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루함 깨고 돌아온 길미의 ‘리뉴얼’

입력 2016-01-05 14:03  


[박승현 기자] 이름만으로도 익숙한 가수 길미. 쟁쟁한 뮤지션들과 함께 한 음악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음악을 선사하던 가수 길미가 거친 랩으로 대중과 만났다. 그간의 오랜 경험이 만들어 낸 결과라 하기에는 아쉬움도 남았을 그의 등장은 오히려 그에게 새로운 열정을 심어주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9년도 데뷔 이 후 머물러 있는 듯 했던 자신의 음악에 대한 루즈함이 생겼었다는 그.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새로운 리뉴얼의 시간을 가졌다는 그가 보여준 낯선 모습 그리고 때로는 익숙하기도 했던 모습은 가수 길미에 대해 더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촬영 내내 자신 있는 포즈만큼이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막힘이 없고 흐트러진 곳이 없던 그와의 인터뷰는 그의 노래와 랩을 듣고 느낀 궁금증만큼이나 그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 솔직함과 시원한 웃음이 무기였던 유쾌한 길미와의 유쾌한 대화를 만나보자.

Q. 화보 촬영 소감은

오랜만에 너무 재밌었고 앨범 커버 촬영이 아니라면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여러 가지 콘셉트로 촬영해서 재밌었어요. 이런 재미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Q. 가장 맘에 드는 콘셉트는

다 맘에 들지만 편했던 것은 두 번째 콘셉트를 가장 편하게 한 것 같아요. 세 번째 콘셉트가 약간 어려웠어요. 멍 때리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도 생각을 많이 했나 봐요 제가(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 한 뒤 달라진 점 있다면

부담감이 많은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압박감이 하는 내내 출연한 친구들과의 경쟁보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좀 받았던 것 같아요. 근데 하고 나서는 잘하든 못하든 많이 깨 부순 느낌이었어요. 오히려 편안해진 느낌을 받았죠. 사실 스스로 고여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음악한다는 자체가 루즈하고 재미없어졌다는 생각도 들었고 번뇌가 많던 시기에 ‘언프리티 랩스타2’를 하게 됐어요. 제안을 받았을 때도 할까 말까 망설였고 하는 날 조차도 하지 말까 그런 생각을 하고 갔었거든요. 오히려 끝나고 나니까 열정이 많이 생겨서 가사 쓰거나 작업 하는 데에 있어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막무가내 식의 열정보다는 스스로 정돈된 열정이 생겨서 그런 것으로 인해 창작 욕구가 생겼던 것이 감사하고 달라진 느낌이 들어요. 리뉴얼한 것 같달까요(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진 중에 여전히 연락하는 사람이 있는지

예지, 키디비, 수민이를 자주 만나요. 내일도 보기로 했고 그저께도 봤고 정말 자주 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그 친구들도 얘기하지만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죠. 넷의 조합이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즐겁다는 느낌을 받아요.

처음 ‘언프리티 랩스타2’ 시작할 때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랩을 하는 여자들이 다같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재밌지 않느냐. 그런 것 자체가 보람이고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와중에 맘이 잘 맞는 넷이 함께 하는 것 자체도 너무 감사하구요. 제 집에서 저희끼리 가사 쓸 때도 있고 음악도 서로 추천해주고 그러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여동생들이 생기니까 참 좋더라고요. 경쟁이긴 하지만 사실 1회 촬영할 때 여럿이 모여서 단합하는 느낌도 있었어요. 편집은 날 선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협업하는 느낌이 좋고 그런 느낌들이 있었죠. 거의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어요.


Q. 평소 방송 출연을 안 하는데 친하게 지내고 있는 연예인은

하고 싶은데 기회가 많지 않네요. 저는 원래 여러 가지를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 정적인 느낌보다는 많이 뵙고 싶죠. 음악적으로 길미라는 사람의 여러 색을 기억을 하시는데 약간 조용한 랩을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더라고요. 그냥 많은 경험과 여러 맛을 느껴보고 싶어요. 많이 즐기고 싶고요.

