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응답하라 1988’ 류혜영과 고경표, 혜리와 박보검이 결국 역경과 고난을 뛰어넘고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어딘가 2%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덕선과 택이 커플과, 메인커플보다 더 메인커플 같았던 보라와 선우 커플은 진한 스킨십에 이어 결혼까지 골인했다.
1월16일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는 마지막회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편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돋보인 커플은 바로 성보라(류혜영)와 성선우(고경표)의 연애와 결혼이었다. 문동 골목에서 작별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은 김선영, 라미란, 이일화에 들킨 뒤 공개적으로 연애가 밝혀진 바.
하지만 두 사람은 연애가 밝혀진 뒤에도 꿋꿋하게 각자 부모님에게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부탁한다. 먼저 김선영은 “공부도 아직 안 끝났고 졸업도 해야 되고 할 일이 많다. 그리고 지금은 보라랑 눈에 콩깍지가 씌었지만 나중 일은 모르는 거다”며 성급한 결정을 짓지 말라고 한다.
이에 선우는 6년간의 연애를 밝히며 “지금 당장 결혼시켜달라고 말하는 거 아니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싶은데 엄마에게 허락받고 당당하게 만나고 싶다. 한 번도 엄마 말대로 안한 게 없다.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결혼만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 엄마가 이번에는 나 한 번만 봐 달라”며 간곡히 청했다. 이를 가만히 듣던 최무성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보였다.
성보라 또한 늦게 집에 도착해 성동일과 이일화를 부르고 자신의 진심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일화는 “동성동본이다. 너희들 결혼하면 배우자가 아니라 동거인으로 찍힌다. 할머니 살아있었으면 기절초풍했을 거다”라고 말하면서도 “너희 엄마 아빠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성보라는 “그럼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으면 결혼 허락해줄 거냐. 내년에 동성동본 결혼 한시적 합의한다고 국회에서 합의 중이다”며 동성동본의 폐지를 밝히며 “나 선우랑 잘살 수 있다. 나는 엄마아빠 실망시킨 적 없다. 이번에도 믿어달라”며 전에 없던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보라가 떠난 뒤 이일화는 “누구 딸인지 똑소리 난다”며 이길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음 날 일화와 선영은 라미란의 집에서 마주한 뒤 어색한 듯 시선을 회피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평범하고 일상적인 수다가 시작되자 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어느 때와 다르지 않게 서로를 챙겼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선우와 보라의 연애가 인정되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1995년 12월 결국 결혼에 골인한 보라와 선우. 결혼식도 언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동네 축제라고 생각한 쌍문동 청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들에게 궂은일을 시키기 않는 부모님들을 보고 “자식이 아니라 손님을 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부모들 또한 “이제 자식도 손님과 다를 바 없다”라며 훌쩍 커버린 자식들의 모습에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기도.
최무성과 성선우 또한 더욱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며 서툴지만 부자관계로서 최선을 다하는 두 남자로 그려졌다. 최무성은 결혼을 결심한 선우에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만은 믿는다”고 말했고, 선우는 최무성에게 특별한 청첩장을 주며 “제 곁에 있는 친한 사람들에게만 주는 청첩장”이라고 말했다.
청첩장에는 김선영만 적혀있는 빈 공간 뒤로 자신이 직접 최무성의 이름을 적었다. 그는 “결혼식 때 우리 엄마 옆에 있어달라. 우리 엄마 외롭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말했고, 최무성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보라는 아빠 성동일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함께 한다. 평소에도 무뚝뚝한 성격의 두 사람은 볶음밥을 먹으면서도 긴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조용히 눈물을 삼키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영락없는 부녀의 모습이었다.
성동일은 딸 보라의 결혼식 날 자신이 애지중지한 구두를 신고 신부 입장을 준비한다. 먼저 보라에게는 “발 사이즈가 딱 맞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한 치수 큰 구두는 자칫 잘못하면 벗겨질 위험이 있던 터. 덕선이 뒤꿈치에 휴지를 넣어 큰 사고는 없었으나 이후 결혼식장에서 발견한 보라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눈물을 쏟아낸다.
