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선마술사’, 로맨스는 OK…조선 최고의 마술사는 어디에

입력 2016-01-02 12:53  


[bnt뉴스 이린 기자]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배우 유승호와 고아라가 보다 성숙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하지만 조선 최고의 마술사라는 환희(유승호)의 모습은 큰 기대만큼이나 아쉬웠다.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

평안도 최대 유곽, 모든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몰려드는 물랑루의 자랑이자 의주의 보배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는 수려한 외모에 뛰어난 마술 실력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 의누이 보음(조윤희)과 청나라 마술사 귀몰(곽도원)에게서 도망치기 전 학대 받았던 기억으로 늘 삐뚤어져 있다.

그러다 청나라의 11번째 왕자빈으로 혼례를 치르러 가던 중 의주에 머물게 된 청명(고아라)을 우연히 마주치고, 둘은 운명처럼 끌리게 된다. 물랑루를 찾아온 청명이 공주일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한 환희는 그에게서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은 풋풋한 사랑을 키운다.

진심어린 사랑을 시작하며 감정을 키워나가는 둘의 모습은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그리고 물랑루 최고의 마술사 환희가 청명을 위해 재기넘치는 마술을 펼치며 그를 향해 짓는 사랑스러운 미소는 마치 청명에 빙의되듯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마술과 곁들인 부족한 CG와 뻔함을 넘어서 유치한 대사들은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긴다. 그리고 촬영 당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는 환희의 마술은 실제 리얼함보다 내용 전개를 위한 장치로 사용된 느낌이다. 또한 환희의 오드아이는 단지 배우 유승호의 비주얼적인 면에서만 업그레이드 돼 영화 속 무언가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충분치 않은 소재다. 더불어 청나라 최고의 마술사라는 귀몰의 마술 역시 마술보다는 마법에 가까운 CG로 마술사, 환술사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린 듯했다.


반면 ‘조선마술사’의 배경인 물랑루 세트는 사극과 멜로에 탁월한 김대승 감독의 작품들처럼 역시 적절하면서도 황홀하다. 특히 환희와 청명의 본격적인 로맨스와 함께 키스신이 이뤄지는 아담한 새장방은 동화같은 이들의 사랑에 순수함과 설렘을 배가시킨다.

또 충무로 배우들의 연기도 하나의 볼거리다.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경영은 청명을 지키는 사행단의 호위무사 안동휘 역을 맡아 나이가 무색한 액션신을 펼쳤다. 또한 곽도원은 과거의 원한으로 환희를 노리는 귀몰의 옷을 입고 파격적인 외적 변신에 더해 극적인 긴장감을 줬다. 박철민 역시 등장마다 마술보다 화려한 입담으로 극의 환기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유승호와 고아라가 펼치는 그림 같은 사랑은 분명 관객들의 눈호강을 책임진다. 하지만 탄탄하지 못한 말랑말랑한 전개와 마술과 마법의 경계에 서있는 ‘조선마술사’가 판타지 로맨스를 사랑하는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듯 하다.

한편 ‘조선마술사’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당일인 30일 박스오피스 2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며, 1월1일 하루 14만 4,45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36만 9124명이다. 러닝타임 122분. (사진출처: ‘조선마술사’ 메인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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