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이재, 그녀가 돌아왔다

입력 2015-12-22 10:51  


[박승현 기자] 큰 눈, 오똑한 코 누가 봐도 예쁜 미인형의 얼굴에 뛰어난 연기 실력까지 겸비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허이재는 오랜 시간 연기의 길을 떠나 배우가 아닌 삶을 살아왔고 다시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예쁜 외모에 인상 깊은 연기로 많은 주목은 받았던 그.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로 다시 돌아온 그는 더 많은 작품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연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시원하고 활발한 성격과 적극적으로 자신의 일에 임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그가 얼마나 연기를 그리워했을지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가 보여줄 연기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가 될 뿐이었다. 허이재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겪어오며 새로이 성장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온 허이재와 나눈 반가운 이야기를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워낙 평소에 화보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안 해보는 스타일을 연출해도 오버스럽지 않으니까 그런 것이 재밌다고 느껴져서 그런지 많이 즐기는 편이에요. 잡지도 자주 보고 콘셉트를 정해서 연출하는 것이 즐거워요. 화보는 과한 메이크업과 의상을 해도 어색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이 즐거운 것 같아요.

Q. 네 가지의 콘셉트 중 가장 맘에 들거나 기대되는 콘셉트

첫 번째랑 마지막 콘셉트요. 첫 콘셉트는 세탁소 안에서 찍었는데 그런 콘셉트를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해봐서 너무 좋았고요. 마지막은 포즈도 심플하면서 톤도 맘에 들고 그런 느낌을 좋아해서 더 기대되는 것 같아요.

Q. 공백기 동안 뭐 하며 지냈는지

사실은 평상시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을 좋아해요. 비단 직업 때문만 아니라 평소에도 영화 보는 것을 즐겨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종류가 비주류라 같이 보러 갈 친구가 적어요. 그래서 혼자 영화보고 그런 편이에요.

Q.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 등 쟁쟁한 영화에서 큰 주목을 받았었는데 당시에 연기를 멈추게 된 이유 그리고 그 동안 연기가 하고 싶지 않았는지

결혼 때문이었죠. 결혼을 했고 아기가 있는 상황에 집중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어떤 일이든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꼭 해야 하고 또 기왕 한다면 정말 잘 해야 된다 생각하는 성격이라 가정에 전념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연기는 정말 많이 하고 싶었죠. 워낙 영화 보는 것도 좋아했고 멋있는 작품 볼 때마다 나도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

Q. 복귀와 동시에 알려진 이혼 사실, 큰 주목을 받았는데

이혼 한 것은 사실이니까 기사도 뜰 테고 그럴 거라 생각은 했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깜짝 놀랐던 것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 사실에 대해 궁금해 하시고 주목을 해주시는 부분이었어요(웃음). 그게 그냥 신기한 거에요. 갑자기 왜 저렇게 기사가 많이 나가고 또 많이 보시는 걸까 란 생각을 했죠. 생각보다 너무 많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놀랐어요.

물론 관심 가져 주시는 만큼 더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응원해주고 복귀를 지지해주시고 좋은 모습 기대한다는 얘기도 해주셔서 위안도 얻은 것 같아요.

Q. 완전한 연기 복귀, 맡고 싶은 역할 있는지

드라이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간 해 왔던 역할 중 그래도 제일 시니컬 했던 것이 해바라기 희주 역할인데 그 역할도 사실 내면에는 정이 있지만 겉으로는 틱틱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좀 더 무미건조한 느낌의 역할 해보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처럼 늘 드라마틱하고 타인에게 섬세하고 그럴 수 없잖아요. 사는 것이 바쁘고 그러니까. 굴곡이 있는 느낌보다는 현실적이고 드라이한 느낌의 역을 해보고 싶어요.


Q.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 젊은 우주 役, 주연으로 복귀한 오랜만의 촬영 어땠는지

오랜만의 현장이었는데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고 너무 재밌게 촬영 한 것 같아요. 스텝분들도 잘해주시고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요. 연기자 분들도 좋은 분들 만나서 재밌고 즐겁게 찍은 것 같아요. 모두 사이가 좋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어요. 그래서 재밌었어요.

Q. 동해에서의 촬영

올 로케로 촬영을 했죠. 3주 정도 가있었던 것 같아요.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있어서 내려가서 쭉 한꺼번에 할 수 있었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바닷가도 있어서 힐링도 하고 그랬어요. 사실 지수 언니가 하신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어요. 언니한테도 말씀 드렸었지만 정말 기대됐거든요. 언니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같은 연기자로서 또 후배로서 관객으로서도 기대가 돼서 좋았어요. 긴 시간 후의 복귀를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Q. 스스로 만족스러웠는지

저는 시사회를 가도 정말 제가 나오는 장면에는 눈을 가려요. 솔직히 얘기하면 왜 저렇게 했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보기가 힘들어요(웃음). 완벽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만족스럽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작품

작품이 기억에 남기 보다는 현장이 기억에 남아요. 이번 작품인 ‘우주의 크리스마스’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정말 즐거웠으니까 좋았어요. 제가 안 걸리는 씬 이어도 구경하러 가고 그랬거든요. 현장에 상주하는 스텝처럼 매번 찾아가고 그랬죠.

