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2015년 연말을 알차게 보내는 배우 중 이름을 빼놓으면 섭섭한 이가 있다. 지난해 12월 군복무를 마친 뒤 현재까지 연기자로서 쉴 틈 없는 행보를 보이며, 마침내 그 결실을 대중들 앞에 내세운 유승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군 입대 전 단순히 귀여운 국민 남동생의 모습으로 사랑받았다면, 현재 유승호는 성인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며 보다 성숙한 이미지 변신을 선보이고 있다. 2015년을 알차게 마무리 지을 유승호의 활약에 집중해보자.
까칠한 웹툰 작가의 반전 생활…‘상상고양이’ 현종현
MBC 에브리원 화요드라마 ‘상상고양이’(극본 서윤희 김선영, 연출 이현주)는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진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유승호는 웹툰 작가 지망생 겸 서점 아르바이트생 현종현 역을 맡아 소통에 서툰 현재 청춘들의 모습을 연기한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누구보다 이기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종현이지만, 집에 있는 자신의 특별한 고양이 복길을 위해서라면 아르바이트까지 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소통이 어렵고 외로움이 가득한 21세기 청춘들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 속 종현은 오나우(조혜정)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까칠한 말투와 딱딱한 표정을 고수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 하지만 자신의 고양이 복길에게만은 “복길씨”라며 다정한 애칭을 부르는가 하면 “너는 나 두고 어디 안 갈 거지?”라며 고양이 집사로서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반전 매력을 드러낸다. 이 같은 츤데레 남자와 고양이의 특급 케미는 여성 시청자들의 리모콘을 봉인할 수밖에 없는 마성의 공식이기도 하다.
기억을 잃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들어 보인 작은 주먹…‘리멤버’ 서진우
9일 방송될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속 유승호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서진우로 등장한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는 살인 혐의에 휘말리게 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살인자이자 아들도 없는 남자라고 생각한다. 서진우는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연소 변호사로 거듭나 거대한 음모에 맞서 싸우게 된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라 선택하게 됐다”며 출연 이유를 밝힌 바 있는 유승호는 “최연소 변호사라는 점이 가장 하고 싶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법정에서 보면 사실 상당히 안 어울린다. 어린 친구가 마치 아빠 양복을 입은 듯한 자세로 변호를 한다. 만약 그런 인물이 실존한다면 ‘리멤버’에 나오는 진우 같은 인물이지 않을까 싶다”며 이제껏 선보인 적 없는 전문직 남성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네 기억이 되어 줄게”라며 손을 뻗는 이인아(박민영)와 그 손을 잡는 서진우의 눈빛은 7살의 연상연하 케미를 기대케 하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 “극중 제 담당은 멜로다” “이모로 보이지 않는 것이 목표다”는 확고한 목적을 밝히며 작정하고 멜로를 예고한 박민영과 여배우의 팔짱에도 어쩔 줄 모르는 유승호의 호흡은 가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극중 조폭 변호사 박동호 역을 맡은 박성웅은 억울한 누명에 빠진 부자(父子)를 위해 변호를 맡아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박동호에게 백팩에 담긴 돈다발을 쏟아내면 “이 돈이면 우리 아빠 살릴 수 있어요?”라며 울먹이는 서진우의 모습은 남녀 케미 못지않게 짙은 남남 케미의 전초전을 알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 마디 말 보다 백 마디 눈빛으로…‘조선마술사’ 환희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은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극중 유승호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 역을 맡아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모습부터 위험한 대결을 펼치는 상남자의 치명적인 매력까지 선보일 전망. 예고 영상 속 유승호는 “나는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며 촉촉한 눈빛을 발사하는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모성애를 자극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최근 ‘조선마술사’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유승호는 마술에 대한 고충뿐만 아니라 “화려하지만 쓸쓸한 인물의 환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음을 밝히기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사극 판타지 로맨스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남사당패 얼른쇠를 모델로 삼은 환희와 1636년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의 볼모로 잡혀간 의순공주(고아라)를 모티브로 삼은 점 또한 대중들에게 놓치고 싶지 않은 호기심으로 다가온다.
지난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를 통해 데뷔를 알린 유승호는 어느덧 16년 째 우리 곁에 머물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제대 당시 유승호는 “현역 시절 TV 보는 것이 싫었다. 다신 연기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며 걱정을 내비친 바 있다. 그렇기에 그는 현재 누구보다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유승호가 팬들에게 환호를 받는 것은 단순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청춘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역사적 인물을 매력적으로 각색하며 진한 가족애를 그리는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이미지의 변신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무언의 이야기일 터.
자신의 본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유승호의 무한 도전은 결과의 흥행 유무를 떠나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진출처: MBC에브리원 ‘상상고양이’, 영화 ‘조선마술사’, SBS ‘리멤버’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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