사실 방송에 많이 나오진 않지만 의외로 발이 넓기도 해요. 잘 친해지고 잘 노는 성격이라 딱 누구라고 집지는 못하지만 두루두루 배우, 모델, 가수 다들 알죠. 19살때부터 준비해서 방송일을 하다 보니 이런 쪽 인맥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Q. 가장 애착 가는 곡은

저는 진짜 웃긴 게 지나가면 생각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때는 하얗게 불태웠지만 지나고 보면 그냥 그랬었지 그러는 스타일이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요. 미친 사람처럼. 진상이라 할 정도로 세심하게 체크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모든 곡에 최선을 다하지만 애착이 가는 남는 곡은 없어요. 후회를 남기지 않는 거죠. 매 앨범의 가사를 모두 쓰려고 하니까 허투로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지나고 나면 아쉽다고 느끼는 것은 많겠죠. 하지만 그때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됐다고 생각하는 거죠.

Q. 가사를 쓸 때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쓰는 편인지

지금까지는 대중 가수로 래퍼 길미 보다는 가수 길미였기 때문에 래퍼라는 이름에 갇히고 싶지는 않아요. 가사를 쓸 때는 사랑 이야기 위주로 많이 쓴 것 같아요. 픽션도 많았겠죠. 작사는 글을 짓는 거니까 이런 경우 저런 헤어짐. 디테일한 이별의 감정선도 생각해보면서 쓰고 그랬죠. 소통과 공감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고요. 작년에 낸 ‘2 Face’ 앨범에는 제 얘기를 많이 풀었던 것 같아요. 길미 특유의 음악과 쏟아내는 느낌의 곡들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요. 이제는 많이 편안해져서 내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이 들어서도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을 적절히 보여주면서 음악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할 수 있게요(웃음).

Q. 길미의 롤모델

평소 학생들 가르칠 때는 롤모델이나 음악 하는 목적에 대해 묻고 그게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하지만 저는 사실 롤모델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절대 오만한 생각으로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로린힐’ 같은 뮤지션을 꿈꾸기도 했지만 그 사람을 따라가고 닮아가기에 내 현실이 비루하다 느꼈어요. 누군가를 따라가면서 비교되고 자격지심도 생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현실을 이겨내고 이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서 최고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온 거죠. 오늘을 살고 저를 살았던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이순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하자고 생각한 거죠.


Q. 가수 생활 중 가장 힘들었을 때

매 순간이 고난의 가시밭길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저에게는 굳은살로 남았더라고요. 딱히 기억에 정말 많이 남는 순간보다는 그냥 계속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 끝없는 아르바이트 속에서 음악과의 갈등이 컸던 것을 잊을 수 없어요. 늘 포기할까 말까의 기로에 섰던 것이 아직도 기억나죠. 다른 길로의 좋은 기회도 있었지만 저는 어쨌든 지금 이렇게 계속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셨죠. 어떤 때는 내가 좋아서 돈도 안 받고 노래하기도 했고요. 사실 미래가 안 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으니까 걱정이 크셨을거에요.

Q. 가장 힘이 되어 준 사람

누구에게 기대고 그러는 성격이 아니고 속으로 삭히고 그냥 파이팅 하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친구들 집으로 불러서 밥해먹고 그런 식으로 몸을 부지런히 하고 바쁘게 지내려고 했죠. 데뷔 초만해도 하루가 정말 바빴어요. CM송 녹음하러 다니고 그런 식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것으로 잊어버리려고 했죠. 그냥 바쁘고 열심히 규칙적으로 살려고 했어요.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

저는 혼자 하고 싶어요. 피쳐링 가수란 말도 많이 듣기도 했고 1집부터 대단하신 선배님들이 피쳐링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혼자서 트랙을 못 끌어가는 능력 없는 친구라는 소리를 듣기도 싫어요. 혼자 트랙을 모두 끌고 가고 싶어요. 물론 요즘엔 같이 작업을 하면서 시너지를 얻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지금은 집중하고 혼자 많이 하고 싶어요. 아직은 할 것이 많으니까 혼자 해보고 싶어요. 노래방에서 노래도 6시간 부르는데 못할 리 없겠죠(웃음).

