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출현으로 사람의 손길 없이도 탈 것을 움직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항공, 선박에 이어 자동차도 운전자 역할이 줄어들게 된 것.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정해진 경로를 따라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동 공간의 환경이 다른 만큼 이동 과정은 차이가 있다.
먼저 자동차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등을 통해 도로 상의 차선, 신호, 표지판, 선행 차 등을 감지해 속도와 주행방향을 유지한다. GPS는 목적지까지 경로를 파악, 위치에 따라 제한속도를 설정하기도 한다. 이미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바탕이 되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LDWS), 차선보조유지장치(LKAS),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주차보조시스템(SPAS) 등은 많은 차종에 보급돼 미래를 앞당겼다.
항공기는 자동조종장치(AFCS)가 속도, 고도 등을 유지하며 비행한다. 이륙 후 일정 고도에 도달하거나 랜딩기어를 접으면 활성화가 가능하다. 이를 제어하는 장치는 비행관리컴퓨터(FMC)로, 조종사가 미리 입력한 항로와 초단파 전방향 무선표지국(VOR)과 GPS에 따라 이륙 후 목적지로 향한다. VOR은 항공기에 신호를 방출하는 등대 역할과 동시에 항로상의 교차로 역할을 한다. 비행 시 조종사는 육안으로 비행 상황과 기상을 살핀다. 난기류, 근접 항공기 등의 장애를 확인하면 지역별 관제시설과 소통을 통해 회피한다.
착륙은 계기착륙시스템(ILS)을 통해 반자동으로 이뤄진다. ILS는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내보내는 로컬라이저, 글라이드슬롭의 두 가지 신호로 각각 접근 중인 항공기 진입 방향과 고도를 조절하게 된다. 가시거리가 짧은 거친 날씨나 기상 조건에서도 착륙이 가능한 이유다. 그러나 풍향, 풍속이 불안정하고 수백 명의 안전과 직결되는 상황인 만큼 일반적으로 착륙 직전(약 200~400ft 상공)에 수동 착륙으로 전환한다는 게 항공운송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박의 오토파일럿은 주로 대양에서 진행 방향을 유지하는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른바 자동조타장치로, 방위를 나타내는 자이로컴퍼스를 활용한다. 운항자동식별장치(AIS)가 주변 선박의 위치, 속도, 침로 등을, 수중음파탐지기(소나)가 수면 아래 지형 정보를 항해사에 제공해 충돌을 막는다. 자율 항해 기술은 2011년경부터 세계적으로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속도가 느린 데다 공간이 넓어 높은 정밀성을 요구하지 않은 덕분에 완전 자율운행이 다른 분야에 비해 가장 빨리 보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상공과 해상은 비교적 단순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도로의 경우 초 단위 실시간으로 상황이 바뀌어 보다 정밀한 인공지능이 요구된다"며 "자율주행이 일반화 되더라도 경우에 따른 융통성은 사람만이 갖고 있어 완전 인공지능의 한계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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