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가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보험표준약관 개정 작업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회는 지난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보험표준약관 개정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개진했다. 개정안은 사고 대차 시 렌터카 제공 방식을 동종에서 '동급'의 최저 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대차기간을 '통상의 수리 기간'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급'의 차란 배기량과 차령이 유사한 차를 의미한다. 지난 11월 개정안 발표 당시 BMW 520d 이용자가 사고 대차 시 현대차 쏘나타를 지급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김주평 연합회장은 "고가의 차로 각종 고비용 문제의 본질을 개선하기보다 엉뚱한 규제양산으로 힘없는 렌터카사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이번 개정안은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렌터카사업 종사자 모두가 개정안 저지를 위해 단합된 모습으로 차분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노성현 법무법인 혜승 변호사는 개정안의 법리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개정안이 통상 손해의 원칙과 자동차보험에서 대물배상의 본질에 반한다"며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국산차를 타도록 유도 또는 강요하는 만큼 내국민대우의 원칙(National Treatment)위 반으로 통상마찰의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종배 연합회 부회장은 "손보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번 개정안으로 피해보상 축소와 피보험자 부담증가, 렌터카사업자들의 부담 등이 우려된다"며 "대다수의 선량한 렌터카 사업자에게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체의 피해도 우려된다는 게 연합회 입장이다. 사고대차 전문업체인 애이미렌트카 황태윤 대표는 "개정안은 현행 표준약관을 신뢰하고 고가차를 할부로 구매해 사업을 운영해왔던 대다수 중소 렌터카사업자들의 정당한 기대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업자들이 사실상 보유 중인 고가 차를 모두 처분할 수밖에 없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정비업체를 운영중인 최종호 S카모터스 부사장은 "수입차 정비센터 부족, 부품조달 기간의 장기화, 고가의 정비공임, 대체부품 활용 미흡 등 수입차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이번 개정안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는 "이번 개정안은 실질적인 보험료 인상으로만 귀결될 뿐 저가차 이용자의 권익을 위한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험사가 정확한 통계자료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문제점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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