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모델, 이요백

입력 2015-12-15 16:39  


[이유리 기자] 2015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저마다 다른 의미로 마감될 한 해지만 이 남자 모델에게는 유독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다.

2015년 3월. 모델을 꿈꾸며 무작정 가로수길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청년 이요백이 유명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의 캐스팅으로 모델계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그는 곧 패션계의 뮤즈가 되었다.

채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그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bnt와 진행한 이번 화보에서 그는 자신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줬다. 장난스럽다가도 진지했고 또한 강렬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모델로 데뷔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놨다. “말하는 대로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낙천적이고 또 진중했다.  

Q. 오늘 화보촬영은 어땠나
아직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모든 게 다 재미있다. 촬영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재밌기에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화보 콘셉트를 떠나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과 대중들이 화보를 봤을 때 예쁘다고 하면 무엇이든 좋다.

Q. 24살인 올해 3월에 데뷔했다. 모델치고는 조금 많은 나이다
원래는 모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원래 축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계속 할 수 없게 됐다. 군대에 다녀온 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고민했었다. 군대에서 케이블 티비를 보는데 모델 김원중이 나오더라. 너무 멋있어서 ‘나도 모델 한 번 해봐야지’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모델의 길로 들어섰다.

Q. 축구선수였다가 모델이 되다니 신기하다
내 고향이 강원도 태백이다. 초등학교 때 경주로 이사를 간 뒤 중학교부터는 서울로 올라가 축구를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독일로 가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다. 그러다 무릎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고 1년 동안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지냈다.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살면서 여행도 하고. 그러다 신사동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채한석 실장님께 캐스팅되었다. 무조건 하겠다고 그러고 사장님께 아르바이트를 빼달라고 부탁드렸다. 나중에 왜 캐스팅 하셨냐고 실장님께 여쭤보니 “똘기가 있어 보였다”고 하시더라(웃음).

Q. 운동선수는 보통 한 길만 보고 달려가는데 부상 후 막막했을 것 같다
힘들었다. 그 때가 운동하면서도 슬럼프 기간이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그런 것이 한 번에 터진 것 같았다. 주변 환경과 스스로에 대한 원망도 많았다. 한국에 들어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했다.

Q. 운동에 최적화된 몸이었는데 모델들은 보통 슬림하지 않느냐
미친 듯이 살을 뺐다. 원래 상의는 105가 딱 맞을 정도였고 바지는 36사이즈였다. 운동도 많이 하고 먹는 것도 조절하고 좋은 음식만 챙겨먹었다. 축구는 다리 두꺼워질까봐 안했다(웃음). 유산소 운동하면서 저중량 근력운동을 했다.

겟업에 지원이 형이 헬스장 협찬을 해주고 운동도 도와주셨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운동 초반에는 먹는 것을 트레이너 형에게 모두 사진 찍어 보냈다. 패션위크 기간에는 솔직히 굶었다. 굶고 자고 일어나면 살이 빠진다.


Q. 처음 모델한다 했을 때 주위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축구도 모델도 크게 예체능이지 않느냐. 축구로 한 번 실패를 했는데 왜 하려고 하냐고 만류하셨다. 그런데 사실 축구할 때도 부모님은 하지 말라고 그러셨는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다(웃음).

개인적으로 축구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더 긴장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골은 기회가 왔을 때 감각적으로 움직여 찰나의 순간에 만들어지는 거다. 모델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러면 기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다.   

Q. 친구들 반응도 궁금하다
운동을 했다 보니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들은 별로 없다. 처음에 모델 한다고 했을 때는 “하고 싶다고 되냐”, “정신을 못 차렸다” 이런 반응이었다. 이젠 내가 찍은 화보와 영상을 보고 좋아해준다.

예전부터 내가 천억을 벌 것이라 꾸준히 말했는데 올해가 8년 째, 내년이면 9년째 그렇게 말하고 있다. 너무 큰가(하하). 말하다 보면 다 다 된다고 믿으니깐 언젠가 이뤄질 거라 생각하고 있다.

Q. 김원중을 보고 모델을 꿈을 꿨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롤모델이 김원중인가
그렇다. 모델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디가면 김원중을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했다. 그러다 가로수길에서 우연히 한 번 본적이 있는데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Q. 김원중의 어디가 그렇게 멋있던가
운동 그만두고 군대 가기 전이었는데 친구들이 나보고 모델 김원중을 닮았다고 하더라. 그때만 해도 모델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찾아보고 ‘멋있다’하고 말았다. 그런데 군대에서 티비를 통해 또 다시 본 것이다. 그때부터 막 찾아보기 시작했다. 화보 사진, 스트릿 패션을 주로 봤는데 옷을 너무 잘 입기에 막연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생각했다.

Q. 데뷔 후 김원중을 실제로 봤나
아직 기회가 안 닿아 작업은 같이 하지 못했다. 컬렉션에서는 뵀다. 형한테 가서 너무 존경하고 팬이라고 말했다. 형을 보고 모델이 됐다고 말하니 감사하다고 답해주셨다. 너무 좋았다.

