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빠생각’, 아이들이 만들어낸 그리운 고향의 봄

입력 2016-01-07 14:34  


[bnt뉴스 이린 기자] 삶의 기력을 빼앗긴 전쟁통 속, 어떤 이들은 아이들의 노래로 웃고 울었다. 한국전쟁 어린이 합창단의 기억이 한 편의 영화로 고스란히 탄생했다.

영화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작품.

영화는 전쟁으로 가족과 동료들을 모두 잃고 군인 한상렬(임시완)이 우연히 전출 명령을 받아 머물게 된 부대 내에서 부모를 잃은 갈 곳 없는 어린 아이들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냉철한 그였지만 아이들의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모습에 마음을 점점 연 한상렬은 고아원의 자원봉사자 선생님 박주미(고아성)와 함께 전쟁의 슬픔에 고통 받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려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노래를 가르친다.

아이들이 이 전쟁의 고통 안에서 만든 세상은 안타까울 만큼 순수하다. 행복한 기억만 남기는 것조차도 벅찰 어린 나이,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물건을 훔치고 해서는 안 될 일까지 하는 아이들에게도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진심이 있었다. 그리고 ‘오빠생각’은 이들의 타고난 순수함을 프레임 안에 그대로 옮겨 담았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기어코 잘 살아남기 위해 그 진심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 ‘오빠생각’은 전쟁터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빈민촌 대장 갈고리(이희준)와 그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아이들의 절실함을 적절하게 부각시킨다.

그리고 유독 빛난 갈고리 역 이희준의 열연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 당시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 눈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말이 절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그는 철저하게 극중 악역으로 활약한다. 더불어 가장 화제가 됐던 캐스팅은 한상렬 소위 역의 임시완. 이미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으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편견을 깨부순 임시완은 ‘오빠 생각’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이한 감독도 극찬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특유의 눈빛이 한상렬 소위를 만나 아이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이한 감독은 자원봉사자 선생님 박주미 역의 고아성과도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앞서 ‘우아한 거짓말’로 이한 감독과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고아성은 ‘오빠생각’에서 거짓 없는 웃음과 당찬 모습으로 상처로 얼룩진 아이들을 감싸 안으며 때론 누나처럼, 때론 친구처럼, 또 엄마처럼 맑은 기운을 불어넣는다.

‘오빠생각’은 합창단의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해야 하는 이들인 만큼 연기 실력에 비례해 노래 실력도 중요했던 것이 사실. 어린이 합창단의 주축이자 갈고리의 통제 아래 있었던 동구와 순이 역에는 아역배우 정준원과 이레가 열연을 펼쳤다. 특히 ‘오빠생각’은 아역배우 정준원의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가 분출해낸 감정선은 어마어마하다. ‘고향의 봄’부터 ‘대니보이’, ‘애니로리’, ‘즐거운 나의 집’, ‘친구와 함께’, ‘나물 캐는 처녀’, ‘오빠생각’까지 정준원과 이레를 비롯해 약 30명의 아역 배우들이 만든 합창단의 기적은 감동을 넘어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오빠생각’은 먹고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너무나 변해버린 전쟁터에서의 극한 상황을 이한 감독 특유의 감정으로 어루만진다. 그리고 이들이 만든 작은 불씨가 큰 불꽃이 되는 과정은 잔잔한 미소를 띠게 만들 것이다. 21일 개봉 예정. 러닝타임 124분. (사진출처: 영화 ‘오빠생각’ 메인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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