김경형 감독님께서 경력이 오래돼서 많은 여배우 봤지만 너 같은 배우는 처음이라고 너처럼 정말 밝은 배우는 처음이라고 진심을 담아서 얘기해 주셨죠(웃음).

Q. 사랑스러운 외모, 실제 성격은 어떤 것 같은지

웃기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어요. 활발하단 얘기도 잘 듣고요. 현장에서 만나서 바로 촬영을 들어가는 사이지만. 과하게 친근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마음을 열어야 상대방도 마음을 열 수 있고 서로 마음을 열고 촬영을 하면 그게 다르더라고요. 또 촬영을 하는 경우에는 딱 집어서 직언으로 말씀해주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하기로 마음 먹으면 잘 하는 게 좋다 생각해서 신경 쓰지 않아요. 어중간하게 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것이 싫어요. 맘에 안 들면 티 내지 않아도 티가 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저는 말은 안하고 찝찝해 보이는 것이 상대방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 생각해서 더 솔직하게 말하고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Q. 허이재라는 이름 참 독특하다. 어떤 뜻 있는지

본명인데 이름을 지으러 갔을 때 이 쪽 계통의 일을 할 것 같다고 하셔서 아버지가 그건 좋지 않으셨는지 반대로 공부를 잘 하는 이름을 지어오셨대요. 그게 이재인 거죠. 근데 이렇게 배우를 하고 있으니 제가 이름의 힘을 이긴 것 같아요(웃음).

Q. 배우로 다시 돌아온 허이재가 듣고 싶은 수식어 있다면

듣고 싶은 수식어는 없고 연기 잘 한다는 말 듣는 것이 제일인 것 같아요. 배우에게 있어 최고의 찬사라 생각하니까.

Q. 배우 허이재의 인생의 터닝포인트

결혼이죠. 이혼도 마찬가지였고요. 사실 터닝포인트는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늘 한결 같을 수 없고 한결 같고 싶어도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변화가 오는 것 같아요. 그런 변화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후회도 적게 남는 것 같고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삶에 있어 변화가 온다거나 힘든 시간이 왔을 때에도 버틸 수 있는 생각인 것 같아요.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는 거죠.

Q. 배우의 꿈을 키운 이유

간단해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오빠랑 둘이 집에서 TV를 많이 봤어요. 어릴 적에는 제일 큰 즐거움이 ‘토요명화’였어요. 특유의 오프닝 소리를 정말 좋아했어요. 어린 나이에 그 시간이 늦은 시간이라 못 보게 하셨는데 어떤 날은 부모님이 늦으시면 볼 수 있어서 설렜던 기억이 있어요.


Q. 홍수아와 각별한 우정을 자랑하는데, 자주 만나는 편인지 만나면 무엇 하는지

자주 만나죠. 만나면 먹으러 자주 가요. 영화보면서 시간 보내기 보다는 이야기 하면서 맛있는 것 먹고 그러죠. 얼마 전에도 광장시장 가서 빈티지 의류도 구경하고 시장에서 파는 음식들 조금씩 시켜서 다양하게 많이 먹었어요. 진짜 재밌었어요.

Q. 허이재의 몸매 관리 비법

관리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일 할 때는 배부르게 먹지 않아요. 배부르면 쳐지고 나른해져서 평상시는 안 가리고 잘 먹는 편이지만 일하면 배부르게 먹지 않죠. 걸어 다니고 그러는 것은 좋아하는데 목적이 있는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평소에 활동량이 많은 편이라 괜찮은 것 같아요.

Q. 허이재의 스트레스 해소 노하우

의외로 예민한데 짜증을 내거나 하지 않고 말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성격이 예민하기 보다는 잠자리 같은 것이 바뀌면 예민해지는 스타일인데 화를 내거나 기분 나쁜 것을 표정을 가지고 티 내지 않고 말로 불편한 부분을 얘기 하는 거죠. 참지 않고 바로 말해서 푸는 것이 스트레소 해소법인 것 같아요.

Q. 다가오는 2016년, 허이재의 포부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결혼 전에는 타이트하게 활동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게 생각에 남더라고요.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고 너무 신중하다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있어요. 신인 같은 자세로 안 해본 것들, 시도도 많이 해보면서 다작하면서 변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죠.

Q. 오랫동안 허이재와 허이재의 연기를 기다린 팬들에게 한 마디

연기 잘한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저를 좋아해주세요 보다는 연기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기획 진행: 박승현,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레미떼, 에이인, 츄, 펠틱스
슈즈: 에이인, 츄, 아키클래식
백: 폴렌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시계: 망고스틴
안경: 룩옵티컬
헤어: 정샘물 청담 이스트점 주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청담 이스트점 홍서윤 디자이너
장소협찬: 론드리 프로젝트 (Laundry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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