Q. 클로버가 모이게 된 계기 그리고 컴백

미지수입니다(웃음). 녹음 해놓은 트랙은 있는데 늘 모니터 한다고 계속 듣고 또 오래 들어서 저희끼리 질리고(웃음) 사실 저희는 원래 결성 이유가 우리끼리 재밌고 하고 싶은 거 하자 였어요. 그래서 우리가 동할 때 나가자 하는 것이 제일 재밌고 힘도 나는 거죠.

Q. 공연 계획 중인 것 있는지

소극장에서 조그맣게 단독 콘서트를 하고 싶은 맘도 있어요. 데뷔한 지 6,7년쯤 됐는데 혼자 콘서트를 한 적이 없어요. 팬은 많지 않지만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공연도 하고 그러면 즐거울 것 같아요.


Q. 마지막 연애는 언제

1, 2년은 된 것 같아요. 저는 늘 썸이라도 타고 그래서 늘 없었던 편이 없었는데 ‘언프리티 랩스타2’ 하고 나서는 여자들하고 노는 일이 많아져서(웃음). 작년부터 여자친구들 모임이 많이 생겨서 그런 모임이랑 놀고 새로운 사람 만날 일이 적어진 것 같아요. 소개팅도 원체 해본 적이 없어요. 중, 고등학교 때는 미팅 같은 거 주선 많이 하고 제가 직접 해본 적은 없어요. 분위기만 띄워주고(웃음).

소개팅 같은 것도 제가 사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데 겉모습만 보고 셀 것 같다고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일 할 수 있을 때 일 열심히 해야죠(웃음).

Q. 동안인데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관리를 따로 하진 않아요. 워낙 귀찮아해서. 손톱도 한번 하면 세 달씩 그냥 놔두고 그래요. 예지랑 키디비 같은 경우는 꾸미는 것 정말 좋아해서 저보고 언니 해드릴까요 그럴 정도죠. 피부과도 많이 안 가요. 최근에는 갑자기 건조해져서 그냥 저렴이 팩 하고 그래요. 어머니께 감사 해야죠. 타고난 것 같아요. 피곤할 때는 세수도 안 하고 자요. 최근에 갈바닉 기기를 하나 구매했는데 그거 쓰고 피부 노폐물 정리가 돼서 좀 좋아지기는 했어요. 피부 타입이 건성에 예민한 피부라 조심하는 편이긴 해요. 피부에 순한 화장품을 애용하고요.

Q.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비율이 좋아 보인다. ‘키작녀’를 위한 길미의 스타일링 팁은

사실은 제가 높은 굽을 신는다고 욕을 많이 먹었어요. 통 굽을 신는 이유가 무대에서 사람이 너무 작으면 에너지가 적어 보일까봐 일부러 더 신거든요. 적당한 힐이 좋죠. 그리고 짧게 입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핫팬츠에 힐 신고 상의도 몸매 되는 분들은 크롭탑 입는 것도 좋죠. 시선을 위로 분산을 시키면 좋은 것 같아요.

Q. 2016년 올해의 포부 혹은 계획

병신년이라는 해 잖아요. 어감적으로 러프한 해이지만 기운이 좋은 것 같아요. 2016년에는 많은 것을 이뤄냈으면 좋겠고 재밌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틀에 박혀서 늘 하던 것을 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안 해본 일이지만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재미없는 것이 정말 싫어서 재밌고 즐거운 일을 많이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기획 진행: 박승현,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보름
의상: 스타일난다, 츄, 레미떼, 스타일난다 KKXX
슈즈: 데일라잇 뉴욕, 츄, 아키클래식
주얼리: 미드나잇 잉크
헤어: 보이드 바이 박철 수경 실장
메이크업: 보이드 바이 박철 이은영 아티스트
장소협찬: 더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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