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기자] 2015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저마다 다른 의미로 마감될 한 해지만 이 남자 모델에게는 유독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다.
2015년 3월. 모델을 꿈꾸며 무작정 가로수길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청년 이요백이 유명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의 캐스팅으로 모델계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그는 곧 패션계의 뮤즈가 되었다.
채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그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bnt와 진행한 이번 화보에서 그는 자신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줬다. 장난스럽다가도 진지했고 또한 강렬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모델로 데뷔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놨다. “말하는 대로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낙천적이고 또 진중했다.
강원도 산골소년이었던 그는 중학교 때부터 축구를 해 독일에서 축구선수 생활까지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슬럼프와 무릎 부상으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당시 심정에 대해 “그 때는 주변 환경과 스스로에 대한 원망도 많았다. 한국에 들어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어찌 보면 전혀 모델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던 그가 모델이 되기까지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첫 계기는 티비 속에서 본 김원중이었다. “군대에서 티비를 보는데 모델 김원중이 나왔다. 너무 멋있어서 나도 모델 한 번 해봐야지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사실 입대 전 친구가 나에게 김원중을 닮았다고 했다. 그 때는 모델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멋있다 정도였는데 군대에서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모델 김원중에 소위 말해 ‘꽂힌’ 그는 김원중의 화보와 스트릿 패션을 찾아보기 시작하면 모델의 꿈을 조금 키워갔다.
그는 제대 후 ‘꿈의 길’이었던 가로수길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꿈같은 일이 생겼다.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에게 캐스팅 된 것. “룩북 촬영 제안이었는데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왜 캐스팅하셨냐고 여쭤보니 나한테 똘기가 보였다고 하시더라” 이유야 어찌됐든 그렇게 그는 모델로 첫 데뷔를 하게 됐다.
그가 모델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만류가 이어졌다. 특히 그의 부모님은 축구로 한 번 실패를 한 그가 또 다시 예체능의 길을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확고했다. “축구로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더 긴장해서 잘 하고 있다”며 “기회가 왔을 때 골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모델도 마찬가지다.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렇다고 모델이 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운동으로 다져진 그의 몸은 슬림한 모델들의 몸에 맞지 않았다. 그의 표현대로 ‘미친 듯한’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트레이너에게 먹는 것을 모두 사진 찍어 보내며 식단조절을 했고 유산소와 저중량 근력운동을 병행했다. 패션위크 기간에는 굶기도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그는 단기간에 훌쩍 성장했다. 많은 화보를 찍으며 유명 포토그래퍼와 작업했고 성공적인 런웨이 데뷔 무대로 마쳤다. 최근에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 ‘마리텔’에 황재근 디자이너 게스트로 얼굴을 잠깐 비추기도 했다. 그는 ‘마리텔’ 출연 소감으로 “가기 전에는 자신 있었는데 막상 가니 긴장이 돼서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서 ‘스물’ 속 김우빈의 역과 ‘별그대’ 속 김수현의 역을 좋아한다며 “멋진 역과 시트콤 연기를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아보였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외국배우로는 짐 캐리를 좋아해 그의 표정이나 다이나믹한 행동을 많이 따라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5년은 모델 이요백에게 ‘너무나 감사한 한 해’였다. “모든 일들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는데 패션계에서 많이 찾아주고 예뻐해주신 것들 모두 큰 복이라 생각한다”며 “촬영장가면 내가 많이 웃겨드리는 편인데 그래서 더 기억해주시고 불러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껏도 매력적이었지만 그에게는 아직 보여줄 모습이 더 많다. “아직 나도 내 매력이 뭔지 잘 모른다”고 말하는 그는 대중들에게 “그냥 ‘이요백’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며 “최근에 거리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너무 감사하다. 그냥 대중들이 나를 봤을 때 좋아해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에게는 큰 꿈이 있다. 8년 전부터 지인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처럼 ‘천억’을 버는 것. 조금은 현실성 없어 보이지만 그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말하는 대로 된다고 믿는다. 모델을 하고자 했을 때도 다들 ‘되겠냐’고 했지만 정말 됐다” 채한석의 말처럼 그에게는 똘기와 함께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하는 꾸준한 모델이 될 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기획 진행: 심규권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펠틱스
헤어: 에브뉴준오 한결 실장
메이크업: 에브뉴준오 경아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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