Q. 스트릿 패션 이야기를 했는데 스타일링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초반에는 원중이 형을 좋아해서 그런지 스타일링도 원중이 형 스타일을 많이 참고했다. 요즘에는 최대한 깔끔하게 입는 편이다. 터틀넥이나 후드 위에 코트를 걸치던지 올블랙으로 입는다던가. 최근에는 넥타이에 관심이 많아져서 흰 셔츠에 넥타이를 매는 스타일링을 자주 한다. 개인적으로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Q. 쉴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혼자 살다 보니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한다. 장도 봐오고. 이틀 삼일 정도 쉬는 날이 있으면 하루는 그냥 잔다. 여유가 있을 때는 서점에 가서 보고 싶었던 책도 사서 읽고 저녁엔 친구들 만나서 술도 먹고 늦잠도 자고 그런다.

Q. 예술적 감성과 재능이 풍부한 것 같다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님이셔서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그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남들은 컴퓨터를 할 때 나는 심심하면 피아노를 쳤다. 그림도 자주 그렸고 블록놀이도 자주 했다. 따로 배우진 않았지만 그냥 내 방식대로.

미술도 배우지는 않았지만 건축도면 그리는 것을 좋아해 종종 그리곤 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여자친구에게 피아노곡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 사람을 위한 건축도면을 그려 그 집에서 살아도 좋을 것 같다.

Q. 연애하면 로맨틱한 남자친구일 것 같다
연애를 딱 한 번 해봤다. 나도 내 스타일을 잘 모르겠다. 상대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그 사람을 위해 희생을 해도 좋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


Q. 이상형이 궁금하다
입술이 도톰한 여자. 예전에는 키 크고 늘씬한 여자가 좋았는데 최근에 바뀌었다. 키스를 부르는 입술(하하). 너무 여리거나 연약한 것보다 조금은 강한 면이 있는 사람이 좋다. 아 피부도 좋으면 좋겠다.
 
Q. 친분이 있는 모델 친구들이 있나
회사 식구들과 친하다. 재훈이 형과 수인이 등과 함께 어울려 다닌다. 수인이는 만나자마자 그 날 당일 바로 술 마셨다. 그렇게 잘 붙어 다닌다.

Q. 마리텔에 황재근 디자이너 게스트로 잠깐 얼굴을 비췄다
긴장을 많이 했다. ‘패션 정글’이라는 방송 경험이 있기에 갈 때는 자신 있었는데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Q. 여기저기서 이요백을 찾는 사람들이 느는 것 같다
나이에 비해 모델 일을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밝아서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촬영장가면 제가 많이 웃겨드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기억해주시고 불러주시는 것 같고 재밌게 촬영하다보니 결과물도 좋게 나오는 편인 것 같다.

Q.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대중들이 모델 이요백의 어떤 점을 좋아해주면 좋겠나
사실 그것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직 나도 내 매력이 뭔지 잘 모른다. 그냥 ‘이요백’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최근에 일이 많이 늘어 그런지 거리에서도 알아봐 주시는 분이 종종 계신다. 너무 감사하다. 그냥 나를 봤을 때 좋아해주시면 좋겠다.

Q. 모델 외에 관심이 가는 것이 있나
굳이 패션 쪽이 아니더라도 예술과 관련된 일이 좋다. 연기도 해보고 싶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피아노로 작사 작곡도 해보고 싶다.

Q. 연기를 배우고 있나
소속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연기를 같이 배웠다. 드라마 ‘처음이라서’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화보 촬영은 스틸컷으로만 보이지만 그것도 하나의 연기라 생각한다. 그것이 영상으로 모아지면 연기 비슷한 류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되든 안 되든 꾸준히 가지고 가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


Q.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이 있나
‘스물’에 김우빈씨가 맡았던 역이나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씨가 맡았던 역을 좋아한다. 멋진 역과 조금은 시트콤스러운 연기도 다 해내는 것이 좋아보였다. 영화 ‘위플래쉬’ 속 마일즈 텔러가 맡은 역과 ‘윔블던’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맡은 역도 좋다. 개인적으로 배우 짐 캐리를 좋아한다. 그의 표정이나 다이나믹한 행동이 너무 재밌어서 많이 따라했다.

Q. 모델 이요백에게 2015년 어떤 해였나
너무나도 감사한 한 해였다. 모든 일들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패션계에서 많이 찾아주고 예뻐해 주신 것들 큰 복이라 생각한다.

Q. 2016년은 어떨까
굵직한 계획은 없다. 계획을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깐 한 단계 성장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말하는 대로 된다고 믿는다. 모델 해보자 했을 때도 다른 친구들이 “되겠냐”고 했지만 정말 됐다. 연기도 해보고 싶다.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우선은 사람들이 꾸준히 기억해주는 오래가는 모델이 되고 싶다.

기획 진행: 심규권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슈퍼스타아이, 에이인, 펠틱스, 맥앤로건
슈즈: 슈퍼스타아이
헤어: 에브뉴준오 한결 실장
메이크업: 에브뉴준오 경아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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