식이 끝나고 신혼 여행을 떠나기 전 가족들과 쌍문동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던 보라는 성동일에게 편지 하나를 쥐어주고 떠난다. 그 속에는 “‘보라야’라고 말하던 목소리가, 말없이 숟가락에 반찬을 올려주던 손길이 사랑한다는 뜻인 걸 알았는데도 나는 왜 매번 모른 척 했을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절절한 보라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건 보라뿐만이 아니었다. 가방을 들고 있던 덕선이 화장실을 이유로 성동일에게 들고 있던 보라의 가방을 맡겼고, 이때 성동일은 자신이 미리 써둔 편지를 가방에 넣었다. 그 안에는 “핏덩이 같았던 네가 언제 이렇게 결혼을 다 하고. 네가 태어난 뒤로 너는 네 아버지의 가장 소중한 보석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내 딸로 태어나줘서 더없이 고맙다”라며 절절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 편지를 읽은 두 사람은 서로의 늦은 진심을 깨닫고 어느 때보다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어남택’ 최택(박보검)과 성덕선(혜리)의 연애 또한 빠른 진전을 보였다. 이영애의 CF를 보고 오렌지 립스틱을 바른 덕선은 성노을(최성원)과 성보라, 진주(신비)에게 “입술색 진짜 이상하다”는 혹평을 받은 바. 하지만 택이는 덕선에게 “하나도 안 이상하다” “정말 예쁘다”며 칭찬일색을 쏟아내 남다른 콩깍지 기질을 드러냈다.
하지만 덕선과 택이의 연애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단둘이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중 한 연예 기자로 인해 일간지 1면에 장식된 것. 쌍문동 부모들은 “둘이는 어릴 때도 같이 사우나를 가던 사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으나, 때마침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덕선과 택이를 보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둘이 무슨 사이냐”라고 물었다. 당시 시대상 동성동본보다 겹사돈이 더욱 반대되던 시기였기 때문.
이에 대해 방지하기 위해 덕선은 집으로 들어가기 전 택이에게 “우리가 사귄다는 건 밝히지 않아야 한다”며 택이에게 비밀 연애를 약속했다. 하지만 택이는 완강하게 반대하며 연애를 밝히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자 덕선은 “우리가 쉽게 변할 사이처럼 보이냐”며 “난 안 변한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자”라며 택이를 안심시켰다. 마지막에는 선물이라며 “사랑해”라는 깜짝 고백으로 달달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결국 택이는 부모들 앞에서 “우리 사이 아시지 않냐”는 말로 열애설을 일축시켰다.
이후 덕선은 더욱 택이를 살뜰히 챙기기 시작했다. 13시간의 바둑경기로 지쳤을 택이를 위해 직접 운전하러 오면서 다정한 말투와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6년 전 자신이 쓴 다이어리를 보던 중 첫사랑 선우에 대한 일기를 보고 동네 쓰레기통까지 나와 비밀을 은폐하려던 덕선은 택이에게 비밀을 들키게 되고, 택이는 모른 척 했으나 이후 마주한 선우를 보며 있는 힘껏 선우의 등을 때리곤 “반가워서 그렇다”는 귀여운 핑계를 하기도.
또한 경기에서 우승한 뒤 금거북이를 가지고 온 택이는 덕선에게 주며 어설픈 프로포즈를 했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은 덕선은 “이게 다냐” “프로포즈한다더니”라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고, 잠시 눈치를 살피던 택이는 “덕선아, 할 말이 있다. 사랑해”라고 말하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였다.
성동일의 개딸 성보라와 성덕선은 보다 성숙한 여인으로 결혼을 하거나 연애의 관계를 발전시키며 안방극장을 달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의 밀당 속에서 승리의 깃발을 든 최택은 과거 단순히 손이 많이 가는 덕선이의 친구 중 하나에서 박력 넘치는 사랑꾼의 반전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제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함께 울고 웃던 6년여 간의 시간은 이제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볼 수 없지만, 쌍문동 골목길 가족들의 이야기는 드라마가 끝나고 현재까지, 언제까지나 진행될 것만 같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16일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출처: tvN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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