 테니까요. 불가능은 없어요’라는 대사에 울컥해서 울었다고 해요.”(안시하)

지난 2007년 뮤지컬 ‘햄릿’을 통해 인연을 맺은 안시하와 서지영은 작품이 끝난 후 한참동안 왕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서지영이 뮤지컬 ‘아이다’를 보러가 암네리스 역을 맡은 안시하를 다시 만났다. 그 후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부터 ‘조로’ ‘신데렐라’까지 함께 한 작품만 세 번째.

“그냥 편해요. 시하 배우한테는 예기치 못한 일이 무대에서 생겼을 때 제가 그걸 해결 안 해줘도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믿음이 있어요. 시하 배우나 저나 약속한 거, 연습한 거 그대로 하는 배우에요. 공연하다가 어떤 약속되지 않은 행동을 해도 ‘얘는 잘 받아줄 거다’는 믿음이 서로 있어요.”(서지영)

“대사를 잊어버리는 경우와 같이 의도치 않게 애드리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불필요한 애드리브는 하지 않아요. 극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죠. 상황이 위급해 모면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만 객석을 웃기려고 시작하다 보면 극이 깨지기 마련이에요.”(안시하)


◆ ‘프랑켄슈타인’, 그 이름만으로도

지난해 괴물 같은 작품의 탄생이라는 찬사와 함께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9개 부문을 수상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재공을 앞두고 있다. 서지영과 안시하는 초연에 이어 재연 역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을 말하는 두 사람에게서 강한 자긍심까지 느껴졌다.

“‘프랑켄슈타인’을 너무 사랑해요. 작품 초연할 때는 초연 배우들의 긍지가 있어요. 프랑켄슈타인은 커튼콜 나갈 때 독립투사가 된 기분이 들어요. 우리 뮤지컬이고 우리가 만들었으니까요.”(서지영)

“제 커리어에 ‘프랑켄슈타인’이 있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프랑켄슈타인’은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작품이에요. 음악감독님이 ‘내가 뮤지컬 배우다. 뮤지컬 배우라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며 만든 노래를 각 캐릭터마다 넣으셨다고 보시면 되요. 거기에 감정은 극본 연출님이 극대화 시켜서 ‘뮤지컬 배우는 이렇게 해야 된다.(웃음) 가장 한계에서 네가 울 수 있는 데에서 가장 극고음을 내봐라’는 식으로 만든 작품이에요.”(안시하)

극한의 감정을 오고가는 연기 속에서 노래와 감정을 모두 표현해야 한다는 점은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부분일 터. 오열하면서 절제까지 해야 한다. 차라리 시원하게 표출하는 게 쉽게 느껴질 정도다.

“눈물 흘리면서 노래한다는 게 되게 힘들어요. 제가 1막에서 내레이션하며 부르는 노래는 절제를 해야 되는 씬이에요. 노래하며 나오는 눈물, 콧물은 닦지 않고 흘러가게 둬요. 닦는 순간 극이 깨져버리거든요.”(서지영)

뮤지컬 배우라면 치열하고 미친 듯한 연기를 갈망한다. 격하게, 끝까지 가보는 거야 말로 배우로서 느껴보고 싶은 희열 중 하나지 않을까. “‘프랑켄슈타인’에서 이러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며 행복해 하는 두 배우에게서 모든 준비를 마친 엘렌과 줄리아가 보였다.

“모든 배우가 1인 2역을 맡아요. 그 캐릭터들이 다 극과 극이라 보시기 재미있을 거예요. 인생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또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고 극이 무겁진 않아요. 눈물을 흘리며 느끼는 카타르시스처럼 세상이 갑자기 아릅답게 보이는 걸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서지영)

“아마 한 번도 안 본 관객은 있어도 한 번만 본 관객은 없을 거예요. 더 많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공연장에 오셔서 직접 확인하세요.”(안시하) (사진제공: 쇼홀릭)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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